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아티클에서 시간은 이란의 편이라고 했었죠. 이란은 팃포탯 플러스 전략으로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공산이 크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로 지정학적으로 질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도 했었죠. 오늘은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들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해상봉쇄는 유명무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점... 트럼프의 주장대로 미국도 해상봉쇄를 하여 이란의 원유수출이 막혀 이란의 시간도 부족해진 것 아니냐...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개념적으로는 타당해 보이죠. 하지만 해상봉쇄의 효용을 의심할만한 정황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해군이 이란 유조선을 나포했죠. 장소가 어디? 인도양... 정확히는 스리랑카도 훨씬 지난 벵골만 입구에서 나포했습니다. 위 지도에 나와있죠?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좌상단을 보면 미국 해군이 설정한 '봉쇄' 라인이 보입니다. 이란의 유조선은 봉쇄선을 한참 지나 벵골만까지 진출한 이후에야 미국에게 나포되었어요. 미국의 봉쇄가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었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죠?
봉쇄선을 저렇게 그려놓으니 마치 미국 함선들이 봉쇄라인에 일렬로 서서 대기하면서 검시검문을 진행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연안항구에 배는 정박해 있고, 봉쇄대상이 탐지되면 빠르게 출격해서 막는 겁니다. 문제는? 대형 함선인 구축함으로는 이걸 할 수가 없어요. 소형 고속정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이란 항구로 드나드는 선박만 선별적으로 막겠다는 거죠. 이건 모든 선박의 통행을 제한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이란 탱커가 봉쇄라인을 유유히 지나 인도양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거죠.


미국 중부사령부 (Centcom) 에서는 봉쇄로 인해 23척의 배를 회항시켰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봉쇄를 돌파한 이란 선박의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련 WSJ 기사 ...
호르무즈 해협의 구멍: 이란 연계 선박들, 미군 봉쇄망 뚫어
해상 정보기관인 로이즈 리스트 인텔리전스(Lloyd’s List Intelligence)와 화물 주선 브로커들에 따르면, 석유와 가스를 적재한 이란 연계 선박 20여 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군의 봉쇄망을 교묘히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4월 13일 봉쇄 조치가 발효된 이후, 최소 26척의 화물 적재 선박이 이란 항구를 드나들었습니다. 이는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해당 선박 중 23척을 회항시켰다고 발표한 것과는 상반되는 수치입니다.
미군의 봉쇄망을 통과한 선박 중 11척은 석유 및 가스 운반선이었으며, 그중 2척은 각각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그리스 소유의 일반 화물선 '바젤(Basel)' 호는 4월 15일 이란의 반다르 이맘 호메이니(Bandar Imam Khomeini) 항을 출발하여 4월 19일 봉쇄선을 통과했다고 아테네의 브로커들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습니다. 로이즈 리스트 인텔리전스 역시 이 선박의 봉쇄선 통과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불과 지난주, 미국 중부사령관 브래드 쿠퍼 해군 제독은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이란을 드나드는 모든 해상 무역을 완벽하게 차단했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아니... 항모전단이 3개나 배치돼고, 전단 소속 전투함만 30척에 가까운데 구멍이 숭숭 뚫린다고? 믿기 어렵겠지만 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 벌어질까...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의원의 유튜브에서 납득할만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약 200km인 서해 NLL을 30년 넘게 완벽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멋들어진 구축함이 있어서가 아니에요. 참수리급 고속정, 연안 전투함, 고속 미사일함과 같은 작고 빠른 함정들을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육지에 맞닿아있는 연안해협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고기동 해상전력이 필수라는 거에요.
그런데,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미국 해군은? 3개 항모전단, 30척에 가까운 전투함을 갖추고 있지만 이는 원양해군 편제이지 연안해협 봉쇄에 적합한 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더 문제는 미국 해군에 이러한 함선이 거의 없다는 거에요. 대부분 미국의 해상국경을 방어하는 해양경찰 (Coast Guard) 소속 함선입니다.
그러니까, 원양해군 편성일 수밖에 없는 항모전단에는 애당초 연안해협 통제에 필요한 근해용 고기동 함선을 편입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비유하자면 소잡는 칼로 닭을 잡으려 드는 격이에요. 봉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과연 해상봉쇄를 통해 이란을 조급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의 효용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 문제는 단순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무용론에 그치지 않습니다. 미국의 원양해군력을 동원해도 작은 해협 봉쇄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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