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재] 금은 위험자산?







금이라는 자산에 대한 생각은 과거 아티클에서 여러번 밝힌 바가 있습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달러 보험치고는 너무 비싸다" 죠. 그러면 금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겠죠.
아니, 달러 실질금리와 금 가격의 역 상관관계가 깨진지가 언젠데 금이 아직도 달러의 보험자산이라는 소리를 하는거야. 세상이 달라졌다고!
LLM도 세상을 곧 바꿀 거고,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도 금방 무너질 거고... 어째 2023년 이후로 세상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훨씬 빠른 속도로 뒤집어질 거라는 이야기가 넘쳐나는군요. 정말 세상이 그렇게 쉽게, 빠르게 뒤집히고 바뀌고 하는 건가요?
오랫동안 달러와 금은 경쟁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간단히 과정을 정리해보죠.
금은 오랫동안 서구 경제의 기축통화였습니다. 2차 대전 종전 이후, 유럽은 완전히 무너졌고 미국이 절대 강자로 군림했죠. 이 기회에 미국은 영국의 파운드를 제치고 금과 가장 가까운 지위를 차지하고자 합니다.
그러려면, 미국이 최대한 금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는 달러에 금의 교환권 역할을 부여합니다. 이를 달러의 금 태환이라고 하며, 이렇게 성립된 주요국들의 합의를 브레튼우즈 체제라고 합니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천문학적인 재정지출을 하게 되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 발행량이 급격히 늘렸고, 보유한 금에 비해 달러의 양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이를 우려한 주요국들이 달러의 가치를 의심하게 되었고, 유럽 각국들로부터 미국에게 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이 쇄도하였죠.
그래서 닉슨 대통령은 결단을 내립니다. 달러의 금 교환권을 중지해버렸죠. 배짼 겁니다. 달러의 가치는 급락하고, 모두가 금을 찾는 시기가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이 시점 이후 달러의 금 교환권 역할은 지금까지 사라진 상태입니다. 브래튼우즈 체제는 약 30년간 유지되다가, 1971년 닉슨 쇼크가 발생하며 무너진 거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든 아니든... 닉슨 쇼크는 달러가 금과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여기서 키신저의 활약으로 페트로 달러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달러의 쓰임새가 만들어졌고, 전 세계가 함께 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달러의 물량을 미국이 공급함으로써 (= 압도적 소비대국으로 변신) 글로벌 기축통화 경쟁에서 달러가 승리합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랜 시간 가치저장과 교환수단으로 쓰여왔던 금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면 어김없이 금의 가치는 상승하는 경쟁자 포지션을 꾸준히 유지해 왔죠.
달러의 가치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달러를 들고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수익이 클수록 달러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고, 수요가 강해지면 가치는 상승하죠. 그래서 달러의 실질금리와 금 가격은 오랫동안 역의 상관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파란선은 달러 실질금리, 빨간선은 금 가격입니다. 구간 별 추세가 차트 하단에 적혀있죠? 단, Claude의 구간 구분은 덜 직관적이라 수정해 보면...
21년까지는 달러의 실질금리와 금은 강한 역 상관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21~23년에는 달러 실질금리가 급등하는데도 금 가격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구간에 들어섭니다.
24년 이후, 금 가격이 수직상승하면서 달러 실질금리와의 역 상관관계는 완전히 붕괴됩니다.
2년 가까이 금과 달러 실질금리의 반대 움직임이 완전히 붕괴하자 시장 참여자들은 금이라는 자산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달러의 붕괴는 예정되었으며 곧 현실이 될 것이고, 달러라는 경쟁자가 사라진 세상에서 금의 가치는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이죠. 이게 달러 디베이스먼트 (dollar debasement) 내러티브입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먼저 짚고 가죠. 정말 달러와 금의 경쟁구도는 깨진 건가요? 달러 실질금리와 금은 이제 아무 상관없는 남남인가요? 서두에 길게 달러와 금의 경쟁관계의 형성 과정을 적은 이유는 둘의 경쟁구도가 하루 아침에 쉽게 뒤집어지거나 깨지기 어려울 정도로 뿌리가 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고작 1~3년 정도 상관관계가 흔들렸다고 해서 "이제 달러 실질금리는 금 가격에 아무 영향도 못 미친다" 라고 성급하게 단정지어서는 안된다고 봐요.
왜 안될까... 상관관계가 흐트러진 주요 원인이 내러티브와 투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금 가격은 달러 디베이스먼트 내러티브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았습니다. 그러니 단기적으로 달러 실질금리와 금 가격의 관계가 깨진 것처럼 보일만도 하지 않았느냐는 거에요.

