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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라는 심리 게임 속에서 헤엄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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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라는 심리 게임 속에서 헤엄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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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6.01.28조회수 5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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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구독자 1,053명구독중 34명
-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IT 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관심 분야: 우주, 테크, 심리
  • 아래 글은 Valley AI 에서 기획한 단행본 아이디어 중 1. 마인드셋 부분에 제출할 초고입니다. 단행본을 접하지 않을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제 블로그에도 내용을 공유합니다.

  • 제가 평소에 대회 참여를 안하고 블로그 글만 쓰기 때문에 커뮤니티에 기여도가 낮다는 부채감을 은은하게 느끼는 편인데, 그 마음을 풀기 위해 참여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Valley AI 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단행본을 읽을 독자들은 투자에 대한 지식 수준이 다양할 것 같아서, 제가 늘 그렇듯 주로 초보자에 가까운 독자 분들을 생각하며 쉬운 글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마음입니다.

  • 한편으로는 Valley에서 제 글을 많이 접하신 분들이라면 지루한 내용의 반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선 이 글을 읽으면 도움이 될 독자 분에 대한 생각을 기록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이 글을 읽으면 가장 효용이 클 독자는, ‘투자는 공부하고 노력하는 만큼 비례한 결과가 나온다’ 라는 사실을 믿고 행동하는 개인 투자자입니다. 이 간단한 명제를 마음 속까지 진심으로 믿는 분이라면 이 글에 공감하며 효용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반도체 산업이나 한국 증시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는데도 SK 하이닉스에 투자해서 1억 벌었는데? 투자는 노력과 비례하지 않아’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투자를 대하는 가치관이 저와 어긋나기 때문에 아쉽지만 이 글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런 분이 있다면 저는 감히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그 분이 엄청난 절제력까지 가지고 있어서 1억을 획득하신 후 투자의 세계를 영영 떠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그 분은 높은 확률로 시장에 돌아오거나 아직 남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분이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지 않고 행운 혹은 재능에 기대어 투자한다면 시장은 결국 그 분의 장기 누적 수익률을 평균 아래로 끌어내릴 것입니다. 투자 세계에는 다른 많은 세계가 그렇듯 노력에 따라 성장하는 ‘실력’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물론 ‘운’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지만 행운은 노력과 실력이 늘어날수록 함께 따라오는 부가 재료일 뿐이고, 운의 종류에는 행운과 함께 불운도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이런 마음으로 투자를 바라보는 사람이며, 오늘은 위 내용을 밑바탕에 두고 저의 투자 마인드셋을 기록하겠습니다.


첫 번째 마인드셋: 건전한 무관심(금융 디톡스)으로 무장할 것


제가 소개할 첫 투자 마인드셋은 ‘건전한 무관심’입니다. 아마 투자를 꾸준하게 공부하고 관심을 가지는 분이라면 이미 자신의 투자 스타일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우량주를 중심으로 장기 투자할 거야’ 라거나 ‘나는 S&P 500 지수를 적립식으로 투자할 거야’ 라는 식으로 말이죠.


다양하게 뻗어 나가는 모든 스타일을 아우를 수는 없지만, 저는 짧은 빈도로 투자하는 단기 트레이더를 제외한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에게는 ‘무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무관심은 인간의 손실 편향을 제거해주는 영약의 효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를 종종 ‘금융 디톡스’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보통은 ‘왜 무관심이 필요해?’ 를 논해야 하겠지만, 저는 길을 조금 틀어서 ‘왜 관심이 필요해?’ 라는 문장을 다뤄보겠습니다. 저의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수업을 듣기도 하고 미디어 영상을 열심히 공부하며 나름 좋은 인사이트를 얻은 우리는 공부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투자를 시작합니다. (아래의 결론들은 대중적인 종목으로 예시를 든 것 뿐이고 저의 개인적인 뷰는 아닙니다.)


- 엔비디아는 앞으로 5년 후에 지금보다 3배는 더 큰 회사가 되어있을 거야.

