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재] #6. 승자와 패자, 그리고 수혜자와 피해자

[시리즈 연재] #6. 승자와 패자, 그리고 수혜자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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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핑
2026.05.05조회수 3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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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다운으로 가보자고>는 매크로 지표 또는 뉴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실제 포지션까지 투자의 전 과정을 기록하고, 추적함으로써 Valley AI가 지향하는 근거 중심의 투자를 실천하는 컨텐츠입니다.


여섯 번째 주제는, 미국-이란 전쟁입니다. 이미 한물 간 주제라고 여겨질 수 있지만, 여전히 동 주제와 관련하여 금융시장에서 의미 있는 투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들어가기 앞서, 이 글은 전쟁이 고조될 즈음 호옹이님께서 작성해 주신 이란 전쟁 이야기 한 숟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출발했음을 밝혀두겠습니다.


한 가지 더, 이번 글은 이전의 글들과 다르게 약간 돌아갑니다. 현상이 아닌 배경부터 살펴 맥락을 이해해야 보이는 게 있어서, 다소 장황해지더라도 차근차근 설명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런 주제에 대해서는 생소해서, 제가 이해하기 위해서 차근차근 쓴 점도 있습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1. 시장은 전쟁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반영하고 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습니다. 같은 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습니다.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35%가 통과하는 길이 사실상 막혔고, World Bank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공급 충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대부분의 헤드라인이 이 날짜를 전쟁의 시작점으로 다뤘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침공 다음 거래일인 3월 2일, 이스라엘 TA-125 지수는 단 하루에 약 6%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두 달이 지난 5월 초 현재 TA-125지수는 또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고, 12개월 기준 +70%를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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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인 나라이자 글로벌 에너지 충격의 진원지에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가, 호르무즈 봉쇄 한복판에서 증시 신고가를 찍는다니...? 가장 단순한 설명은 "전쟁 종료 기대감을 반영한다"이지만, 호르무즈는 여전히 봉쇄 상태고, 휴전은 깨졌다 회복되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안도 랠리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짚어야 하는데, 이 전쟁은 2026년 2월 28일에 시작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타임라인을 펼쳐보면:

  • 2023.10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가자 전쟁 발발. 이란 대리전(proxy) 네트워크 약화 시작

  • 2024.4 이란, 이스라엘에 드론·미사일 300여 발 직접 공격 (사상 첫 직접 공격)

  • 2024.7~9 이스라엘이 하니예 암살 → 헤즈볼라 삐삐 폭발 → 나스랄라 공습 사망

  • 2024.10 이란 탄도미사일 200발 2차 직접 공격 → 이스라엘 보복으로 이란 S-300 방공망 대부분 파괴

  • 2024.12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 이란 보급로 차단

  • 2025.6.13 Twelve-Day War — 이스라엘 +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격, 이란혁명수비대(IRGC)사령관 살라미 사살, 12일간 교전

  • 2026.2.28 미국·이스라엘의 본격 침공.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사살, 호르무즈 봉쇄

2026.2.28은 시작점이 아니라 정점이고, 시장은 단순히 전쟁의 종료가 아니라, 전쟁 이후의 새로운 질서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2. 호르무즈는 100%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전쟁은 끝나가지만, 호르무즈는 이제 불확실성이 높은 항로가 되었고, 중동에서 대체 항로 관련된 투자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경제 구조에 꽤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호르무즈가 다시 100% 개방되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이란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물리적으로 개방된다고 해서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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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호르무즈의 지정학적 중요도가 치명적인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절반이 중동에 있고, 그 절반의 대부분이 단 하나의 해협, 호르무즈를 통과합니다. 호르무즈가 단순히 좁은 길이 아니라 '병목'인 이유는 원유보다도 LNG 때문인데, 원유는 파이프라인으로 부분 우회가 가능하지만 LNG는 영하 162도로 얼린 상태로만 운반 가능하고, 파이프라인 수송이 불가능하며, 전용 LNG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카타르 LNG의 93%, UAE LNG의 96%가 호르무즈를 통과합니다. IEA 공식 보고서(2026.4)는 한 줄로 단언합니다. "There are no alternative routes to bring these volumes to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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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목 앞에서 국가별 입장은 완전히 다릅니다.

  • 미국: 셰일 혁명으로 이미 에너지 순수출국. 호르무즈가 막혀도 자국 공급에는 영향 없음. 오히려 유가 상승은 호재

  • 유럽: 2022년 러시아 가스 차단 이후 카타르 LNG로 갈아탐. 그런데 카타르 LNG는 다시 호르무즈를 통과해야 함. 공급자만 바뀌었을 뿐, 구조적 취약성은 그대로

  • 한국, 일본: 원유 70%가 중동산. 대부분 호르무즈 경유. LNG는 더 심각. 단기 대안 없음

이 게임의 4분할은 뚜렷합니다. 군사적 승자는 미국이고, 패자는 이란입니다. 그러나 지정학적 수혜자는 이스라엘이고, 피해자는 호르무즈에 의존하는 동맹국들인 한국, 일본, 유럽입니다. 이 분리가 이번 글의 핵심입니다.


3. 미국은 중동 균형과 중국 견제를 위해 중동에 다시 들어왔다

중동의 에너지가 없어도 에너지 공급에 영향이 없는 미국이 중동에 들어온 것은 직관에 어긋납니다. 심지어 미국은 오바마 2기 때 'Pivot to Asia'를 선언했고, 미국 입장에서 중동의 우선순위는 한참 떨어졌습니다. 트럼프 1기, 바이든 모두 이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미국이 발을 빼는 곳마다 중국이 들어왔습니다.

  • 2022.12 시진핑이 사우디를 방문, 아랍연맹과 중국 사상 첫 정상회담 개최

  • 2023.3 중국 중재로 사우디-이란 외교 정상화 합의 (베이징에서 4일간 협상)

  • 그 사이 일대일로의 중동, 남미 협력 확대

미국 입장에서 중동의 단일 강국 등장(이란 핵무장), 중국이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중동 전략 원칙은 "균형(Balance of Power)"입니다. 어느 한 나라가 중동 전체를 지배하면 안 된다는 것이 미국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원칙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중동을 단일 강국이 지배하면, 그 나라가 세계 에너지 공급을 통제하게 됩니다.


이 원칙은 역사적으로 일관되게 작동했습니다.

  • 1979년 이란 혁명: 이란이 반미 정권으로 바뀌자 미국은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지원했습니다.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이 사실상 미국의 묵인 하에 진행되었습니다.

  •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걸프전: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집어삼키면 이라크가 세계 원유 매장량의 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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