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KLB 추가 투자를 시작한 이유 (25.11.14~17)




오랜만에 RKLB에 대해 포스팅을 합니다.
현재 차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RKLB에 대해 지난주까지 두 포지션을 보유중이었습니다. (차트 상 화살표 표시)
주당 $5 (보유기간 29개월)
주당 $15 (보유기간 7개월)
기존에는 이 두 포지션으로 앞으로 최소 5년 정도 더 보유하려 했으나, 최근에 오랜만에 RKLB 관련 소식들을 파악해본 결과 추가 투자를 조금 더 집행하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추가로 배정한 금액의 절반은 이미 지난주에 주당 $43 선에서 투입했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한 기록을 남깁니다.
우선 제가 RKLB를 바라보는 투자 모드는 제 시드의 아주 큰 비중을 투자하는 구글, ASML, 노보와는 결이 다릅니다. 다시 말하면 RKLB를 대할 때는 가치 투자 철학을 철저하게 따르지는 않습니다.
RKLB를 처음 투자했을 때는 거의 타임캡슐 용도였고, '내 시드의 1~2% 정도는 없는 셈 치자'라는 기조였습니다.
그러나 투자 후 3년차인 지금, RKLB는 그 사이 어엿하게 러셀 1000에 진입했고 중견기업으로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도 RKLB의 존재감이 변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젠 중간 정도의 리스크를 짊어지며 추가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니 이 기업은 제 바텀업 포트폴리오 안에서 '저위험군 그룹'과 '고위험군 그룹' 사이 어딘가에서 유일하게 중간 포지셔닝을 하는 셈입니다. 저는 평소에 이 두 그룹 사이에 리스크 차이를 크게 두면서 바벨에 가깝게 구조를 만들기 때문에, 지금의 로켓랩은 저에겐 상당히 특수하면서 동시에 특별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RKLB를 대하는 투자 모드는 굳이 따지자면 여전히 '고위험군 그룹'이 기준이 됩니다. 때문에 제가 구글이나 ASML에게 적용하는 가치 투자 기준을 여기에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투자하는 이유는 그저 한가지 단순한 아이디어입니다.
지금의 RKLB는 '밈'이나 '테마' 라는 이름으로 '소형주이자 우주 테마' 라는 그룹에 묶여서 다른 기업들과 주가가 같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장에 전반적인 악재가 있으면 RKLB, ASTS, PL 등 우주 주식이 모두 8~10%씩 하락합니다.
우주 관련 기업만 그런 게 아니라, 수익을 내지 못하는 많은 테마성 기업들이 다 이런 식으로 묶여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는 개별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 기반 프라이싱이 아니라 좀 더 큰 단위로 매도 물량이 같이 나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사실 엄밀히 말하면 위에서 언급한 세 기업의 펀더멘털은 각자 다 다르죠. 그 말은 지금의 주가 흐름이 누군가에겐 이렇게 해석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펀더멘털을 제대로 본다면 누군가는 덜 빠져야하는데 많이 빠지고 있고, 누군가는 더 많이 빠져야하는데 덜 빠지고 있다.
결국 끝으로 갈수록 가격은 내재 가치를 찾아간다는 관점에서, 지금의 집단적, 동질적 주가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비효율성이 뾰족하게 튀어나오고 있다는 의미이다.
제 생각이 맞을지 틀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은 시장 비효율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생각이 갈라지기 딱 좋은 시기입니다.
