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차례 게시글을 통해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유동성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었습니다. 그래서, 연준의 역할이 핵심이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 그들의 제도와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연준이라는 조직, 제도 및 장치 등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었는데...
그런데... 역시나 소양이 부족했던 저는 오늘 연합인포맥스 라이브를 보다가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래 링크)
https://youtu.be/MkASpdBNkuo?t=1467
영상에서 DB금융투자 문홍철 팀장님이 미국의 유동성 추이를 전망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지표를 소개합니다. 그 지표는 바로 재무부의 단기 국채 (T-bill) 순발행량이었습니다. 느닷없이 왜? 아직 이해가 많이 부족한 영역이지만 제가 현재까지 이해한 내용을 기초로 적어 보겠습니다.
이유는 바로 미국 단기국채가 단기자금 시장 (Money Market) 을 움직이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단기자금 시장 참여자들이 더 많은 단기국채를 가지면 가질수록 단기자금 시장에서는 더 많은 유동성이 만들어집니다. 왜? 이 시장에서 단기국채 T-bill이 핵심 담보이기 때문입니다. 즉, T-bill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거래가 2단계, 3단계 등 복잡하게 얽히며 각 과정에서 계속해서 신용이 창출된다는 이야기죠.

위 다이어그램은 단기자금 시장의 흐름 (financial plumbing) 을 간략히 개념화한 것입니다. 보라색 화살표들에 Collateral, 즉 담보라고 쓰여있죠. T-bill이 바로 이 담보로 활용됩니다. 물론, T-bill 이외에도 CP (Commercial Paper : 기업어음), CD (Certificate of Deposit : 양도성 예금증서), Eurodollar 등 여러 증권들이 담보로 활용되지만, 이 중 가장 신용도가 높고 가장 선호도가 높은 담보는 단기국채 T-bill입니다.
왜 단기국채? 여기는 단기자금 시장이니까요. 하루, 일주일, 정말 길어야 3달의 만기가 적용되는 시장에 3년, 5년, 10년 만기를 가진 증권은 의미가 없죠. '1억만 빌려주라. 담보로 100년 뒤에 현금화 가능한 채권 줄게 ' ... 100년 뒤에 나는 세상에 없을텐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누가 돈을 빌려주겠습니까? 마찬가지죠. 따라서, 단기자금 시장에서 장기국채는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그럼 단기국채 T-bill의 발행량이 늘어 단기자금 시장에 유통되는 양이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담보로 삼을 대상이 늘었으니, 늘어난 담보를 활용해 더 많은 신용을 창출할 수 있겠죠? 즉,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이 생성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게다가 T-bill 담보 대출은 2중 어쩔 때는 3중으로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즉, T-bill은 하나인데, A가 B에게 담보로 대출받고, 다시 B가 C에게 같은 증권을 담보로 대출받는다는 거죠. 08년 이전에는 이 중복 담보 횟수가 3회는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08년 이후로 규제로 인해 1.8회까지 줄었지만, 22년에는 여기서 더 늘어났다고도 하네요 (아래 기사 참조)
https://www.ft.com/content/6d315035-8a1a-41af-9e23-fbecb9af8081
여기까지 내용을 생각해보면, T-bill의 순발행량이 증가한다는 말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생성되는 유동성이 순발행량보다 더 큰 규모로 늘어난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제 문홍철 팀장님이 영상에서 공유한 차트를 보죠. 데이터를 구해 제가 다시 그린 차트입니다. 파란 막대가 T-bill의 순발행량입니다. 즉, 신규발행량에서 만기도래한 T-bill의 양을 차감한 값입니다.
파란 막대가 23년 6월부터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23년 11월까지 이전에 비해 매우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2월에는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3개월물과 1개월물의 발행금액 추이입니다. 23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두 T-bill의 발행금액이 모두 상승세를 탑니다. 특히, 파란선 1개월물의 발행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T-bill의 발행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공급이 늘었다는 말이니 가격은 떨어졌어야겠죠? (= 국채금리 상승).

https://fred.stlouisfed.org/graph/?g=1dWCs
대표격인 1개월물, 3개월물의 금리 추이입니다. 노란 형광펜 구간이 23년 6월부터 12월입니다. 두 금리 모두 평온하죠? T-bill 발행이 늘었지만 금리에는 변화가 없었다... 즉, 가격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 말은 누군가가 늘어난 공급을 다 소화했다는 말이 됩니다.

3개월물, 1개월물의 응찰률 추이입니다. 응찰률이 높을수록 발행된 채권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