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재] 수학 없는 옵션 입문 13화 - 세타(θ)






지난 시간에는 옵션의 두 번째 그릭스인 감마에 대하여 배워보았습니다.
감마는 델타의 변화량, 자동차로 치면 가속도와 비슷하다고 알아봤고, 등가격(ATM)에서 최대가 된다고 공부해봤습니다. 동시에 델타 헷지, 감마 스퀴즈와 같이 투자를 하면서 종종 들어봤을 법한 용어들의 기반 원리에 델타와 감마가 깔려 있다는 것도 살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말미에, 옵션 매수 포지션은 방향성을 맞춰도 세타 때문에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잠시 언급하며 넘어갔는데, 이번 회차에서는 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편을 본격적으로 읽기에 앞서, 혹시 [시리즈 연재] 수학 없는 옵션 입문 6화 - 옵션의 시간가치를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세타의 원리적 측면에서 대부분이 해당편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세타는 "시간이 하루 흘렀을 때 옵션 가격이 얼마나 깎이는지" 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초자산 가격·변동성·무위험 이자율 같은 다른 모든 조건이 그대로라고 가정했을 때, 내일이 되면 옵션 가격이 오늘보다 얼마나 변하는지를 측정한 값입니다.
여기서 '변한다'는 말은, 99.9%의 경우 '깎인다'를 의미합니다. 시간은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만기까지 남은 시간(T)은 오로지 줄어드는 방향으로만 흐르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세타에는 마이너스 부호가 붙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옵션 매수자 입장에서 시간은 손실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산 옵션의 가치가 줄어드니, 그 변화를 음수로 표시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어떤 콜옵션의 현재 가격이 5달러이고 세타가 -0.05라면,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내일 이 옵션은 4.95달러가 됩니다. 모레는 4.90달러, 그 다음 날은 4.85달러... 이런 식으로 매일 시간이 가격을 깎아먹는 것이죠.
세타를 설명할 때 옵션 시장에서 가장 흔히 쓰는 비유가 바로 "가만히 둬도 조금씩 녹는 얼음" 입니다. 옵션을 매수하는 행위는 마치 얼음 한 덩어리를 사놓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만히 놔둬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얼음은 조금씩 녹아 사라집니다. 그게 세타입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가만히 있어도 손실이 발생한다" 는 점입니다. 지난 회차들에서 살펴본 델타나 감마는 기초자산이 움직여야 비로소 손익이 발생합니다. 시장이 옆걸음을 치면 적어도 델타·감마 쪽에서는 손실이 생기지 않죠. 그런데 세타는 다릅니다. 시장이 움직이든 안 움직이든, 시계가 똑딱거리기만 해도 손실이 누적됩니다.
다만 이 얼음은 평범한 얼음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녹다가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가속이 붙어 폭삭 무너지듯 녹는 얼음입니다. 왜 그런지는 바로 다음 절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한편 시장에는 옵션을 산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판 사람도 있습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정확히 반대입니다. 매수자의 세타가 -0.05라면 매도자의 세타는 +0.05입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한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면 매도자에게는 매일 세타만큼의 이익이 누적됩니다. 매수자가 잃은 만큼을 매도자가 그대로 가져가는 제로섬 구조죠.
매수자의 세타 :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매일 잃는 금액 (음수)
매도자의 세타 :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매일 버는 금액 (양수)
이 두 가지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그래서 옵션 매수가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게임이라면, 옵션 매도는 시간을 받고 위험을 떠안는 게임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매일 세타가 일정할 수가 없습니다. 세타는 대체로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커지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만기까지 남은 시간이 줄어들 수록, 전체 남은 기간에서 오늘 하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을 설명드리기 위해 지난 6회차에서 공부해보았던 옵션의 시간가치편에서 나오는 내용을 일부 발췌해와보겠습니다.
옵션의 시간가치는 어떻게 줄어들까요?
남은 시간에 비례해서 선형으로?
아니면 비선형으로?
이것도 예시를 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 상상해볼게요. 보험이 10년 남은 상태에서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그럼 내가 보험 만기전까지 사고가 날 확률은 얼마나 줄었을까요? 아마 거의 티도 안나게 줄었을 겁니다. 왜? 여전히 9년 12개월 30일이 남았으니까요. 하루라는 시간의 경과가 남아있는 만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겁니다. 그럼 시간가치도 거의 줄어들지 않죠.
1/(365일 × 10년) = 1/3,649 = 0.0274%
방금 지나간 하루가 남은 기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0.027%밖에 안됩니다. 거의 티가 안나죠.
근데, 보험만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만약 또 무사히 오늘 하루를 보내고 이제 하루가 남았는다면, 내일쯤에는보험 기간내에 사고가 날 확률은 대략 오늘에 비해 반 정도로 줄어들었을 겁니다. 왜?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내면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이제 이틀에서 하루로 절반이나 날아갈 테니까요.
1/2 = 50%
오늘 무사히 사고없이 보내는 하루가 남은 만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0%나 됩니다. 따라서 만기 전까지 사고가 날 확률도 엄청나게 줄었죠.
그래서, 옵션의 시간가치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선형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지수함수의 형태로 감소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옵션의 시간가치는 기본적으로 선형이 아니라 지수함수 형태로 감소합니다. 바꿔 말하면, 시간가치 감소에 대한 옵션가격의 민감도인 세타값은 지수함수 형태로 증가합니다. 세타는 일반적으로 매수자를 기준으로 생각해서 -부호가 붙으니 정확히는 세타의 절대값이 지수함수 형태로 증가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 가속 구조를 좀 더 정량적으로 보면, 등가격 옵션의 시간가치는 대략 만기까지 남은 시간의 제곱근(√t)에 비례 합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만기까지 100일 남았을 때의 시간가치를 기준으로 잡아보겠습니다. 그러면 25일 남았을 때 시간가치는 대략 √25/√100 = 5/10 = 절반 수준 입니다. 즉, 앞의 75일이 흐르는 동안 시간가치의 절반이 깎였고, 마지막 25일 동안 나머지 절반이 깎인다는 뜻입니다.
세타의 절댓값이 어느 행사가에서 가장 큰지는 지난 시간가치 편에서 이미 언급드린 바가 있습니다.
시간가치가 등가격에서 최대 → 매일 깎여나갈 시간가치도 등가격에서 최대
즉, 가진 게 많으면 잃을 것도 많기 때문에 세타도 등가격(ATM)에서 절댓값이 가장 큽니다.
등가격은 "위로 갈지 아래로 갈지 모르는" 가장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가능성의 값(시간가치)이 가장 풍부하고, 동시에 그 가능성을 매일 잃어가는 속도(세타)도 가장 큽니다. 가진 게 많은 옵션이 잃을 것도 많은 것이죠.
반면 깊은 외가격(OTM) 옵션은 어떨까요? "이미 내가격이 될 가망이 거의 없는 내놓은 자식들"입니다. 시간가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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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아하...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실전에 언제 써먹어봐야겠다는... 생각만 해봤습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