(재미로 읽는) 포트폴리오 방치의 미학

(재미로 읽는) 포트폴리오 방치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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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5.11.08조회수 357회
  • 오늘은 제가 주기적으로 쓰고 있는 금융 디톡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반복되는 내용들도 있지만, 제 스스로 마음가짐을 새로고침하기 위해 앞으로도 이렇게 글을 작성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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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 디톡스 이야기는 투자의 시간 지평이 충분히 길고 롱에 투자하는 분들이 특히 재밌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제가 제목 앞에 (재미로 읽는)을 붙일 때는 진지한 고민없이 손이 가는대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보시는 분들도 진지함을 덜고 즐겁게 같이 사고해보면 좋겠습니다.


  • 글을 시작하며 가벼운 내기를 제안해보겠습니다.

    • 지금부터 4주간 자신의 투자 계좌를 확인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방치한다면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 '계좌를 확인하지 않기'의 의미는, 자기가 보유한 주식의 가격 변동을 전혀 확인하지 않고 4주간 지내는 것입니다.

  • 과연 투자자들은 이 내기에 응할 생각이 있을까요?

  • 이에 대한 예상 답변을 적어봅니다.

1) 타입 A: 상품이 무엇이냐에 따라 참여 여부를 정하겠다

  • 타입 A는 아마 '4주간 자신의 계좌를 확인하지 않기'라는 행동에 대해 득과 실이 공존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실이 있으니 그만큼 소정의 상품이 괜찮아야 응하겠죠.

2) 타입 B: 상품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하겠다

  • 타입 B는 원래도 계좌를 잘 안 보시거나, 이 행동이 득만 있다고 생각하거나, 실이 있어도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3) 타입 C: 응하지 않겠다

  • 타입 C는 이런 걸 굳이 왜 해, 라고 생각하시거나, 이 행동이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4) 타입 D: 응하고는 싶지만 나는 실패할 것이다

  • ... 아마 제일 많은 케이스일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참고로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1번과 2번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타입입니다.


Myopic Loss Aversion (근시안적 손실 회피)

밸리에 계신 분들이라면 '손실 회피 편향'이 무엇인지는 익히 잘 아실 것 같으니 별도의 개념 설명은 생략합니다.

다만 '근시안적 손실 회피 편향(Myopic Loss Aversion)'에 대해서만 조금 부연 설명을 합니다.

  • 근시안적 손실 회피란, 투자자가 지나치게 짧은 빈도로 투자 성과를 평가할 때 발생하는 손실 회피 편향의 극대화입니다.

  • 예)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매일 확인하면, 어떤 종목을 투자했든 그 포트폴리오에는 높은 확률로 손실이 눈에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마이너스였던 종목도 눈에 보이고, 플러스지만 어제와 비교해 가격이 떨어진 종목도 눈에 보입니다. 이를 매일 확인하는 투자자는 손실 회피 편향에 더 민감해져서 장기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위험 자산 투자를 줄이게 되고, 이를 마치 '현명한 방어 투자'인 것처럼 착각합니다. 이 현상은 투자자의 장기 수익률에 서서히 해를 끼치게 됩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자는 저조한 수익률의 원인이 근시안적 손실 회피 편향 때문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실 회피 편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투자자임에도 말이죠.


이유는 우리가 '포트폴리오를 매일 확인하지 않았을 때의 나'와 '포트폴리오를 매일 확인했을 때의 나'를 직접 비교해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판단을 다르게 했을지 if 를 만들어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지금의 선택이 최선이라고 믿기로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손실 회피 편향을 어떻게 이겨내지?' 라는 고민을 하는 것보다는, '손실 회피 편향에 어떻게 노출을 덜 시키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유용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편향이 발생하는 이유는 '손실'을 눈으로 자주 확인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아주 간단하게 우리 눈에 가격 변동을 노출하지 않으면 그 편향에 노출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논문이나 분석글들은 아주 많은데요, 예를 들면 Plancorp에서 작성한 아래의 분석글이 있습니다.

Plancorp는 분석글을 아래의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 How often do you look at the stock market or check your investment portfolio?

  • 투자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자주 보십니까?

Plancorp가 주장하는 바는 두 가지입니다. 위에서 이미 언급한 내용의 반복입니다.

  • 포트폴리오를 자주 확인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위험 감수'를 못한다. 손실을 자주 확인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위험 자산에 과소 투자하는 경향성이 생기고, 이는 잠재적인 수익을 놓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 반대로 포트폴리오를 자주 확인하지 않으면, 손실 회피 편향에서 오는 실수가 줄어든다.

Plancorp 외에도 NBER 에서 이에 대한 실증적인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그들은 개인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방대한 분석을 통해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역시 같은 결론이죠.

  • 잦은 확인> 단기 손실 인지 > 손실 회피 심리 발동 > 위험 자산 비중 축소 > 장기 수익률 잠재력 저하

  • 이들에 따르면, 포트폴리오를 상대적으로 덜 확인하는 투자자가 위험 자산에 18.6% 더 많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최악의 경우는, 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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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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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IT 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관심 분야: 우주, 테크,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