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짱박혀있던 책을 꺼내서 읽게 됐다. 사실.. 부끄럽지만 아주 오래전에 만나던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나서 읽어보려고 샀던 책이다. 상실감 이 컸던 시기라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샀던 책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놓고 읽지를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읽게 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요즘 많은 것들에 대해 무덤덤한 것 같아서다. 쏟아지는 국내, 글로벌 소식을 보다 보면 과연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게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시위, 살인, 전쟁 등등.. 이제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이제 무던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사랑도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기에, 이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스스로 챙겨야 할 때인 것 같다.
사랑
어릴 적부터, 그리고 나이 들어서까지, 사랑이란 뭘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다른 대상에게도 많이 하곤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희생이라는 단어에 빗대곤 했다.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반려동물 등 여러 가지 관계에서 보면 그렇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줄 때 많은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 그 희생이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신체 일부일 수도 있고, 결정적으로, 내 마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는 모든 문제의 시작은 사랑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의 근원을 파고 들어가면 그 끝엔 언제나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부자가 되려면 돈을 사랑해야 하고, 공부에 애착이 있어야 성적이 오르는 이치와 같이, 모든 성공의 기저에는 '주체적인 사랑'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공감되는 말이다. 그래서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냐는 가삿말에 대해서도 노력해야 된다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다.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타인이 됐건, 내가 됐건, 사랑하기 위해, 그리고 행복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랑해야 할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면 반드시 후회와 고통이 따라온다.
오래돼서 기억은 정확히 안 나지만, 전에 독서모임에 갔다가 읽었던 책을 나누던 중 누가 그러더라, 사랑의 다른 말은 공감이라고, 사랑싸움은 결국 공감을 못해서 생기는 거라고, 전쟁도 결국 서로 원하는 것에 대해서 공감을 못하니 생기는 것이 아니냐고. 저자도 요즘 사랑의 트렌드가 '공감해 주기'라고 말한다. 먹을거리가 부족하지 않은 요즘 사람들은 배고픔보다 슬픔이나 분노, 공허한 감정에 더 취약하다고, 그렇게 우리 각자에게는 사랑과 동일시되는, 사랑을 표현해 주는 어떤 것들이 있는데, 감정의 시대인 지금은 공감이 밥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Banksy, Mended heart>
상처
위의 그림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Banksy의 작품이다. 뱅크시는 종종 사랑은 완벽하지 않다는 주제를 시각화하곤 한다. 이 하트는 깨지고, 봉합되고, 다시 날아가려는 인간의 회복력을 표현한다.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감정적 고통 ㅡ 이별, 상실, 사회적 상처 ㅡ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희망은 여전히 존재하고자 한다. 그림은 뭔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사랑은 상처받지만, 그래도 살아남는다. 우리는 부서졌지만, 여전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