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빛 말이 온다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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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의덕왕
2026.01.13조회수 91회

병오년, 말의 해에 살펴본 6천만 년 말(馬)의 역사


서론: 붉은말의 해, 운명의 동반자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덕왕입니다.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바로 '붉은말의 해'입니다. 60년 주기로 돌아오는 이 해는 천간의 '병(丙)'이 불과 붉은색을 상징하고, 지지의 '오(午)'가 말을 뜻하니, 두 화(火) 기운이 만나 열정과 도전, 변화의 에너지가 극대화되는 해라 합니다. 직전 병오년이 1966년이었으니,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붉은말의 질주인 셈입니다.


덕왕에게 있어 '말'이라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옛날 대륙을 호령하며 각지의 군웅들과 자웅을 겨루던 시절부터, 여포의 적토마 전설을 듣고 가슴이 뛰었던 기억과, 이세계 환생 후 비디오 가게에서 제목이 심상치 않은 영화들을 발견하고(애X부인, 차탈래 말탈래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차X래 부인 등)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던 사춘기의 기억, 그리고 대학 시절 친구가 "짜릿한 게 있다"며 데려간 과천 경마공원에서 눈이 새빨개진 아저씨들을 보며 "여긴 사람이 올 곳이 아니구나"를 직감했던 순간까지. 말은 제 인생 곳곳에서 묘한 존재감을 드러내 왔습니다.


하지만 인류 문명사에서 말은 단순히 가축도 유흥의 대상만도 아니었습니다. 역사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마다 그들의 힘찬 발굽 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 변화를 가속시켰습니다. 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비록 지금은 우리 곁에서 멀어졌지만 오랫동안 함께했고 앞으로도 가슴속에 남아 있을 동반자인 말의 6천만 년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1부: 말의 기원, 문명의 새벽을 열다

Chapter 01. 토끼만 한 크기에서 시작된 6천만 년의 진화

이야기는 약 5,500만 년 전, 북미 대륙의 울창한 숲 속에서 시작됩니다. 이곳에 살았던 '에오히푸스(Eohippus)'는 오늘날 모든 말의 시조로 여겨지지만, 그 모습은 상상과 전혀 다릅니다. 어깨 높이가 고작 35cm에 불과해 토끼보다 조금 큰 정도였고, 발가락은 앞발에 4개, 뒷발에 3개가 달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가 이 작은 동물의 운명을 바꾸었습니다. 숲이 점차 초원으로 변해가자, 에오히푸스의 후손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질기고 거친 풀을 뜯어먹기 위해 어금니가 발달했고, 탁 트인 초원에서 포식자를 피해 살아남기 위해 몸집은 점점 커졌습니다. 이 과정은 결코 하나의 목표를 향한 직선적인 길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거대한 나뭇가지처럼 수많은 종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고, 그 치열한 생존 경쟁의 끝에서 오직 하나의 속(屬), '에쿠스(Equus)'만이 살아남아 현존하는 모든 말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Chapter 02. 왜 말의 발가락은 하나만 남았을까?

말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단단한 단일 발굽입니다. 여러 개였던 발가락이 왜 하나만 남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흥미로운 가설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포식자 회피설'입니다. 훤히 트인 초원에서는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쉬웠고, 여러 개의 발가락보다 단단하고 넓은 단일 발굽이 땅을 박차고 더 빨리 달리는 데 유리했다는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 속도를 선택한 결과라는 해석입니다.


두 번째는 '먹이 탐색설'입니다. 약 1,200만 년 전부터 지구가 급격히 추워지자 초원의 풀이 귀해졌고, 말은 먹이를 찾아 더 멀리, 더 오랫동안 걸어야 했습니다. 이 가설은 말이 단거리 질주보다는 장거리 이동에 최적화된, 즉 지구력에 유리한 구조로 진화하면서 발가락이 하나로 합쳐졌다고 설명합니다.


흥미롭게도 말의 다리에는 '스테이 아퍼라투스(stay apparatus)'라는 특수한 장치가 있습니다. 힘줄과 인대가 뼈를 단단히 고정해 최소한의 에너지로도 서 있을 수 있게 해 주는데, 이 덕분에 말은 서서도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포식자로부터 즉시 도망칠 수 있도록 진화한 생존의 비밀입니다. 말은 누워서 자면 불안한 동물인 셈입니다.


