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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중국에서 반도체까지
3등상교양과 투자론

이란 전쟁, 중국에서 반도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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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man
2026.03.20조회수 4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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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man
구독자 1,098명구독중 27명
다양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쓰는게 목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게 호르무즈 해협에 함대를 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중국이 나오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2026년 3월의 현실은 그 정도로 흘러왔습니다. 미국은 이란과 전쟁 중이고, 유가는 개전 이후 40% 가까이 뛰었으며, 독일도, 스페인도, 이탈리아도 즉각 거부하거나 유보한 이 요청을 워싱턴은 결국 베이징에까지 꺼내들었습니다. 동맹국들이 줄줄이 손사래를 치자 적대국에 가까운 나라에 손을 내민 셈이니, 미국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이 한 장면이 상당히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의 반응입니다. (역시 전상돈님의 시의 적절한 분석에 감사드립니다) 베이징은 공식적으로 맞장구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동 특사 자이쥔(翟隽)을 조용히 파견해 사우디·UAE를 순방하게 했고, 공개 메시지는 "민간인 보호, 항행 안전, 에너지 시설 공격 금지"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급한 쪽이 불리한 법이고, 중국은 지금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협상 가능성을 살펴보고 그 수혜가 어디로 갈 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중국은 유가 충격에 얼마나 강한가

일부에서 언급하는 중국이 유가 쇼크에 내성이 있다는 말은 절반쯤 맞습니다. 전력 부문과 단기 비축 측면에서는 실제로 강한 편이지만, 원유 수입 구조와 해상 운송 의존도를 감안하면 장기 충격에는 여전히 취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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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력 구조를 보면, EIA 기준 2024년 중국 발전량의 59.3%가 석탄, 가스는 2.9%입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2025년 데이터로 올라와도 화력발전이 전체의 약 65%를 차지합니다. 아직도 석탄을 때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유가가 아무리 급등해도 전력 시스템이 곧바로 흔들리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산유국에 '에너지 인질'로 잡혀 있는 많은 나라들과 이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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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량도 상당합니다. 중국은 비축 규모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기 어렵지만, Reuters는 2026년 3월 기준 전략비축유를 약 9억 배럴, 수입 기준 78일~3개월 안팎으로 추정했습니다. 전략·상업 재고를 합치면 12억 배럴 이상으로 보는 분석도 있습니다. 가격이 낮을 때 사들이고 높을 때 줄이는 패턴도 일관됩니다. 실제로 2026년 1~2월에 중국은 수입과 생산을 합쳐 정제량을 하루 124만 배럴이나 웃도는 원유를 흡수했습니다. 가격이 내려오자 다시 사재기에 나선 것입니다.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석유 수요 증가세 자체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추가 완충재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중국은 이 재고를 지금 적극적으로 풀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은 전략비축유 방출을 허용하지 않았고, 시노펙의 상업비축 접근 요청도 거절했습니다. 일부 정유사는 가동을 줄였고 정제유 수출도 통제에 들어갔습니다. 이것은 내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반대로 재고를 극도로 보수적으로 다루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비축량이 크다는 사실이 곧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다 판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국의 재고는 협상 카드이지, 공공재가 아닙니다. 그래서 중국은 장기적으로는 취약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관리된 버티기’가 가능합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부국

에너지 공급만 따지면 미국이 구조적으로 훨씬 유리합니다. 2026년 미국의 원유 생산 전망은 하루 평균 1,360만 배럴이고, 호르무즈를 통해 들어오는 원유는 하루 약 40만 배럴로 전체 소비의 2% 수준에 불과합니다. 물리적 공급 차질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은 이 전쟁에서 거의 무풍지대에 가깝습니다. 다만 '직접 수입이 없으면 국내 유가도 무관하다'는 착각은 금물입니다. 석유는 세계 단일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호르무즈가 막히면 브렌트가 뛰고 브렌트가 뛰면 텍사스의 주유소 가격도 오릅니다. 미국이 산유국이라는 사실이 휘발유 가격을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반면 중국의 2024년 원유 수입은 하루 1,110만 배럴이고, 그중 92%가 해상 수송이며 54%가 중동산입니다. 러시아산 비중은 20%였고, 2026년 2월엔 러시아산 수입이 하루 207만 배럴로 사상 최고 추정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란·러시아·베네수엘라 같은 제재 대상국의 원유를 적극 활용하며 버퍼를 만들고 있지만, 베네수엘라도 사라져버린 마당에 중동 의존도 54%를 러시아만으로 대체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호르무즈 봉쇄가 수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중국도 진짜로 아파지기 시작합니다. 비축과 러시아산 확대는 시간을 사주는 장치이지, 구조적 해법이 아닙니다.