- S&P 500을 매달 조금씩 사면 장기적으로 견고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만약 평균적인 개인 투자자보다 실력이 더 우수하다면, 아래와 같은 심화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 삼성전자는 현금흐름을 분석해봤을 때 내재가치가 주당 20만원에 달해. 그러니 지금은 저평가 되어있고, 약 12개월 후에 이 가격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


이런 식의 아주 훌륭한 결론을 내린 우리는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올해 1월 1일을 시작으로 매달 1일, 엔비디아와 S&P 500 지수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하기로 결정하죠. 혹은 삼성전자를 1월 1일에 대량 매수한 후 12개월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그렇다면 1월 1일에 투자를 시작한 후, 우리는 왜 하루만에 다시 증권사 앱에 들어가서 이 종목들의 주가를 확인하는 걸까요? 엔비디아 투자는 매달 1일에 진행하기로 했으니 2월 1일에 추가로 매수하면 되고, 삼성전자는 투자 후 12개월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투자한지 얼마 되지 않은 바로 다음 날, 우리는 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종목들의 가격 변화를 지켜보는 걸까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이 행동, 즉 우리가 보유한 주식의 가격에 쏟아붓는 '꾸준하고 빈도 높은 관심’에는 이렇다 할 정당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금융 시장은 마치 이를 관찰하고 있었다는 듯 정당성이 부재한 행동에 큰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타격의 이름이 바로 ‘손실 편향’입니다. 손실 편향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듯, ‘이익으로 얻는 기쁨보다 손실로 인한 괴로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심리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손실 편향이라는 독소에 노출된 투자자는 자신의 수익이 깎여 나가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1월 1일 매수 당시 주당 190달러였던 엔비디아의 주가가 1월 2일에 209달러로 10% 폭등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엔비디아의 가격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우리는 이 209달러를 ‘내 돈’이라고 인식해버립니다. 이 금액이 ‘내 마음의 기준’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렇다면 이제부터 주가가 209달러보다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그것은 나에겐 ‘손실’이 됩니다. 신기하게도 인간의 마음은 거의 예외 없이 이렇게 작동하고, 이로 인해 매도의 유혹이 즉각 찾아옵니다. ‘엔비디아는 앞으로 5년 후에 지금보다 3배는 더 큰 회사가 되어있을 거야’ 라는 장기적인 다짐은 온데간데 없고, ‘209달러보다 떨어질지도 모르니 일단 지금 팔고 저점에 다시 사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5년 후에 3배보다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단기적인 유혹이 내 마음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목을 옥죄기 시작합니다. 이 유혹은 안타깝게도 장기적으로 낮은 수익률로 이어지는 미끄럼틀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고점에 매도하고 저점에 다시 사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성공한 광범위한 실증 데이터를 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손실 편향이 낳은 이런 일관성 없는 마인드셋은 부진한 장기 수익률과 직결된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와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전 항상 ‘건전한 무관심’을 추천합니다. 충분한 공부를 통해 투자할 종목을 선정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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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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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t Simpson
2026.01.28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서운님의 글에선 왠지 사람이 느껴집니다

부끄럽고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바쁘신 와중에도 계속 글 많이 써주시길!


저도 매번 서운님의 글들을 낼름 받아 먹으며 생긴 부채감을

생산적인 에너지로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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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Bart Simpson님 말씀 감사합니다.

요즘 꽤나 바빠서 글을 많이 쓰지 못하고 있긴 합니다 ㅠㅠ 그래도 이렇게 좋게 봐주시니 힘이 나네요. 저도 앞으로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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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슬립
2026.01.28

운의 영역을 깊이 받아들여야 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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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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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GT3RS
2026.01.29

건전한 무관심


저도 공동집필 원고에 투자를 잘하려면 현생이 행복해서 투자를 조금 무심하게 대할 수 있어야 한다.그리고 이는 역설적이다라고 적었는데 그걸 이렇게 멋진 여섯글자로 줄일 수 있었네요ㅎㅎ 글 감사합니다.


제가 최근 느낀 것들이 마인드셋 분야에 기고해주신 분들과 거의 일맥상통하는 걸 보면서 완전 헛다리를 짚진 않았구나 싶어서 안도감을 느낍니다.


이제 실천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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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911님 저와 같은 마음이시군요. 대가와 같은 마음이라니 저도 뭔가 안심이 됩니다. 사실 말씀하신대로 역설적인 부분이라 실천이 쉽지 않긴 합니다만.. ㅎㅎ 이 커뮤니티가 그런 수양을 가능하게 해주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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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슈타인
2026.01.29

좋은 내용 정말 감사합니다. 무심하게 대하는게 항상 어렵더군요. 여러모로 디톡스를 해야하는데 했제와 그랬제가 사람의 본능인건지... 뭔가 스스로의 의견이 맞음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듯 합니다. 잘 다스려나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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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바움슈타인님 감사합니다. 넵 지키기가 쉬우면 주요 마인드셋으로 넣지 않았을거예요. 참 어려운 부분이라.. 또 열심히 지켜나가면 성취감이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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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omeAZ
2026.01.29