상단은 dollar debasement에 대한 구글 트렌드 추이, 하단은 금 가격 추이입니다.
먼저, 노란 형광색 세로선을 보죠. dollar debasement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때마다 금 가격은 한 단계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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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치밀한 분석 감사드립니다. 여러 인사이트를 얻습니다. 저는 금이 장기적으로 상승한다고 봅니다. 금 상승의 주요 요인은 세계화에서 자국 우선주의로 변화하는 네러티브 속에서 중국을 포함한 ex미국 국가들이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 네러티브에서 금리는 상승의 주요 요인이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약간은 다른 관점에서의 분석에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포인트는 지금 금 가격에는 투기성 내러티브가 기여한 바가 매우 큰 상태다... 입니다. 금리가 상승요인이라는 것이 아니고, 달러 실질금리라는 핵심 펀더멘털을 무시할 정도로 내러티브가 강하다는 이야기를 했죠. 디베이스먼트 내러티브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달러 실질금리를 배제하고, 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 편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화폐가 현대 금융시장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탈달러'라는 용어에 현혹되기가 참 쉬운 것 같습니다. :)

단적으로 금은 달러의 대체가 될 수 없어요. 어디까지나 보험일뿐이지. 명목화폐의 물리적 제약없는 공급과 신용을 통한 자본의 확장과 유통이 있었기에 급격한 경제 성장이 가능했으니까요.
탈달러가 유행어처럼 여겨지지만 (물론 본문에서 짚은 것처럼 유행이 빠르게 식고 있는 중), 현실적으로 달러의 대안이 정말 있나요? 절대적 양의 제약이 있는 금이 달러를 대체한다? 그러면 인류 문명은 중세시대로 돌아가야 될겁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작년부터 연저펀이랑 irp 에 금 관련 펀드를 적극적으로 비중에 싣고 있는 와중에, 해당 자산에 대해 좀더 풍부한 시각을 갖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부터 실물 금과 은 그리고 지금도 실버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너무 반가운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투기적 수요로 인해서 예전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임이 있다는 거에 매우 동의합니다. 실버 50달러 금 3000달러대에 갈 가능성도 충분히 고민해볼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잘봤습니다!
P.S 개인적으로 2021년에 귀금속 투자를 시작했을때 저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이였습니다.
혹시 추가 분석하실때 중국에 코멘트가 기대됩니다.

아이고 중국... ㅎㅎ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루머는 들은 적이 있는데, 그리고 그렇게 하는 이유도 납득이 가는데... 알려진 데이터가 없으니 뭐라고 코멘틀르 할 수가 없네요.
다만, 이것 한 가지... 시장에서는 중국이 미국채 비중을 대량으로 줄였다... 고 알고 있지만, 저는 이 주장은 믿지 않아요. 벌어들인 그 많은 달러를 소화할 수 있는 자산은 미국채 외에는 없거든요. 벨기에, 케이먼군도 등의 국가들의 미국채 보유율이 급증했는데, 이건 차명으로 보유한 중국 보유분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채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린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금 포지션을 올려서 가져가는 상태지만 반대의견도 유심히 보면서 자기획신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은 것 같습니다. 금값이 하락할거라고 보는 입장의 글들을 여럿 보았는데 크게는 다르지 않은 의견인 것 같습니다. 결국 실질금리와 역방향 패턴을 따라갈 것이라는 게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은 '이번에는 다르다'란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세계가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이제까지 경험했던 달러 일극체제는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 기본 포지션을 바꾸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잘 읽어보시면... 저는 달러 디베이스먼트 내러티브의 논리가 틀렸다라고 하지 않았어요. 저는 달러붕괴, 탈달러 현상은 앞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의 금 가격은 당장 내일이라도 그런 일이 벌어질 것처럼 프라이싱되어 있다...는 거에요. 논리의 정합성이 아니라 시간축의 문제입니다.

삭제된 대댓글입니다.

항상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이번 티모씨님의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여기서 1) 재정 우위 시대, 2) 트럼프의 TACO라는 요인을 고려하면, 금 가격의 상승이 달러 디베이스먼트 내러티브에 의한 상승분 중 일부는 납득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트럼프의 TACO 기대(+사모 신용 균열 우려)를 고려하면 이번 전쟁으로 금의 매도 역시 어느 정도 납득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감사합니다. 납득이 가신다면 오케이죠 뭐 ㅎㅎ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주식이 매력적이지도 않고 전쟁도 빈발하고 해서 5%정도 가져가고 있지만,
최근 급격한 상승세와 관련해서 전부 공감합니다.
위에서 말씀해주신 '금이 달러의 대체제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물리적으로 대체는 불가능하고,
결국 국력따라 달러의 지위는 유지가 되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있는 세계의 긴 시간선에서 헷지로 가져가기엔 금이 제일 마음 편하지 않나 싶네요

금을 보험자산으로 크지 않은 비중으로 유지하고 있는 분들은 이 아티클을 굳이 읽으실 필요 없다고 봐요.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내가 금을 보험으로 샀는지, 아니면 내러티브에 휩쓸려 샀는지... 이 판단이 중요하겠죠? 본문에서 제시한 시간축으로 본다면 2024년 이전과 이후로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궁금한 게 있는데, "21~23년에는 달러 실질금리가 급등하는데도 금 가격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구간에 들어섭니다." 이 구간은 왜 그런걸까요?
코로나로 인해 돈풀기가 시작되면서 이미 내러티브가 형성되기 시작한 지점인걸까요? 아니면 22년도에 발발한 전쟁 때문에?

그 구간이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가 가장 강했던 구간이었죠. 짐작컨데 중앙은행 수요가 가격을 떠받치는 중추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진짜 스마트 머니들도 이 구간에서 냄새를 맡지 않았을까...도 싶구요. 짐작입니다.

미텻다 겁나재밋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