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재] 전쟁의 그늘에 가려진 균열







온 세상이 이란 전쟁 상황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보니,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도 오로지 전쟁의 영향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현재 시장을 짓누르는 유일한 변수가 이란 전쟁뿐이라고 생각하게 되기 쉽죠. 이는 반대로 전쟁만 빨리 마무리되면 시장은 다시 랠리를 이어갈 것이다... 라는 기대로 이어집니다.
단기적으로 전쟁종료에 의한 반등은 있겠죠. 하지만, 이란 전쟁 이전에도 시장은 이미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여전히 가장 큰 리스크는 전쟁 상황의 장기화로 인해 기존의 위험요인들이 현실화되는 경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란 전쟁으로 세간의 관심에서 잊혀진 리스크 포인트들이 무엇이었는지 한 번 생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2월 미국 고용 지표에서 신규 비농업 일자리가 충격적으로 감소했죠. 모든 경제지표는 한 달의 결과가 아닌 추세를 보아야 한다고 자주 언급했었습니다. 따라서 2월 한 달의 지표를 두고 큰일난 것처럼 설레발을 치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추세입니다.
위 차트는 비농업 신규고용 (Non-Farm Payroll) 의 전월 대비 변화량입니다. 우리가 매월 보는 NFP 수치가 이거에요. 차트를 보면 한 눈에 뭐가 보이죠? 2021년 이후로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가 보입니다. 25년 내내 그래도 0을 상회하면서 신규 일자리는 늘어난다고, 고용 좋다고 말하는 이들마저 있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하락세입니다. 그러다가 이번 2월에 크게 한 번 휘청거린 거죠.
2월 고용지표 발표 직후, 케빈 헤셋은 NFP 급락은 일시적이며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시적인 급락의 원인은 그 동안 NFP를 떠받치고 있던 보건의료 분야의 파업과 기상악화를 들었죠. 그의 말이 사실이냐 아니냐... 이걸 떠나서 보건 의료분야의 일자리 비중이 높다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시그널입니다.

이 차트는 전체 NFP에서 각 산업섹터의 비중을 그린 겁니다. 파란선이 보건의료 분야 신규 일자리의 비중이에요. 보시다시피 꾸준히 높아집니다. 미국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고령화 사회이기에 보건의료 분야 비중이 높아지는 것 자체는 당연한 현상이에요.
문제는? 초록 형광펜 구간을 보면 2022년 이후로 보건 의료 신규 일자리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주황선 프로페셔널 서비스, 초록선 제조업 신규 일자리의 비중은 급격하게 감소했죠. 2022년 이후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을 리도 없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고임금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만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시다시피 보건의료 서비스 직종의 평균 주급은 타 직종에 비해 월등히 낮습니다. 저임금 일자리의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당연히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겠죠.

미국 가계 실질 가처분 소득의 YoY 추이입니다. 23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용 데이터와 합이 잘 맞죠?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 가계는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신용 (대출) 에 의지하게 되고, 이 기간이 길어지면 이자 납부 연체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지난 아티클에서 흔들리는 고용, 높아지는 연체율을 다루었던 거죠. 위 차트는 뉴욕 연은에서 분기 단위로 조사하는 가계 연체율 추이입니다. 대략 23년 하반기부터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하죠. 방금 살펴본 가처분 소득 감소세도 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됐습니다.

고용둔화, 가처분 소득 감소세, 연체율 상승세... 이 조합은 결국 가계의 소비를 약화시킵니다. 미국 소매판매 YoY 추이를 보아도 22년 이후 하락하고 있으며, 좀처럼 추세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죠. 그나마 뜨거운 자산시장 덕에 부의 효과를 크게 누린 고소득층이 전체 소비의 45%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도 위에서 제가 짚은 것과 똑같은 논리의 전망을 내어 놓았습니다.
미국 실물경제의 2/3을 차지하는 가계의 소비전선에 발생한 균열은 ...

티모씨님의 시황 정리는 정말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빅테크 AI들의 막대한 CapEX에도 불구하고, 무지막지한 현금흐름이 창출될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시장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 .. 그것은 안정된 인플레이션과 고용, 그로 말미암은 금리 하락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급될 유동성까지요.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실물경제가 둔화되는 조짐이 이제는 가시적인 지표로서 다가왔습니다. 고용은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란전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증식시키고 있습니다. 더하여 미국에서 시작된 사모펀드 이슈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가고 있네요.
이제는 정말 지수숏, 혹은 롱빅스 손익비가 좋은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골드만에서도 네이키드 롱 풋과 .. 크레딧 하락에 '베팅'하라는 리포트를 낼 정도고.
과거 10년이 .. 너무 행복한 시장이 아니었나 싶네요. 버리형 말처럼, 그리고 티모씨님 말처럼 정말 'BTD에 진심인 세대' 로군요. ㅎㅎ

저도 상당히 동의합니다. 이번 주 미국증시 시황에서 쓸까...도 생각했는데, 뽀동이님 말씀처럼 미국증시는 일종의 임계점에 부딪힌 느낌이에요. 저야 수개월째 조심하자는 이야기를 반복했지만, 타이밍은 모르겠다고 계속 이야기했었는데... 솔직히 요즘에는 타이밍적으로도 매우 가까워지지 않았나... 생각이 많이 듭니다.
즐거운 시간을 오래 보낸만큼, 고통의 시간이 길어질까 걱정입니다.

