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시를 하며. 뜻하지 않았던 일들.




근 한달만에 글을 쓴다. 최근 몸이 좀 안좋기도 했고 반복되는 진료와 생활에서 약간의 매너리즘도 느끼고 있어서 글을 쓰는게 쉽지 않았다. 오늘은 오랜만의 글이라 가볍게 사진 전시를 하며 느끼거나 일어났던 일들을 조금 적어보려 한다.
라이카스토어에 전시되는 그룹전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내 사진 세 점이 걸렸다. 개인전은 아니지만, 내 사진이 프린트되어 대중 앞에 공개된다는 사실이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기쁘다기보다는 낯설고 어색하다. 모니터나 휴대폰 화면으로만 보던 이미지를 고급 인화지와 액자에 담아 전시하니, 내가 찍은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사실 지금처럼 대부분의 사진이 휴대폰으로 소비되는 시대에 비싼 돈을 들여 인화하고 액자에 넣는 행위 자체가 조금은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전시를 통해 느낀 점은, 사진은 결국 프린트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매트지와 액자, 그리고 인화지의 질감이 더해지면서 모니터 속 사진과는 전혀 다른 감각을 만들어낸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사진을 인화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인화된 사진이 더 특별하고 드문 존재가 되었다.
또한 사진이 걸린 공간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 라이카스토어라는 고급 매장에서 값비싼 카메라들과 함께 전시되니, 사진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공간이 주는 후광효과가 분명 있었다. 그래서 좋은 갤러리에 걸리는 게 왜 중요한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다만 이번 전시는 졸업작품의 일환으로 진행된 그룹전이기에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고 있다.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낸 개인전이 아니라, 그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인화해 걸어보는 경험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주변에 크게 알리지는 않았다.

Title: Pattern
이번 전시의 메인 사진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 내 포스트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했던 사진으로, 여러 공모전에 출품했고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이다. 질감과 패턴이 미니멀하게 담겨 있어 나 스스로도 만족도가 높은 사진이며, 사진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에 찍은 장면이라 이번 수업과도 자연스러운 연결점이 있다.
촬영 자체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사실 내 사진 대부분이 그렇다. 장면을 발견하기까지의 관찰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아주 짧다. 그래서 촬영 기술을 연마하는 것보다, 관찰의 깊이와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편이다.
Title : Cloud Shot & Pencil Bloom
우연에 의해 발생하는 시각적 착시와 사물의 형태변화를 포착한 사진이다. 세상에 숨겨진 이런 장면들이 얼마나 많을까. 이런 장면을 마주하고 사진으로 담는 다는 것만해도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물론 이런 장면을 쉽게 만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내 사진들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미니멀리즘이 가미되어 있다. 색, 형태, 질감 등 프레임에 담기는 모든 요소들을 가능하면 단순하고 인식하기 쉽도록 만드려 노력한다. 수평수직을 맞추는 것 이외에는 크롭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 촬영할 때부터 프레임안에 들어오는 요소를 단순화하려 노력한다.
내 사진을 구매하고 싶다는 분이 생겼다. 내가 직접 아는 분은 아니고 아는 분께 소개받은 병원 원장님이다. 병원 인테리어를 수정하며 내사진...






좋은 글에 마지막 사진까지 화룡점정이군요. 오늘도 잘 보았습니다.

하늘밥도둑님 항상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운 여름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액자에 걸려있으니까 그 동안 보여주셨던 사진인데도 느낌이 확실히 다르네요 ㄷㄷ 많이 배워갑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확실히 3차원의 세계로 나온 사진은 질감을 가지기에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구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문학적 소양도 이미 사진작품의 완성도 이상으로 감상적입니다. 글과 사진이 어울어진 재밌는 그림동화를 읽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즐거울수가... ^^

즐겁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항상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