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새 의대 이야기가 하도 많이 나와서 나도 한번 숟가락 얹어보려고 한다. 예전에도 가지고 있던 생각도 있고, 글을 보다가 공감가는 것도 있고 해서 대충 섞어서 정리해 본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의사와 다른 직종간의 기대소득 격차가 벌어졌다.
무엇보다도 다른 직군의 기대소득이 의사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상대적으로 의사의 가치가 올라간거다. 각 직업의 기대소득은 사실 그 산업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려있다. 산업화시대에 기초과학분야가 탑을 찍은 것은 그 분야가 폭발적인 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IT관련 학과가 상위권에 랭크되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AI라던지, 인터넷의 보급으로 그 산업이 엄청난 성장을 했을 때다. 전화기? 2010년 즈음해서 차화정 산업이 크게 성장하던 시절에 나름 잘나갔다. 경영학과 이야기가 많이 들리던 시절에는 벤처기업이라는 말도 같이 많이 들리던 시절이다. 어떤 산업이 성장하면, 그에 해당하는 학과에 사람이 몰린다.
지금까지 이런 저런 산업들이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관련학과들이 의대를 압도하기도 하고, 어깨를 견주기도 했다. 시대가 바뀌고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여러 학과들이 돌아가면서 인기가 있었고, 그만큼 인재들의 다양성이 확보되었다. 그런데 이제 한국의 고도성장은 끝나가고, 대부분의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젠 어떤 산업도 의대만큼의 기대수익을 보장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니 다들 의대로 몰릴 수 밖에.
여기에 의사 만큼의 안정성을 갖춘 직종도 없어졌다.
안정성도 직업을 고르는 아주 큰 기준이다. 안정성은 공무원이 각광받은 이유다. 이제는 민간 산업에서 정년까지 무탈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없어졌다. 이제는 대기업도 모든 신입사원을 50 넘어서까지 같이 갈 수 없는 단계에 왔다. 시업체가 성장하는 시기에는 같이 입사동기들도 오래오래 버티면 서로서로 부장-임원까지 갈 수 있었다.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 조직도 커지면서 점점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그런 성장의 시기는 끝났다. 조직에 불필요한 인원이 생겨버린 것이다. 정년 보장이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이것을 기업의 탓을 할 수도 없다. 어떤 산업도 모든 인원의 정년을 보장할 정도로 무한히 성장하지 못한다.
엘리트로써 이공계 일류 대학을 나온다고 해도 어떤 전공분야를 가지느냐에 따라 나의 커리어는 천차만별로 변한다. 석사를 지나 박사까지 올라가게 되면 매우 세부적인 분야에 기술을 가지게 되는데, 이 기술의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얼마 없는 경우가 생각외로 많다. 나도 박사까지 하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전공에 따라 취업의 기회가 크게 달라진다. 학교 선배들 중에서도 박사까지 다 따놓고도 어디 들어갈 곳이 없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