감사합니다. 그동안 느꼈지만 말로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이 글을 읽으면서 깔끔하게 정리된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쳐 아직 알지 못한 부분을 배울 수 있게 되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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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GenomeAZ님~ 감사합니다. 배우셨다니 좀 부끄럽습니다.. 제 개인적인 마인드셋을 열심히 정리한 것 뿐이니.. 참고라도 되었다면 그걸로 목적은 달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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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2026.01.29

저희 심리 상태를 보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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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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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망내
2026.01.29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직 주린이지만 많이 생각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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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감사합니다 송송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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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2026.01.2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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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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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aloo
2026.01.29

때론 정신승리가 필요하다는게 와닿습니다. 감사히 갈무리 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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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감사합니다 migaloo님. 우리의 멘탈이 너무 유리같아서 투자는 정신승리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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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괴물
2026.01.29

뭔가.. 서운님의 글에서는 묘한 편안함이 듭니다. 막상 시장에서는 이리저리 흔들리는데.. 서운님이 말씀하신 3가지 마인드셋은 계속 염두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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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30

투자괴물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이 편안하게 읽혔다는 말이 오늘 본 말씀들 중 제일 기분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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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해 저의 뷰 하나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아마 제 글을 자주 읽으시는 분은 느끼시겠지만 저는 금융업에 종사하지 않는 취미 투자자이기 때문에 업계의 시선과는 다른 아웃사이더적인(?) 시선을 몇 가지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포스팅도 그런 예시 중 하나인데요, 오늘의 글도 누군가에겐 꽤 특이한 시선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글은 ‘기업 가치는 범위로 추정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왜 우리는 무의식 중에 단일 숫자를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글이 조금은 길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표시하는 방법 우리는 기업에 대한 평가를 참고할 때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등의 IB(Investment Bank, 투자 은행을 칭함)나 여러 증권사 데이터를 찾습니다. 저는 그 외에 투자 리서치 회사인 Morningstar 를 구독하여 따로 가치 평가를 참고하는데요, 이들은 기업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주로 다음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목표 가격 Price target 적정 가치 Fair value, 혹은 내재 가치 Intrinsic value (둘은 엄밀하게 따지면 다르지만 오늘은 같은 용어로 가정하고 사용합니다) IB나 증권사들은 대체로 '목표 가격', 즉 Price target이라는 표현을 쓰며, 아래와 같이 당사가 목표로 하는 가격을 표지에 제시합니다. 예시를 보면 NVO에 대해 12개월 Price target이 60달러, 구글에 대해 330달러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리포팅, 출처: 콜드브루님 블로그) 제가 구독 중인 Morningstar는 '적정 가치', 즉 Fair value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아래와 같은 그래픽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현재 가격이 얼마나 저평가(혹은 고평가)인지를 표시하기 위해 [1-star price] ~ [5-star price] 로 범위를 제시합니다. 예시에서 MRVL 은 4-star price로 현재 가격이 매력적인 구간에 있네요. (요즘 제 관심 기업입니다) 이렇듯 IB를 포함해 많은 금융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표현하겠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적어도 겉표지에서만큼은 단일한 목표 가격(혹은 적정 가치)을 표시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Valley 역시 ValC부터 Valley Insights 까지 가치 평가 시 단일한 목표 가격을 기재하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에 대해 가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적정 가치(Fair value)를 '범위'로 생각해보기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증권분석과 가치투자' 과목을 강의하고 있는 폴 존슨(Paul Johnson) 교수는 책 '완벽한 종목 선정'에서 약 14페이지를 할애해서 '내재가치를 범위로 생각하기' 라는 파트를 썼습니다. 그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재가치란, 해당 자산의 내용연수 동안 그 자산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현금흐름을, 돈의 시간 가치와 현금 수령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할인하여 더한 값이다. 그런데 이 정의를 보면 내재가치가 특정 숫자처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대략적인 가치의 범위를 추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폴 존슨이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내재가치는 단일한 숫자로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주장을 위해 폴 존슨은 여러 투자의 대가들을 소환하여 인용하기 시작합니다. 두 개만 공유해보겠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 일반적으로 내재가치는 자산, 이익, 배당금처럼 사실로 뒷받침되는 가치로 생각할 수 있다. ... 그러나 내재가치가 주가처럼 분명하고 확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커다란 착각이다. 세스 클라만: 많은 투자자가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성을 추구하며 정확한 가치를 구하려 노력하지만 사업의 가치는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 분들을 소환하여 '내재가치는 추정이 어렵고 확정적일 수 없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주장의 방향을 '그렇기 때문에 내재가치 추정은 범위가 되어야한다' 로 서서히 옮겨갑니다. 저도 이 방향성에 어느정도 동의하는 편이고, 이왕 대가들이 나온 김에 제가 좋아하는 다모다란 교수님을 소환해보자면 역시 아래와 같은 발언을 남기신 바 있습니다. 다모다란: 스프레드시트에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숫자를 적는다고 해서 결과가 더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 차라리 100달러라는 단일한 가격 대신, "가치가 80~120 달러 사이에 존재할 확률이 90%이다"라는 결론이 더 정직하다. 둘째, 본질적으로 우리가 추정하고자 하는 자산은 예측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가치 변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 주장은 Valley에서 강의를 들으신 분들이라면 아주 익숙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때 Bull/Base/Bear 로 시나리오를 나누는 것을 거의 기본으로 받아들입니다. Valley에서 '기업 딥다이브' 시리즈를 통해 직접 기업 가치 평가를 진행해주시기도 했고, 강의에서도, Simplified DCF 툴에서도 우리는 시나리오 별 가치 평가를 기본으로 ...