이번 CES 2026에서 하루 종일 게임하다 밥 먹으라는 소리에 귀찮은 듯 나와 기지개를 켠 후 찬장과 냉장고를 뒤지며 뭐가 있는지 확인하고는 시원하게 맥주 한 캔을 따며 야무지게 저녁식사를 사수하는 백수 아들의 행동패턴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찬사를 받은 아틀라스(Atlas) 로봇을 만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인 스팟(Spot)도 스테이 아퍼라투스 구조를 재현한 것입니다.

CES 2026에서 백수 아들의 기가 막힌 움직임을 재현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Atlas)

(아차! 여기서는 동영상이 재생 안되려나...)


스테이 아퍼라투스(stay apparatus) 구조와 기계적으로 재현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Spot)

그러고 보니 직장인들도 앉아서 잘 수 있는 정신적 스테이 아퍼라투스가 있군요.


Chapter 03. 777만 종 중 단 20여 종: 가축화라는 기적

지구상에는 약 777만 종의 동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중 인류가 성공적으로 가축화한 동물은 개, 말, 소, 양, 염소, 돼지, 닭, 오리, 거위, 낙타, 라마, 알파카, 물소, 꿀벌, 누에 등 고작 20여 종에 불과합니다. 0.0003%도 안 되는 확률입니다. 왜 이렇게 적을까요?


가축화에 성공하려면 까다로운 조건들이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난폭하지 않은 성격, 인간의 통제를 받아들이는 사회성, 좁은 우리에서도 번식할 수 있는 적응력, 그리고 무엇보다 까다롭지 않은 식성이 필요합니다. 아프리카의 얼룩말은 말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성격이 극도로 난폭하고 예측 불가능해서 수천 년간 길들이기 시도가 모두 실패했습니다. 코끼리는 길들일 수 있지만 번식 주기가 너무 길어 진정한 가축화가 불가능했습니다.


약 5,500년 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북부의 보타이(Botai) 문화에서 말의 가축화가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주로 식용 고기나 유제품을 얻기 위한 목적이 우선이었으며, 이동 수단으로는 퍼지지 않았고 그 당시의 말은 우리가 아는 현대의 그것과도 달랐습니다. 그러다가 약 4,200년 전 현재의 러시아 서남부의 돈(Don) 강과 볼가(Volga) 강 유역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해당하는 유라시아 초원과 삼림의 접경지대에서 처음으로 말을 길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포유류 중 말이 가축화에 성공한 데에는 몇 가지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까다롭지 않은 식성입니다. 말은 영양가가 낮은 풀만으로도 생존할 수 있었고, 심지어 얼어붙은 땅을 발굽으로 파헤쳐 스스로 먹이를 찾는 능력까지 갖췄습니다. 유목민 입장에서 이보다 편한 가축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저기 옮겨주기만 하면 알아서 잘 크는, 이른바 '방목 친화형' 동물이었던 것입니다.


둘째, 뛰어난 사회성입니다. 말은 지배와 복종의 위계질서를 이해하는 사회적 동물이었기에 인간의 통제를 비교적 쉽게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해부학적 '우연'이었습니다. 말의 입에는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재갈을 물리기에 완벽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이 작은 틈이 없었다면 인류가 말을 통제하고 그 엄청난 힘을 빌리는 것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재갈 덕분에 말은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20여 종의 가축 중에서도 말은 이동, 전쟁, 농경, 식용, 가죽까지 다목적으로 활용된 거의 유일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Chapter 04. 길들여진다는 것: 말에게도 러키비키?