일끝나고 바로 올라온걸 봐서 아주 기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아하하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위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증시를 부양할 것이라는 생각이 오늘의 BTD를 더욱 견고히 한 것 같습니다.
중간선거가 끝난 뒤 어떤 파도가 밀려올 지 감도 안 잡히네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중간선거를 생각하면 증시가 박살나도록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기대를 증시의 상승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봐요.
왜냐... 과연 트럼프가 증시를 부양할 수는 있을까요? 이란 전쟁에서 쓴 어마어마한 돈이 이미 재정압박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증시부양도 하고, AI 패권경쟁도 하고, 이거 다 할 수 있을까요?
다 할 거니까 미국채 발행을 엄청 할거다? 그럼 미국채 금리는 수직상승하겠는데요? 금리가 그렇게 오르는데 실물경기가 좋을 수 있을까요? 재정으로 주가부양을 한다 해도, 실물경기가 금리의 압박으로 더 크게 무너진다면... 주가 부양의 효과가 얼마나 될까... 그래서 연준이 미국채 사주면서 양적완화한다? 기준금리 인하주문도 안 먹히는데 양적완화? 인플레이션은?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저는 중간선거 이전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증시의 '부양' 이 아니라, '붕괴방지' 정도가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역대 중간선거가 있던 해에 평균적으로 증시의 성과가 가장 좋지 않았고, 연중 시장의 조정폭이 평균보다 더 컸던 패턴도 감안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부분 중 국채금리 관련해서는 정말 공감합니다.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 글 남깁니다.
1. 최근 미 재무부 국채발행 시 장기채보단 단기채 물량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연준은 단기채 위주의 정책인 RMPs로 단기 국채 물량에 따른 단기 금리 상승을 방어하려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2. 워시의 연준은 현재 대차대조표를 축소시키고 있고, 이렇게 축소하고 있는 물량 중 장기국채 및 MBS의 경우, SLR 규제 완화를 통해 시중은행들이 사들일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조치들로 인해 미 국채금리의 상승을 트럼프가 막을 수 있을 지 티모씨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일단 제가 우려하는 금리는 단기가 아닌 장기국채 금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RMP는 연준자산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장기국채 매입이 아니므로 QE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죠.
워시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겠다는 것은 그의 바램이지 실천에 옮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또한, SLR 규제완화는 시장의 기대대로 추진된다면 민간은행이 신용을 창출해 국채를 매입하며 장기국채 금리가 내려가고 유동성이 늘어나는 민간 QE의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시선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연준이 직접 수행하는 QE의 효용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마지막... 제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수급도 있지만 텀 프리미엄이에요. 첨부차트 노란펜 부분 보면 10년 금리에서 텀프리미엄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채발행 엄청나게 늘어난다는 기대는 TP를 자극해 금리를 높게 유지시킬 수 있음이 가장 우려됩니다.

저도 장기국채 금리가 결국엔 시장을 무너뜨리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흠.. 참 쉽게 생각하면 쉬운 장이지만, 어렵게 생각하면 한치 앞을 모르는 장이네요.

역시 마음이 차분해지는데에는 티모씨님 글입니다. 따봉!b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이 광적인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네요

감사합니다. 이번 주 시황에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다루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책임없는 부채, 망하지 않는 기업, AI빅브라더들의 과도한 낙관, 여전히 존재하는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갈등, 정치적 양극화... 쓰고 보니 너무 문제가 많은거 같아 언제 망해도 무방할거 같네요 ㅋㅋㅋ
마지막에 하신말이 크게 와닿네요 AI를 부정하자니 이미 AI에 걸려있는 기대의 크기가 너무나도 크고, 그렇다고 계속가자니 밑바진독에 물붓기 같고... 미국의 정책 담당자들은 매일 이런 고민을 하고 살다니 대단한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안 좋게 보자면 부정적인 요인들도 정말 많죠. 지금 우려는 그 요인들이 현실화되는 것보다 오히려 이 부정요인들을 오랫동안 무시해왔던 시장의 반응이 걱정입니다.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천하제일국부님..

우와 ㅎㅎㅎ 작가십니다. 옆에 앉아계신 왕의 시선이 너무 따뜻한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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