일론 머스크와 구글의 기묘한 동행

스페이스X의 2026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월가와 투자자들은 이 이벤트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누가 혜택을 받을 것인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치열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스페이스 X IPO의 최대 수혜를 받는 진영 중 하나가 구글이라는 사실은 생각보다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들 '구글이 스페이스X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라는 사실 정도는 아는 것 같은데, 내년에 스페이스X 가 상장한다면 구글이 가진 이 지분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글의 헤비 주주인 제가 이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구글이라는 거대 기업과 일론 머스크라는 슈퍼스타 CEO의 관계는 생각보다 더 복잡한 실타래로 얽혀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저는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에 대해 존경심은 있지만 그 이상의 관심은 없다는 점을 먼저 알립니다. 그래서 '아직은' 머스크가 중심이 된 도서(전기 등)는 따로 전문을 읽은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제 취미가 우주 공부이기 때문에 민간 우주 산업의 중심에 있는 스페이스X를 다룬 책과 자료들은 많이 공부하긴 했습니다. 어쨌든 이런 배경으로 인해 오늘의 글은 머스크를 조명하기보다는 주로 구글 주주의 입장에서 리서치를 한 후 작성했음을 기록해두겠습니다. 구글과 머스크의 굴곡진 역사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과거에 머스크의 생명줄을 연장해준 경력이 있습니다. 때는 금융 위기가 발발한 2008년, 브린은 파산 위기에 놓였던 테슬라에 50만 달러를 투자하며 회사의 기사회생에 기여했고, 머스크는 이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훗날 이렇게 회고합니다. 2008년은 제 인생 최악의 해(The worst year of my life)였습니다. 저는 신경쇠약에 걸리기 직전이었죠. 그 때, 세르게이는 망해가는 테슬라를 위해 50만 달러 수표를 선뜻 내주었습니다. 그는 테슬라의 가장 초기 지지자였고, 그 덕분에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머스크와 세르게이 브린이 함께 있는 모습, 출처: NewYorkPost) 그 이후로 브린과 머스크는 이런 저런 갈등도 있고 비즈니스적인 충돌도 있었지만, 그들은 꽤 오랜기간 서로에게 '애정'에 가까운 감정을 지녔던 것 같습니다. 여러 미디어에서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머스크는 젊은 시절 실리콘 밸리에서 갈 곳이 없어 브린의 집 소파에서 잠을 청하며 함께 꿈을 키우기도 했고, 그후 2008년에 브린이 선뜻 내준 50만 달러 수표는 평소에 머스크가 그에게 지녔던 고마움에 불을 크게 지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5년 1월, 브린이 지휘하던 구글이 또 다시 머스크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밉니다. 스페이스X의 지분에 약 9억 달러(0.9Bn)를 투자한 것이죠. 비록 당시 스페이스X가 2008년의 테슬라처럼 '망해가는' 기업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대형 투자처가 넘쳐나는' 위치라고도 할 수 없었습니다. 중형 로켓 발사는 이미 궤도에 올리고 있었지만 그렇게 염원하던 '재사용 로켓'은 성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실험 실패로 돈이 말라가던 시기였죠. 이 때 구글이 내밀었던 한화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은 당시 스페이스X 지분의 10% 정도라고 평가됐고, 머스크는 이 투자금을 활용해 재사용 로켓과 스타링크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비공개 정보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구글의 당시 지분은 현재는 희석을 거쳐 약 7.4% 비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출처: SpaceX: A Financial and Strategic Windfall for Google) 2015년 구글의 투자에 대해 머스크는 2008년 당시의 구원만큼 감사를 표하지는 않았지만, 구글의 또 다른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의 친분을 묘사하며 이를 '우주적 교감에 의한 전략적 투자'라고 평가했습니다. 그 이후, 우리 모두가 이제는 알고 있듯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와 재사용 로켓 사업에서 모두 엄청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구글과 스페이스X는 최근에도 클라우드 계약을 맺는 등 지분을 바탕으로 한 밀접한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머스크는 래리페이지와의 불화와 2015년 OpenAI 설립, 2022년 세르게이 브린과의 개인적 불화 등을 겪으며 구글과의 관계를 '애정 -> 애증'으로 변모시킵니다. 창업자들과의 당시 불화는 아주 사적이면서 불쾌했기 때문에 관계가 영영 끊어질 만도 한데, 그와 상관없이 비즈니스에서는 계속해서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나가는, 조금은 기묘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참고 영상: Elon Musk on disagreement with Larry Page 참고 기사: Elon Musk’s Friendship With Sergey Brin Ruptured by Alleged Affair 머스크는 워낙 시니컬하고 타 경쟁사나 빅테크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하기 때문에, 구글과의 이런 스캔들에 대해 '다른 회사랑도 다 저런 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머스크는 구글에게는 유달리 애정과 증오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이 관계에 대해 '테슬라는 웨이모랑 경쟁하잖아? 구글과 머스크는 비즈니스 상...