인간의 입장에서 가축화는 정복과 지배였지만, 말의 입장에서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이는 종(種)의 번성을 위한 탁월한 '공진화(co-evolution)' 전략이었습니다. 과거 기후 변화가 말을 신체적으로 진화하도록 압박했다면,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은 가축화라는 '행동적' 진화를 통한 생존을 유리하게 만드는 새로운 환경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말처럼 체구가 큰 포유류는 번식이 느리고 임신 기간이 길어 환경 변화에 취약하고 멸종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북미 대륙의 말들이 멸종한 것처럼, 인류와의 공생 관계가 아니었다면 말이라는 종 자체가 지구상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개체와 종의 번성은 항상 같지는 않은데, 이는 이는 닭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개체 하나하나는 좁은 공간에서 고통받지만, 닭이라는 종 전체를 놓고 보면 인류 덕분에 역사상 가장번성하고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개체의 고통과 종의 번영이라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길들여짐'은 말이 선택한 가장 효율적인 생존 전략이었던 셈입니다.


제2부: 말, 문명의 엔진이 되다

Chapter 05. 속도 혁명: '마력'이라는 개념의 탄생

오늘날 우리는 자동차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너무나 당연하게 '마력(Horsepower)'이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이 개념은 18세기 산업혁명의 아이콘, 제임스 와트가 만든 기가 막힌 '마케팅' 용어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개량한 증기기관을 탄광과 양조장의 말 대신 팔기 위해, 기계의 힘을 고객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 몇 마리의 힘'으로 환산했습니다.


와트가 1마력을 '높게' 정의한 치밀한 상업적 이유

제임스 와트는 맥주 양조장에서 일하는 말 한 마리가 1분에 33,000파운드·피트(ft·lbf/min)의 일을 한다는 계산을 통해 '1마력'을 정의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와트가 이 1마력의 기준을 실제 말의 평균적인 능력보다 약 50%나 더 부풀려 설정했다는 사실입니다. 현대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말이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힘은 약 0.7마력 정도이며, 단시간 최대 출력도 약 14.9마력에 불과합니다.


와트가 이처럼 '1마력'의 기준을 실제 말의 능력보다 부풀린 이유는 증기기관이 말보다 힘이 약하다는 소비자들의 불평을 원천 차단하고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름의 치밀한 마케팅전략이었던 셈이지요.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와트가 고객에게 "이 증기기관은 10마력의 힘을 냅니다"라고 말하며 제품을 팔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1마력의 기준 자체가 실제 말보다 훨씬 높게 잡혀 있다 보니, 이 기계는 실제 현장에서 말 10마리가 아니라 약 15마리가 붙어야 할 일을 거뜬히 해냅니다. 이를 지켜본 사업가는 "말 10마리 힘이라며? 그런데 15마리보다 힘이 세네? 와 대박! 오! 개꿀. 김 부장, 추가 구매 건 진행시켜!"라며 제품의 성능에 크게 만족하고 깊은 신뢰를 갖게 되겠지요.


결국 와트는 성능 수치를 부풀리는 대신 '단위의 기준'을 엄격하게 높임으로써,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고객의 감동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러한 '언더프로미스(Under-promise, 약속은 보수적으로)''오버딜리버(Over-deliver, 결과는 초과적으로)' 전략 덕분에 증기기관은 기존의 말을 빠르게 대체하며 산업 혁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고, 이 매력적인 단위는 훗날 21세기의 전기차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와트의 이 전략은 비단 산업혁명 시대에서 통했던 것만이 아닌 현대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에도 적용됩니다.


언더프로미스, 오버딜리버 전략의 정수, 대한민국 방위산업

우리나라 방위사업은 밀리터리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른바 '뻥스펙의 반대말' 혹은 '겸손한 사기캐'로 유명합니다. 주로 주변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거나(정치적 이유), 기술적 불확실성을 대비해 보수적으로 발표했다가, 실전 배치 때는 "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수준의 괴력을 보여주는 한국 무기들의 흥미로운 사례를 정리해 드립니다.


1. 현무(Hyunmoo) 미사일 시리즈: "평범한 로켓이라니까요?"

대한민국 '언더프로미스'의 정점입니다. 과거 한미 미사일 지침에 묶여 있을 때, 우리나라는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아주 조심스럽게 발표해야 했습니다.


공식 발표(Under-promise): "이것은 사거리 300km 정도의 평범한 방어용 미사일입니다. 탄두도 그냥 평범하게 500kg 정도 실으려고요."