그럼 이런 기업들 중 RKLB에 더 좋은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저는 RKLB의 위상 변화를 꼽고 싶습니다. 기존 RKLB의 포지셔닝은, 조금 억지스럽게 단순화를 하자면 소형 로켓 시장을 개척한 후 이 세그먼트를 선택하도록 고객에게 부탁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고객들은 작년까지만해도 '소형 로켓? 중형이 아니라 ...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운 님, 인사이트 넘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궁금한 점이 있어 여쭤보고자 합니다. 현재 FTM PSR이 40배 수준으로 보이는데, 아주 넉넉하게 잡아서 '향후 5년간 매출 40% 성장, 5년 후 ROE 30%, PER 20배'를 가정하더라도 적정 PSR은 32.3배 정도에 그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주가가 정당화되려면 매년 6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이 필요해 보이는데(기대수익률 10% 가정 시), 혹시 이러한 고성장을 뒷받침할 만한 확신이나 근거가 있으실까요? 본의 아니게 비판적인 시각으로 질문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서운 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을오징어님 댓글 감사합니다. 초과 수익을 위해 고민이 많으실텐데.. 제 글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ㅠ (결론이 워낙 단순해서..) 아무튼 제 매매일지가 많은 분들한테 읽혀서 조금 부담이 되는군요 몇 가지 생각나는 점을 적어봅니다. 1. 저는 RKLB에 대해 확신이 없습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는 확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확신이 필요하고 제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기업은 미친듯이 mm 자로 재는 게 맞다고 봅니다. 다만 rklb는 이번 추가 투자를 하고 나서도 제 전체 시드에서 1.5% 정도의 비중입니다. 물론 포지션이 커져서 결과 금액은 10% 가까이 되긴 했지만, 투입 금액 기준으로는 저에겐 딱 1.5% 만큼의 확신이겠죠. (사실 이 시드는 일부러 계좌를 분리해놔서 평소에 제 포트폴리오라고 계산하지도 않습니다) 글에서도 썼지만, RKLB 투자는 여전히 고위험 주식을 바라보는 눈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평소의 저와는 아주 다른 마음가짐으로 투자를 합니다. 약간 과장하면 내일 당장 RKLB가 파산한다고 해도 크게 신경을 쓰진 않습니다. 2. 따라서 저에게 RKLB는 매년 기대수익률이 있는 기업도 아니고, 정교한 밸류에이션이 필요한 기업도 아닙니다. 어짜피 이번에 배정한 금액을 다 쓰고 나면 또 한참동안 체크하지 않을 예정이라.. 심리적으로 강하게 분리해둔 기업인데 제가 매매일지를 너무 열심히 썼네요 ^^; 3. 그러나 비싼 것 같은데 왜 샀냐, 는 질문에 굳이 답을 하자면, '고위험 주식'에 투자하는 모두가 그렇듯 크게 열려있는 상방 기대에 대한 베팅이겠죠. 우선 RKLB는 현재 비슷한 모델을 가진 유사 기업이 없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불확실'이 풍부한 기업입니다. 로켓을 자주, 성공적으로 상시 발사하면서 그 안에 들어갈 위성도 직접 제작해주는 엔드투엔드 상장 기업은 제가 알기로 지금도, 역사 속에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성공적으로' 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스페이스 X 조차 이런 모델은 아닙니다. 따라서 다른 기성 기업의 모습을 벤치마크하면서 '미래에 지표가 저쯤 되겠지' 라는 예상을 하기가 어렵고 전 그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기업은 '산업'이 터지면 강하게 터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4. 그나마 산업 내에 롤모델이 Space X일텐데, 이들의 비공개 정보들을 여기저기서 열심히 찾아보기론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그들의 '스타링크' 서비스는 순이익률이 대략 40% 정도되고, 전체적인 P/S 는 25~30배 사이입니다. P/E는 50~100배 사이에서 추측이 난무하죠. RKLB 역시 미래에 스타링크와 유사한 다운스트림 서비스를 시도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라, 낙관적 미래를 그릴 때는 이 모델링을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스페이스 X = 10년 후의 로켓랩' 같은 느낌이랄까요. 10년의 격차를 두어도 비교가 안될거야, 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제 1.5% 투입금액에는 이 정도의 장기적 낙관만 담겨있을 뿐 그 사이의 가격 변화를 신경쓰는 정교한 가치 평가는 담고 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지금 로켓랩의 주가가 가치 평가의 잣대에서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글 마지막에 쓴 것처럼) 이번 추가 투자는 기업이 계속해서 고속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셈이고, 기업이 주어진 환경 내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성장을 하고 있는데 주가는 조정을 받으니, 그 떨어지는 지점 어딘가에서 포지션을 한번 잡은 것 뿐입니다. 지금부터 더 많이 떨어져도 상관없고, 여기가 저점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정당한 가격을 기다리고 계산할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터라.. 그럴 소중한 돈들은 다른 투자처에 사용하고 있고, 로켓랩은 꿈을 먹는 돈인 셈입니다.

과분할 정도로 상세하고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보니 확실히 리스크를 철저히 분리하는 '바벨 전략'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계시다는 점이 명확히 이해되었습니다. 보통 나심 탈레브의 바벨 전략은 옵션을 통해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서운 님처럼 제한된 비중으로 고위험 성장주에 투자하여 마치 콜옵션과 같은 비대칭적 기회를 창출하는 것도 훌륭한 적용 방식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유연한 매매 접근법을 한 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