인내심 게임으로 들어가면 안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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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국의 결정적 약점은 에너지가 아니라 유권자입니다. 2026년 11월에 중간선거가 있고, 하원 전 의석이 다시 좌판에 내걸립니다. Reuters/Ips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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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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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2026.03.20

협상이 어서 타결되어 민간인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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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tycat
2026.03.20

인사이트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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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돈
2026.03.20

Ottoman님!

제가 언급한 부분을 이렇게 세밀하게 봐주실 줄 몰랐습니다.

중국의 비축을 협상 카드로 읽은 부분, 그리고 단기 버티기와 장기 취약성을 분리한 구조가 제가 "헷지 없는 중국"이라고 뭉뚱그렸던 부분을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도체 3단계 현실성 분석도, 칩셋과 장비의 위험도 차이도 정밀하게 다뤄주셔서 잘 봤습니다.

저는 해당 영역들의 밀도가 없어서 거칠게 넘어가는 편인데,

앞으로 생각할때도 오토만님이 언급해주신 부분도 잘 염두하면서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언급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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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man
작성자
2026.03.20

저보다 훨씬 꾸준하시고, 멋진 뷰에 감사하며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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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치
2026.03.20

상돈님 글 읽고 바로 이 글까지 읽으니 너무 좋네요 ㅎㅎ

언제나 ottoman님의 글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글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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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man
작성자
2026.03.20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유인원이고 그중에서도 침팬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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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yru
2026.03.20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이 협조?을 요청한 것이 글로벌 주요 국가들을 다시 관세로 때리기 위한 사전작업이었다고 보고 있어서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이 다른 국가의 손을 빌리려고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에너지 수출 금지를 비롯한 물가 억제 정책, 감세정책과 2차 보편 관세 정책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정책에 얼마나 여력이 남아있는지 모르겠으나 중국이나 미국이나 눈치게임을 살벌하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동 전쟁의 지연가능성과 종결가능성 중 지연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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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man
작성자
2026.03.20

맞습니다. 밀당이 길어질수록 고유가가 남기는 상흔도 커지고, 손상되는 정유시설과 가스시설도 많아지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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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 홍진채
2026.03.20

와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쟁 장기화로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상돈님과 Ottoman님 인사이트를 보면서 의외로 중국의 역할 때문에 이도저도 아니고 서로 승리를 외치면서 조기 종식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테크주와 더불어서 금리 동결 ~ 금리 인상 시나리오로 원자재 쪽이 많이 떨어졌는데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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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astle
2026.03.24

이 귀한글을 이제 보다니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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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무새
2026.03.2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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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
2026.03.24

중국의 역할을 궁금해 하던 차에 그 구도가 어떨지에 대한 고찰을 공유해 주셔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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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과 투자론
2026. 02. 2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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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제의 은, 오늘의 은 (下)

중국, 어제의 은, 오늘의 은 (上)