실제 성능(Over-deliver): 미사일 지침이 해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현무-5를 공개했는데, 탄두 중량이 무려 8~9톤까지 가능합니다. 이는 전 세계 탄두 중량 중 압도적 1위로, 핵무기가 없는 나라가 만들 수 있는 '가장 핵무기에 가까운 위력'을 가진 괴물 미사일입니다.


주변국: "야, 탄두가 9톤이면 그건 미사일이 아니라 떨어지는 운석 아니냐?"


한국: "아, 계산을(매우 보수적으로) 해보니 그 정도는 아닙니다. 형님들은 더 무서운 무기들도 많은데 무얼 그리 무서워하십니까? 저희는 그저 작은 걸 하나 만들었을 뿐입니다."


2. K9 자주포: "가성비 좋은 포 사세요."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K9은 처음엔 그저 '가성비' 자주포 정도로만 홍보되었습니다.


공식 발표(Under-promise): "분당 6발 정도 쏠 수 있고, 사거리도 40km 정도인 착한 가격, 착한 성능의 중저가 자주포입니다."


실제 성능(Over-deliver): 분당 6발 발사는 기본, 급속 사격 시 15초 이내에 3발을 꽂아 넣는 급속 사격(Burst Rate)은 물론, 한 대의 자주포가 각도를 조절해 동시에 여러 발을 한 지점에 떨어뜨리는 TOT 사격 능력이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게다가 최근 폴란드 등에 수출된 버전은 자동화 시스템이 더해져 거의 '강철의 비'를 내리는 수준으로 진화했고, 2027년에는 완전 자동 장전 시스템으로 분당 9발까지 퍼붓는 괴물로 바뀝니다.


주변국: "헬로, 코리아. 우리 몇 대만 샀는데 왜 포병 부대 전체가 쏜 것 같은 화력이 나오는 거죠? 제품 잘못 보냈나요?"


한국: "대한민국은 '빨리빨리' 민족이라 짜장면도 조금만 늦으면 오토바이 시동 걸기 전에 환불 전화부터 받습니다. 혹시라도 화력이 부족하시면 급속 사격 모드를..."


3. 도산안창호급 잠수함(KSS-III): "왕뚜껑이야? 디젤 잠수함이 왜 뚜껑을 열어?"

보통 디젤 잠수함은 어뢰를 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3,000톤급 잠수함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공식 발표(Under-promise): "우리가 처음으로 독자 설계한 3,000톤급 잠수함입니다. 조용하고 잘 내려가는 게 그저 소박한 목표랍니다."


실제 성능(Over-deliver): 런칭 행사 때 갑자기 서해바다 밑에서 미사일(SLBM: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보통 SLBM은 거대한 원자력 잠수함의 전유물입니다. 더구나 하나도 아닌 6개의 VLS(수직발사대)를 탑재한 것입니다.


주변국: "디젤 잠수함에서 SLBM을 쐈다고? 그게 물리적으로 가능한 거였어?"


한국: "아, 형님들. 잘 정리해 봤더니 이게 되더라고요. 시험 삼아 쏴 봤는데 운 좋게 되네요?"


4. KF-21 보라매: "4.5세대일 뿐이라니까요?"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아주 겸손하게 '4.5세대 전투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공식 발표(Under-promise): "아직 스텔스 기술이 부족하고 내부 무장창도 없는 겨우 4.5세대 전투기를 개발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형님들."


실제 성능(Over-deliver): 막상 시제기가 나오고 테스트를 해보니, 기체 형상 자체가 웬만한 5세대 스텔스기 뺨치게 매끄럽습니다. 기존 4.5세대 기종 중 최고 수준인 라팔을 씹어 먹고 심지어 레이더 반사 면적(RCS)은 F-16보다 훨씬 작고 F-35에 근접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양산기가 나오기도 전에 스텔스 도료와 내부 무장창 설계까지 끝났고, 5세대 기체 전용 접합구조 설계도 끝났으며 6세대 전투기의 필수조건인 무인기까지 개발 중입니다. 폴란드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돈다발을 들고 찾아와 같이 개발하자고 합니다. 나중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내부 무장창만 달면 바로 5세대 스텔스기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주변국: "야! 너네 그거 4.5세대 아니지? 스텔스기 아냐?"


