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가치는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까

기업 가치는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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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6.01.06조회수 238회

오늘은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해 저의 뷰 하나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아마 제 글을 자주 읽으시는 분은 느끼시겠지만 저는 금융업에 종사하지 않는 취미 투자자이기 때문에 업계의 시선과는 다른 아웃사이더적인(?) 시선을 몇 가지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포스팅도 그런 예시 중 하나인데요, 오늘의 글도 누군가에겐 꽤 특이한 시선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글은 ‘기업 가치는 범위로 추정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왜 우리는 무의식 중에 단일 숫자를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글이 조금은 길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표시하는 방법


우리는 기업에 대한 평가를 참고할 때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등의 IB(Investment Bank, 투자 은행을 칭함)나 여러 증권사 데이터를 찾습니다. 저는 그 외에 투자 리서치 회사인 Morningstar 를 구독하여 따로 가치 평가를 참고하는데요, 이들은 기업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주로 다음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 목표 가격 Price target

  • 적정 가치 Fair value, 혹은 내재 가치 Intrinsic value
    (둘은 엄밀하게 따지면 다르지만 오늘은 같은 용어로 가정하고 사용합니다)

IB나 증권사들은 대체로 '목표 가격', 즉 Price target이라는 표현을 쓰며, 아래와 같이 당사가 목표로 하는 가격을 표지에 제시합니다. 예시를 보면 NVO에 대해 12개월 Price target이 60달러, 구글에 대해 330달러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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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리포팅, 출처: 콜드브루님 블로그)


제가 구독 중인 Morningstar는 '적정 가치', 즉 Fair value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아래와 같은 그래픽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현재 가격이 얼마나 저평가(혹은 고평가)인지를 표시하기 위해 [1-star price] ~ [5-star price] 로 범위를 제시합니다. 예시에서 MRVL 은 4-star price로 현재 가격이 매력적인 구간에 있네요. (요즘 제 관심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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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IB를 포함해 많은 금융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표현하겠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적어도 겉표지에서만큼은 단일한 목표 가격(혹은 적정 가치)을 표시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Valley 역시 ValC부터 Valley Insights 까지 가치 평가 시 단일한 목표 가격을 기재하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에 대해 가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적정 가치(Fair value)를 '범위'로 생각해보기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증권분석과 가치투자' 과목을 강의하고 있는 폴 존슨(Paul Johnson) 교수는 책 '완벽한 종목 선정'에서 약 14페이지를 할애해서 '내재가치를 범위로 생각하기' 라는 파트를 썼습니다. 그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재가치란, 해당 자산의 내용연수 동안 그 자산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현금흐름을, 돈의 시간 가치와 현금 수령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할인하여 더한 값이다.


그런데 이 정의를 보면 내재가치가 특정 숫자처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대략적인 가치의 범위를 추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폴 존슨이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내재가치는 단일한 숫자로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주장을 위해 폴 존슨은 여러 투자의 대가들을 소환하여 인용하기 시작합니다. 두 개만 공유해보겠습니다.

  • 벤저민 그레이엄: 일반적으로 내재가치는 자산, 이익, 배당금처럼 사실로 뒷받침되는 가치로 생각할 수 있다. ... 그러나 내재가치가 주가처럼 분명하고 확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커다란 착각이다.

  • 세스 클라만: 많은 투자자가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성을 추구하며 정확한 가치를 구하려 노력하지만 사업의 가치는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 분들을 소환하여 '내재가치는 추정이 어렵고 확정적일 수 없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주장의 방향을 '그렇기 때문에 내재가치 추정은 범위가 되어야한다' 로 서서히 옮겨갑니다.


저도 이 방향성에 어느정도 동의하는 편이고, 이왕 대가들이 나온 김에 제가 좋아하는 다모다란 교수님을 소환해보자면 역시 아래와 같은 발언을 남기신 바 있습니다.

  • 다모다란: 스프레드시트에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숫자를 적는다고 해서 결과가 더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 차라리 100달러라는 단일한 가격 대신, "가치가 80~120 달러 사이에 존재할 확률이 90%이다"라는 결론이 더 정직하다.


둘째, 본질적으로 우리가 추정하고자 하는 자산은 예측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가치 변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 주장은 Valley에서 강의를 들으신 분들이라면 아주 익숙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때 Bull/Base/Bear 로 시나리오를 나누는 것을 거의 기본으로 받아들입니다. Valley에서 '기업 딥다이브' 시리즈를 통해 직접 기업 가치 평가를 진행해주시기도 했고, 강의에서도, Simplified DCF 툴에서도 우리는 시나리오 별 가치 평가를 기본으로 계산하도록 요구받습니다.


둘째 포인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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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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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IT 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관심 분야: 우주, 테크,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