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칼럼 작성에, 그 외에도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라 블로그 포스팅에 소홀했습니다 ㅎㅎ 이란-이스라엘-미국 분쟁에 대한 생각을 한 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Mission Accomplished?
상세한 정황에 대한 내용은 수많은 컨텐츠들이 있으니 굳이 정리할 필요를 못 느끼겠네요. 이제 관심사는 과연 트럼프가 어거지로 이어붙인 '휴전' 상태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 에 쏠려있다고 봅니다. 결론... 적어도 한 수 개월 동안은 별 일 없지 않을까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훨씬 위험한 분쟁이 벌어지거나,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위험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다들 많이 아시기도 하고, 저의 소양도 부족하지만... 나름 한 번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 사태를 통해 저는 트럼프가 국제통상에 이어 외교에도 무능함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고 봐요. 아무리 일방적이라 해도 어떻게 공습만 가지고 무조건 항복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조건을 이야기하나요? 제정신인가? 심지어 벙커버스터 열 몇 발을 2차 대전을 끝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에 비유하지 않나...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고 있는 이란에게 큰 한 방을 더 먹이고, 이스라엘 이제 만족했지?... 하면서 억지로 휴전을 밀어붙인다? 아니 그럼 신나게 두드려 맞은 이란은?... 어떻게 이 휴전이 영구적일 수 있겠습니까? 툭하면 자기는 분쟁상황의 영구적 종결을 원한다고 떠들더니, 겨우 벙커버스터 몇 발로 원심분리기 흔들어 놓고서는 이란의 핵 역량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고 뻔히 보이는 허풍을 떨면서 mission accomplished? 헛웃음만 납니다.
미국-이란-이스라엘의 협상이 잘 될까?
이란이 몸을 추스리는 기간 동안... 미국은 이란에게 굴욕적인 조건으로 협상을 밀어붙이려고 하겠죠? 협상 안하면 사냥개 (= 이스라엘) 다시 풀어놓는다고 협박해 가면서? 중장기적으로 미국은 거대한 적을 만들었습니다. 이란이 이번에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았지만, 생각보다 덩치값을 많이 못했지만... 9,200만 인구 중 60%가 페르시아계이며, 교육수준과 사회의식도 높은 저력있는 국가입니다. 아프간, 시리아, 이라크처럼 나락으로 가지는 않을 거에요.
미국도 이런 점을 고려해 아마도 협상조건을 굉장히 이란에 불리하게 적용할 공산이 클 것으로 봐요. 이스라엘도 23년 10월 이후로 지금까지 사실상 전시체제를 이어오면서 많은 자원을 소모한만큼 끝장을 보기 위해 굴욕적인 조건들을 내걸지 않겠습니까? 1차 대전 이후 독일이 다시는 재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맺은 베르사유 조약처럼 말이죠. 만약, 조건이 지나치게 굴욕적이라면 이란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들겠죠? 그러면 협상타결은 지지부진해질 수 있습니다.
이란이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해도, 결국 공습 몇 번 당한 거에요. 겨우 그 정도로 인구 9,200만의 대국을 굴복시킬 수 있습니까? 만약, 트럼프가 공습 몇 번으로 압도적으로 유리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정말 생각하고 있다면 (그의 수준을 볼 때 그럴 것도 같지만), 트럼프는 역사에도 무지한 겁니다.
2차 대전 당시 괴링이 히틀러를 꼬드겨 루프트바페 (독일 공군) 의 공습만으로 영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히틀러도 괴링의 말을 듣고 영국에 장장 수 개월에 걸친 대규모 공습을 가하죠. 이것이 그 유명한 영국 대공습 혹은 The Blitz입니다. 결과는? 오히려 처칠의 지도력 하에 영국인들은 단결했고, 공습은 처절한 실패로 마무리됩니다. 공습은 견제의 수단이지, 굴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은 수많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겨우 이 정도로 굴욕적인 협상을 이끌어 낼 가능성은 낮다고 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서두르는 트럼프의 입장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약한 조건을 걸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무력하게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구요. 그렇게 되면 TACO는 점점 기정사실화될 것이고, 이후 다른 국가들은 그냥 버티면 되겠구나... 라는 교훈을 얻겠죠. 동시에 이스라엘도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이 불만으로 인해 이스라엘이 트럼프의 통제에서 벗어나 또 다른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고 말이죠.
미국과 이스라엘이 잃은 것들
네타냐후, 트럼프 개인의 정치적 동기와 속셈이 무엇이었든 간에 이번 분쟁으로 인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외 신인도는 사실상 깡패국가 수준으로 추락했고, 저력있는 이란과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보여집니다. 세계화 시대에는 미국 주도의 이란 고립의 효과가 컸지만, 미국 스스로가 세계화를 부정하면서 자국 이기주의가 득세하는 현 시대에는 제재와 고립의 효과가 약해지겠죠? 눈 앞의 협상에 눈이 멀어,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미국도, 이스라엘도 중장기적인 여파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이란이 꿈틀대 봤자, 또 이번처럼 짓밟으면 되지 않느냐... 이번 분쟁이 일방적인 이스라엘의 승리였던 가장 큰 이유는 이스라엘이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해 둔 정보자산 덕입니다. 정보자산을 활용해 하마스를 완전 궤멸시켰고, 헤즈볼라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나아가 본진 이란에도 큰 타격을 주었죠. 이번 일련의 분쟁과정에서 짐작컨데 이스라엘 정보자산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