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빛 말이 온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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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의덕왕
2026.02.03조회수 92회

병오년, 말의 해에 살펴본 6천만 년 말(馬)의 역사


말 달리자, 투자의 기회를 찾아서

안녕하세요. 덕왕입니다.

지난 두 시간에 걸쳐 말에 대한 다양한 면을 살펴보았습니다만 고양이가 어물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이 그냥 이렇게 끝낼 수는 없겠지요. 마지막 시간은 투자자의 눈으로 한 발 더 나아가 동물에 관한 산업과 관련 회사들에 대해 육포를 먹듯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보겠습니다. 


참고로 이번 글은 애널리스트로서 쓰는 산업분석 리포트이기에 평소와 다르게 기름기 빼고 갑니다. 덕왕의 평소 분위기와 달라 사뭇 낯설어하실 수 있겠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 투자 이야기가 어렵거나 지루하신 분은 이번 편은 스킵하셔도 됩니다 ※


후일담: 이 글은 2주 전 사내 게시판에 올린 후 역대급 폭망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아무래도 투자에 대한 이야기라 접근성이 좋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덕왕에게 원하는 건 이런 직접적인 투자리포트보다는 세상사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투자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계곡 AI 대회 본선에 올라갈만한 수준으로 열심히 썼는데 말입니다 ㅠ.ㅠ

제9부: 동물, 그게 돈이 됩니까?

Chapter 35. 전세계 인구보다 많은 동물의 왕국

투자의 첫걸음은 숫자로부터 시작됩니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 가축과 반려동물 개체수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전 세계 동물 개체수 변화 (2005→2025, 추정치)  

*돼지는 2018~2020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급감 후 회복 중


세계 인구보다 많은 동물의 왕국에서 닭은 압도적 1위입니다. FAO(UN 식량농업기구)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약 160억 마리에서 2022년 약 260억 마리(26 billion)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일부 시장 추정치는 최대 330억 마리 수준까지 달합니다. 닭의 개체수는 지난 20년간 약 2.8~3.0%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하며 다른 가축들(소 0.5%, 칠면조 0.1%)의 증가세를 압도하고 있으니 가히 전세계는 치킨의 왕국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치킨이 세상을 지배한다!


OECD-FAO Agricultural Outlook 2024에 따르면 1961년 이후 가금류 생산량(톤)은 약 50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연적 개체수의 증가 때문이 아니라 사료 효율성 개선, 유전기술 발전, 사육 기술 고도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아시아는 1961년 이후 가금류 생산량 기준으로 1,500% 이상 성장하며 전 세계 최대 생산 지역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닭일까요? 맛있어서? 혹은 저렴해서? 그것도 이유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저렴한 생산비용, 빠른 사육 주기(약 6주), 그리고 종교적 제약이 적기 때문입니다. 소고기를 먹지 않는 힌두교도,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과 유대인, 모두가 닭고기 앞에서는 대동단결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못말리는 치킨사랑도 작은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발견이 있습니다. 출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반려동물의 성장률(약 2.8~3.1% CAGR, 글로벌 평균 기준)이 대부분의 가축 성장률(소 0.5%, 양 0.8~1.2%, 염소 1.2~1.7%)을 상회한다는 점입니다. 반려묘와 반려견의 증가세는 CAGR 약 3% 정도로 닭을 제외한 모든 주요 가축(소, 돼지, 양, 염소, 오리)보다 빠릅니다. 


특히 과거에 비해 고양이의 증가세가 눈에 띕니다. 도시화와 1인가정 비율의 증가로 인한 소형 반려동물 선호현상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고양이는 시간과 공간적으로 낮은 관리 부담과 특유의 시크한 매력으로 바쁜 현대인들을 집사로 만드는 마법을 부리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전세계 반려견은 약 9.0~9.5억 마리, 반려고양이는 약 3.7~4.0억 마리로 추정되는데, 위와 같은 이유로 고양이의 증가세가 개보다 근소하게 앞섭니다.


대륙별로도 살펴보겠습니다.