평단가에 대한 소소한 저항

2026년에는 제 투자 마인드셋을 조금씩 복기하며 다져가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지난 9월에 썼던 포스팅의 일부를 조금 더 자세히 풀어내 보겠습니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내용일 수도, 다른 누군가에겐 평소 생각에 반대되는 도발적인 내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심리적인 포지션 분리 + 구글 분할 매도 고려 평단가 사용에 대해 우리는 금융 투자 시 '평단가'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이 평단가의 산술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균 (매수) 단가 = 총 투자 금액 ÷ 보유한 총 수량 이 개념은 보통 '투자한 금액 대비 결과가 흑자가 되는 기준 가격'이라는 의미로 투자자의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투자 결과가 평단가보다 높으면 플러스, 낮으면 마이너스라고 인식하죠. 평단가는 의문의 여지없이 중요한 개념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숫자는 기업에 투자하는 가치 투자자에게는 효용이 그리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집착할 경우 심리적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위험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 해석은 지극히 개인적인 제 견해일 뿐입니다) 시장에 '금' 이라는 자산과 '주식' 자산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금'이라는 자산은 물론 그 중요도와 가치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기업과 비교하자면 금은 내재된 가치의 변화가 거의 없는 무생물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런 귀금속을 살 때는, 예를 들어 GLD ETF를 지난 달에 100원에 샀고, 이번 달에 같은 양을 150원에 샀다면 평단가를 125원이라고 계산하고 심리적으로 이 금액을 손익 분기점으로 보아도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기업은 조금 과장하면 어제와 오늘 사이에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도 하는 유기체의 성격을 가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가변적 성격을 간과하며 기업의 실체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기업을 시차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취급합니다. 우리에게 1년 전의 엔비디아와 지금 엔비디아는 똑같이 엔비디아일 뿐인 거죠. 적어도 평단가 계산 관점에서는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다시 말하면, 1년 전에 A 기업 주식을 주당 100달러에 매수하고, 이번에 주당 200달러에 추가 매수한 다음 'A 기업에 대한 내 평단가가 150달러다' 라고 기준선을 만들어버립니다. '평단가가 150달러다' 라는 표현 자체에는 오류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납니다. A 기업의 주가가 200달러에서 120달러로 떨어지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평단가 150달러를 기준으로 심리 게임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물타기', '불타기' 같은 용어들은 이런 심리적 기준선 개념에 대한 각인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예전부터 바텀업 투자 세계에서 '물타기', '불타기'와 같은 개념을 사용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A 기업이 현재 1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면, 투자자는 1년 전에 매수한 100달러 포지션에 대해 20% 수익을, 이번에 매수한 200달러 포지션에 대해 40% 손해를 보고 있을 뿐입니다. 평단가 150달러는 기업의 가치와 가격을 평가할 때 ...
투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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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는) 르 샤틀리에 원리의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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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는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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