한국: "에헤이, 무슨 말씀을. 밖에 미사일 주렁주렁 달고 있는 거 보셨잖아요? 4.5세대랍니다. 5세대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형님들."


5. 누리호(KSLV-II): "에헤이, 과학용이라니까요?"

누리호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우주 발사체입니다. 이 프로젝트 역시 '언더프로미스' 뒤에 무시무시한 '오버딜리버' 잠재력을 숨기고 있습니다.


공식 발표(Under-promise): "순수한 과학용 로켓발사에 겨우 세 번째 시도 만에 성공했습니다. 우리는 자력으로 1.5톤급 실용 위성을 저궤도(700km)에 올려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실제 성능(Over-deliver): 로켓 공학에서 '우주 발사체'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기술은 곧 탄두를 지구 반대편으로 정확히 떨어뜨리는 기술과 90% 이상 일치합니다. 누리호의 75톤급 엔진 4개를 묶은 1단 추진력은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여기에 위성 대신 '무거운 무언가'를 싣고 궤도를 조정하면, 그것은 그대로 사거리 1만 km 이상의 ICBM이 됩니다. 즉, 평화로운 우주 탐사를 위해 만든 엔진이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 어디든 닿을 수 있는 거대한 운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2차 발사 때 다중 위성 발사의 성공 노하우는 다탄두 기술로 즉시 응용될 수 있습니다.


주변국 1: "야, 너네 방금 1톤 넘는 위성 쐈지? 그 정도 무게면 탄두로 바꿨을 때 위력이..."


한국: "어이구 형님. 무슨 그런 무서운 말씀을! 저희는 그저 '스페이스 클럽' 막내로 가입한 게 기쁠 뿐입니다. 작은 나라가 언감생심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주변국 2: "야, 너네 로켓 왜 그리 높이 올라가는데? 그리고 왜 자꾸 페어링(로켓 덮개) 분리 기술에 집착해? 왜 자꾸 무게를 늘려?"


한국: "아이고 형님들, 우리나라는 나라 작고 돈 없어서 꽉꽉 눌러 담아야 하는 거 아시잖아요. 그래서 포장 좀 잘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버전인 차세대 발사체는 10톤까지..."


왜 이런 전략을 쓸까요?


지정학적 눈치: 너무 강력한 무기를 만든다고 광고하면 주변 강대국(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견제가 들어옵니다. "우린 그냥 과학연구용으로 작고 허접한 거 만들어요~" 하면서 실속을 챙기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공개한 무기 스펙을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습니다. "그 정도겠어?"가 아니라 "그 정도뿐이겠어?"라서입니다.


리스크 관리: 무기 개발은 변수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세계 최고!"라고 했다가 실패하면 타격이 크니, 일단 낮게 잡고 결과를 좋게 내서 신뢰를 얻는 것입니다.


이와는 정반대로 오버프로미스, 언더딜리버 전략을 구사하여 무기를 수입한 나라의 뒤통수를 때리는 나라도 있습니다. 바로 옆나라 중국입니다.


좌상으로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현무 5, K-9 자주포, 도산안창호함, KF-21, 누리호 4호


Chapter 06. 말이 없던 대륙, 말이 있던 대륙

말의 존재 유무는 문명 발전에 얼마나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아메리카 문명의 발전이 유라시아보다 뒤처진 핵심 원인 중 하나로 '말의 부재'를 꼽았습니다. 약 9,0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에서 말이 멸종하면서, 이곳의 문명은 바퀴 달린 운송 수단이나 강력한 기동력을 가진 군사 조직을 발전시키는 데 심각한 제약을 받았습니다.


잉카 제국은 4만 km의 도로를 깔고도 수레 하나 굴리지 못했습니다. 수천 년 후, 유럽인들이 배에 말을 싣고 다시 아메리카 대륙에 나타났을 때 그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1532년 피사로가 168명의 병력으로 8만 잉카 대군을 격파했을 때 앞세웠던 말과 기마병은 원주민들에게 무시무시한 공포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유럽인들이 가져온 보이지 않는 세균 이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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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의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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