대륙별 동물 산업 성장 현황 (추정)                    


가축의 성장은 신흥국(아시아, 아프리카) 중심이며, 선진국(유럽, 북미)은 정체 또는 감소 추세입니다. 2020년 기준 아시아는 전세계 육류 생산의 약 40~50%를 차지하며, 2034년까지 추가 증가분의 약 55%가 아시아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아시아-태평양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도시 지역 반려동물 보유율이 2019년 약 13%에서 2023년 약 22%로 급증했습니다. 이는 연평균 5~6% 수준의 가파른 성장을 의미하며, 중국의 중산층 확대와 가족 개념의 변화가 주요 원인입니다.


최근 들어 밀레니얼과 Z세대에서 반려동물 보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전체 반려동물 보유자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에서 공간과 규제라는 구조적 제한성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의 고양이에 대한 높은 선호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향후 10~20년간 반려동물 산업(특히 소형견, 고양이 관련 상품·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예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투자는 미래의 기대감이 반영되기 때문에 아무리 현재의 숫자가 우수해도, 그 숫자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수익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다행히 식용가축과 반려동물 산업 모두 2032~2034년까지 구조적 성장이 지속될 확률이 매우 높기에 이 산업에 대한 투자 타당성 검토는 유효합니다.


Chapter 36. 동물 산업의 지형도: 돈이 흐르는 곳

동물 개체수의 폭발적 증가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냅니다. 이 산업들의 규모와 성장률을 살펴봅시다.


동물 관련 산업 시장 규모 (추정)                    


투자 관점에서 우선 주목해야 할 분야는 ‘축산 기술’입니다. 여러 시장 조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축산 모니터링·관리 기술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최대 23.8~26.5%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동물 건강/의약품 분야에서도 의약품(제약만)은 CAGR 약 6.9%, 의약품은 물론 백신, 장비, 서비스를 아우르는 동물 건강 시장 전체산업은 연평균 약 10.5%의 높은 성장이 예상됩니다.


다음으로 반려동물에 관련한 시장성도 주목해야 합니다. '펫 휴머나이제이션' 트렌드, 즉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대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프리미엄 사료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2024~2025년 약 $127~139B에서 2032~2034년 약 $192~248B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CAGR 4.4~6.1%), 반려동물 보험 시장은 연평균 15~18%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2024년 기준 약 $12.5~21.8B 규모에서 2032~2035년까지 약 $29.8~79.6B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성장은 전세계 축산업·반려동물 시장의 구조적 팽창과 선진국의 동물 복지 규제 강화에 따른 고부가가치 의약품·백신 수요 증가에 따른 것입니다.


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들은 향후 10년간 상당한 성장을 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축산 기술(AI/IoT) 솔루션: CAGR 23.8~26.5%로 가장 빠른 성장 예상

동물 의약품/백신: CAGR 6.9~10.5%로 지속적 성장

반려동물 보험/헬스케어: CAGR 15~18%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부문

프리미엄 반려동물 사료: CAGR 4.4~6.1%로 꾸준한 성장


Chapter 37. 말 관련 상장회사: 건강과 속도의 대결

다시 말로 돌아와 다시 말로 돌아와 살펴보면 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말 관련 회사는 딱 두 곳뿐입니다. 하나는 말의 건강을 책임지는 회사, 다른 하나는 말의 속도에 돈을 거는 회사입니다. 같은 '말'이지만, 사업 모델은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 상장 말 관련 기업                    


첫 번째 회사 Zoetis(조에티스)는 2013년 제약계의 거인 화이자(Pfizer)에서 분사한 세계 최대 동물 의약품 회사입니다. 말뿐 아니라 소, 돼지, 개, 고양이 등 모든 동물의 의약품, 백신, 진단 제품을 100개 이상 국가에서 판매합니다. 쉽게 말해 '동물계의 화이자'입니다.


두 번째 회사 Churchill Downs(처칠 다운스)는 1874년부터 운영되어 온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의 개최 주체이자, 미국 16개 경마장과 카지노를 운영하는 도박 산업의 중심에 서 있는 회사입니다.