미리 시리즈 연재를 보고 오시면 도움이 됩니다! 인류 최초의 신용화폐 실험, 그리고 실패 송(宋)이 몽골에 밀려 망하면서 중국 대륙은 또 한 번 이민족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송이 세상에 남긴 것은 단순한 문물이 아니었습니다. 인류 최초의 본격적인 신용화폐 실험, 즉 "이 종이 자체는 아무 가치가 없지만 국가가 보증하겠다"는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그것입니다. 몽골의 원(元)은 이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한술 더 떠 귀금속 거래를 아예 통제하고 지폐만 쓰도록 강제했습니다. 방향만 보면 꽤 그럴듯했습니다. 문제는 몽골인들이 시장에서는 철저한 자유주의자였다는 것입니다. 좋게 말해 자유였지, 실상은 방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중화 문명이 황제에게 요구하는 '덕(德)'도, 화폐를 다루는 절제도 없었습니다. 결국 재정이 흔들리자 원의 지배층은 가장 쉬운 유혹에 빠졌습니다. 금화나 은화는 광산을 파야 더 만들 수 있지만, 종이는 찍으면 그만이었으니까요. 로마 말기에도, 훗날의 바이마르 공화국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던 그 유혹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 유혹을 이겨낸 정권은 많지 않습니다. 아주 익숙한, 전대미문의 인플레이션이 덮치고, 자연재해로 농업 기반까지 무너지자 중국 특유의 민란이 사방에서 터졌습니다. 거기다 몽골 지배층끼리 내전까지 벌이니, 제국 경영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복합적인 재앙이었습니다. 이 난장판 속에 주원장이 등장합니다. 문자 그대로 거리를 떠돌던 거지, 탁발승 출신의 그는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입지전적인 성과를 냅니다. 몽골을 몰아내고 명(明)의 시조가 됩니다. 거지가 통일 중국의 황제가 된 것입니다. 농민 출신이었지만 지폐의 가능성만큼은 알아봤는지 명 초에도 국가 보증 지폐인 대명보초(大明寶鈔)를 발행하며 실험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습니다. 고질적인 위조 문제와 화폐 가치의 지속적 하락을 당시 기술로는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수백 년에 걸친 지폐 실험은 그렇게 막을 내리고, 중국은 다시 귀금속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세금은 이제 돈으로만 받겠습니다..? 지폐가 사라졌다고 경제가 쪼그라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송 대에 이미 엄청난 규모로 팽창한 중국 경제는 명·청을 거치며 계속 커졌고, 장거리 교역과 전문 상인, 도시 노동자와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며 결제 수단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졌습니다. 소액은 구리동전으로, 고액은 은괴, 즉 은량(銀兩)으로 거래되었으니 마치 지금의 동전과 지폐의 관계와 흡사합니다. 지금 중동 산유국이 한국 선사에 석유를 팔 때 달러로 결제하듯, 당시 중국의 원거리 교역에서 기축통화는 은이었습니다. 은의 수요는 중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구조적으로 성장했죠. 그런데 16세기, 임진왜란 전후 시기에 명의 재상 장거정(張居正)이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립니다. 일조편법(一條鞭法), 일조는 한 줄이란 뜻입니다. 말 그대로 "모든 세금을 한 줄로 묶어 앞으로는 은으로만 내라"는 조세 개혁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너무나 당연한 소리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세금은 종류가 여럿이었습니다. 쌀로도 내고, 특산품으로도 내고, 우리의 몸으로 때우는 노동력으로도 냈습니다.부역(賦役)으로도 세금 내던 시절이었습니다. '홍시'로 세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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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제의 은, 오늘의 은 (上)