이 두 회사는 같은 '말'을 다루지만 사업 모델과 성장성, 그리고 투자 관점에서 완전히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먼저 각 기업의 재무 성적표를 통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Chapter 38. 10년 재무 성적표: 타짜와 동네 슈퍼

지난 10년간 두 회사의 재무 성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Zoetis 10년 재무현황 (단위: 백만 달러)                    


Zoetis는 전형적인 복리 성장의 교과서입니다. 2015년 매출 47.7억 달러에서 2024년 92.6억 달러로 10년간 거의 두배로 성장했습니다. 순이익은 더욱 인상적입니다. 같은 기간 3.4억 달러에서 24.9억 달러로 무려 633% 증가했습니다. 매출이 2배 늘어나는 동안 순이익은 7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바로 영업 레버리지의 힘 때문입니다. 



TMI: 영업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의 원리와 비용 구조에 따른 산업별 특성

영업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란 기업의 비용 구조 중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인해 매출액의 변화율보다 영업이익의 변화율이 더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하며, '운영 레버리지'라고도 합니다. 이는 고정비라는 지렛대를 활용해 매출 상승 시 이익을 가파르게 증폭시키는 효과를 가집니다.



고정비의 대표적인 항목으로는 임직원의 임금을 들 수 있습니다. 기업의 운영 상태와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급여는 대표적인 고정비이며, 특히 고급 연구 인력이 많은 기업일수록 전체 비용 중 고정비 비중이 매우 높아집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매출이 고정비를 상쇄하는 수준(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만 하면, 그 이후 발생하는 매출의 대부분이 영업이익으로 전환됩니다. 제약·바이오나 소프트웨어 산업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초기 개발비와 인건비는 막대하지만, 제품 완성 후 추가 판매 시 드는 비용(변동비)이 매우 적어 매출 증가에 따른 이익 극대화 효과가 탁월합니다.



반대로 변동비 비중이 높은 기업은 매출의 증감에 따라 비용이 유연하게 연동되는 구조를 가집니다. 대표적인 산업으로는 원자재 구입비 비중이 큰 유통, 가공업, 단순 조립 제조업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철강, 화학, 배터리 산업의 경우에도 거대 설비에 따른 감가상각비(고정비)가 존재하지만, 원재료 가격 변동이 수익성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변동비의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변동비 중심 기업의 가장 큰 특성은 수익의 안정성입니다. 매출이 급감하는 불황기에는 생산량을 줄임으로써 원재료비와 같은 변동비를 즉각 절감할 수 있어, 고정비 중심 기업에 비해 적자 전환의 위험이 낮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호황기에는 매출 증가와 함께 원재료비, 물류비 등 가변적 비용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의 개선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고정비 비중이 높은 기업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공격적인 수익 구조를 가진 ‘타짜’같은 특징을 가진 반면, 변동비 비중이 높은 기업은 매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안정적인 수익 유지'에 유리한 방어적 구조를 가진 ‘동네 슈퍼’같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Churchill Downs를 살펴보겠습니다.


Churchill Downs 10년 재무현황 (단위: 백만 달러)                    


안정적 성장의 Zoetis와는 달리 Churchill Downs는 변동성이 컸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연평균 1~3% 수준의 매출 성장에 그쳤습니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며 경마장이 문을 닫자 매출은 20.7% 급락했고, 8,2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말이 달리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는 사업 모델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진정되기 시작한 2021년부터 강한 반등이 시작되어 2024년에는 순이익 4.3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 대비 557% 증가한 수치를 보여주었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의한 착시일 뿐입니다. 2020년의 극심한 손실에서 회복한 것이지, 산업 자체가 구조적으로 성장한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Chapter 39. 밸류에이션: 그래서 얼마인데?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비싸게 사면 손해입니다. 2026년 1월 25일 기준 두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밸류에이션 비교 (2026년 1월 25일 기준)                    


Zoetis의 PER 22.6배는 동물 의약품 업계 평균 15~18배보다 프리미엄이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성장률과 높은 마진을 고려하면 나름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Churchill Downs는 PER 17.8배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보이지만 이 가격에는 경마 산업의 장기 전망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각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싸다고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매수버튼을 누르면 돈 잃기 딱 좋습니다.


Chapter 40. 경제적 해자: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성

워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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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의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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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환생한 삼국지의 진정한 덕왕은 지혜와 덕을 베풀고자 오늘도 수련에 매진한다 투자자산운용사, 금융투자분석사 https://blog.naver.com/virtue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