케빈워시라는 트럼프의 승부수

케빈 워시(Kevin Warsh)라는 이름은 금융계에서 그리 낯선 이름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은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이죠. 당연히 우리도 모릅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자를 내민 것은 꽤 교묘한 카드로 보입니다. 아니, 카드가 아니라 방패죠. 트럼프가 연준 독립성을 흔들며 저금리 정책을 밀어붙이려 할 때, 시장이 패닉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줄 수 있는 유일한 방패. 유년기 저는 출생, 출신부터 사람의 바이오그래피를 쌓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간략하게 보겠습니다. 그의 출생지는 올버니입니다. 올버니는 그 뉴욕시가 위치한 뉴욕의 주도로 한국으로 치면 과천에 댈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거대한 상업수도 근처의 행정적 기반이라고 부를 수 있는 도시죠. 케빈 워시의 아버지 로버트 워시는 변호사였습니다. 그것도 지역 올버니 정치에 영향력이 있는, 그런 변호사였습니다. 워렌 버핏과 비슷한 방식의 교육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워시의 성품을 판단하기에 중요한 근거로 보입니다. 하지만 케빈은 단순히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조용한 모범생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그는 지역 최고의 테니스 선수였다고 합니다. 테니스 취미 역시도 꽤나 사람을 표현하는 스포츠인데요. 우선 미국의 3대 스포츠인 단체 스포츠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마냥 부유한 자들의 전유물인 골프와 같은 정적인 (골프 좋아시는 분들 죄송합니다) 스포츠도 아니죠. 미국에서는 스포츠를 하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라지만 이는 그가 유년기부터 일반적으로 꽤나 엘리트 교육을 받았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면서도 버핏과 비슷한 방식의 엘리트 정치-금융 기반이 있음에도 운동을 잘했다는 것은 확실히 다른 점이 있네요. 시장이 보는 그의 젊고 활동적이면서도 원칙적인 그런 고고한 모습을 참 잘 담아내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테니스만 잘하는게 아니라 공부도 당연히 잘했습니다. 여기서 그의 첫번째 선택이 드러나는데요, 워시는 성적이 좋으니 일반적으로 동부 엘리트의 전형적인 코스를 밟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서쪽을 택했습니다. 그는 스탠퍼드로 향한 것입니다. 미국의 서부는 동부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동부가 금융이고 행정이라면, 서부는 테크와 혁신을 상징하죠. 서부행 1988년, 케빈 워시는 스탠퍼드에 들어갑니다. 전공은 공공정책학. 그리고 타이밍이 절묘했습니다. 바로 그 시기, 실리콘밸리가 태동하고 있었으니까요. 그가 스탠퍼드에서 공부하던 1990년대 초반은 인터넷이 막 상용화되던 시절입니다. 당시 캘리포니아 차고에서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막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이 시기의 경험이 훗날 그가 'AI 생산성 혁명'을 지지하는 이론적 토대가 된 듯합니다. 이 당시를 이끌던 실리콘 밸리의 테크는 그야말로 눈부셨거든요. 빌게이츠가 이 시절을 이끌던 거목이죠. 워시는 스탠퍼드를 졸업한 후, 그는 다시 동부로 향했습니다. 이번엔 하버드 로스쿨로 말입니다. 하버드 로스쿨은 명실공히 서울대 법대 포지션의 미국 최고의 법대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금 연준의장인 제롬 파월도 변호사 출신, 즉 로스쿨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워시와는 로스쿨 이외의 경력이 크게 갈리는데요, 보시죠. 엘리트코스와 엘리트결혼 1995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케빈 워시는 모건스탠리에 입사했습니다. M&A 부서였습니다. 파월이 로스쿨 이후 미 연방 재무부...
교양과 투자론
2026. 0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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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워시라는 트럼프의 승부수

무주택자는 정말 '집값 인버스'를 들고 있는 걸까?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는 댓글이 있습니다. "무주택으로 남아 있는 건 집값에 숏 포지션 잡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말입니다. 심지어 "주식은 안 사면 중립이지만, 집은 1주택이 중립"이라는 주장까지 등장합니다. 처음 들으면 꽤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이 문장을 자세히 뜯어보면, 반은 통찰력있는 표현이고 반은 과한 수사입니다. 특히 "숏"이라는 표현은 생각보다 훨씬 강한 단어입니다. 숏이 뭔지부터.. 금융시장에서 숏(short)은 명확한 구조를 가집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손실이 커지고, 내리면 이익이 납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손실은 무한대까지 갈 수 있습니다.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했는데 주가가 3배 오르면? 그만큼 손실이 불어납니다. 그런데 무주택자의 상황이 정말 이런 구조일까요? 무주택자의 실제 손익은 "집값"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핵심은 매달 내는 전세금이나 월세입니다. 집값이 올라도 임대료가 덜 오르면 체감 손실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집값이 정체돼도 임대료가 폭등하면 타격은 커집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집값은 크게 올랐지만, 전세가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지역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지역에 사는 무주택자는 "집값 숏"처럼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2022년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하락했는데도 월세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즉 무주택은 "집값 숏"이 아니라, 더 정확히는 주거 서비스를 매달 현금으로 결제하는 상태입니다. 투자 용어로 말하면 '주택가격 베타를 보유하지 않은 채, 거주 비용(캐리)을 지불하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1주택은 정말 '중립'일까요? "1주택이 중립"이라는 말도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실거주 1주택은 단순히 '롱 포지션 1개'가 아니라, 실제로는 여러 요소가 뒤섞인 복합 포지션입니다. 실제로 1주택 보유자는 다음을 동시에 들고 있습니다: 주택가격 상승 노출 - 자산으로서의 집값 변동에 직접 영향을 받습니다. 임대료 인플레이션 헤지 - 집값이 오르면 보통 임대료도 오르는데, 본인은 임대료를 안 내니 이를 방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금리 리스크 - 대출이 있다면 금리 변동에 직접 ...
교양과 투자론
2026. 0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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