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금리가 긴축인가? + 우린 누구에게 돈을 빌린 것일까?

왜 고금리가 긴축인가? + 우린 누구에게 돈을 빌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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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1조회수 48회

오늘도 그냥 썰입니다. 이건 정말 근본적인 이야기인데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거나 간과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어떤 분은 뭐 이렇게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 장황하게 이야기하냐고 하실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사기꾼 같은 음모론 이야기를 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건 유동성을 보는 제 프레임이니, 비판적으로 보시면서 오류를 정정해 주시거나 다른 의견을 주셔도 좋습니다.


먼저 두 개의 질문으로 시작겠습니다.


  1. 왜 고금리는 긴축적이고, 저금리는 완화적인가?

  2. 대한민국 가계부채 GDP 대비 100%, 우리들은 누구에게 돈을 빌린 것일까?


첫번째 질문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1. 왜 고금리는 긴축적이고, 저금리는 완화적인가?


왜 고금리는 긴축적인 것일까요? 금리가 올라가면 채무자는 높은 금리를 내지만 채권자는 높은 금리를 받지요. 그러니까 예금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금리가 올라갈 때 경제환경이 더 좋은 것 아닌가요?



채무자가 약자니까 금리가 올라가면 약자가 힘들어져서 긴축적인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들은 담보로 제공할 자산이 있거나 신용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현실에서 과연 부채를 가진 사람들이 경제적 약자이고, 예금을 가진 사람들이 경제적 강자인가요?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2024101438031



Valley AI 초심자 해설에서 잘 설명해주신 현재 미국 연준의 금리 조절 방식을 생각해보면 더 이상합니다.


양적완화 시대 이후 충분한 지급준비금 시스템(플로어 시스템)은 연준이 직접 이자를 주면서 금리를 조절합니다. 연준이 5.25~5.5%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방법은 연준이 은행들에게 직접 5.4% 지급준비금(IORB) 이자를 지급하고 비은행들에게 5.3% 역레포(RRP) 이자를 지급해서 은행, 금융기관이 더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죠.


과거 부족한 지급준비금 시스템에서 연준이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을 부족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기준금리를 높이는 것은 긴축적이라는 것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충분한 지급준비금 시스템은 연준이 직접 높은 이자를 주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절합니다. 덕분에 은행들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게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심지어 개인들 역시 MMF를 통해 연준의 역레포가 제공하는 가장 안전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뭔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죠?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직접 돈을 찍어서 그 많은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니. 이런 방식으로 금리를 높이는 것이 정말 긴축이 맞나요? 연준은 이렇게 높은 금리의 이자를 직접 주면서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의 답을 하기 전에 두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2. 가계부채 GDP 대비 100%, 우린 누구에게 돈을 빌린 것일까?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 수준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죠.

우리나라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도 높습니다. GDP 대비 120%를 넘어서 IMF 직전 수준과 유사합니다.


https://www.mk.co.kr/news/economy/11184934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 수 있죠. 채무자가 있으면 채권자가 있죠. 누군가가 돈을 빌려줬으니까 가계도 기업도 돈을 빌렸겠죠? 우린 그 많은 돈을 누구로부터 빌린 것일까요? 


우리는 신용창조를 통해 화폐를 발행합니다. 아래 기사 교수님의 설명이 신용창조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설명이죠. 그런데 이 전통적인 설명은 신용창조가 직관적으로 잘 와닿지 않습니다. 아래와 같은 은행의 신용창조에 대한 전통적인 설명대로라면, 내가 은행 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친구에게 돈을 빌려줘도 시장의 전체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것인데, 은행의 여신과 나의 여신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이 내용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시나요?


https://www.nongmin.com/article/2019062531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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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래 양영빈 기자님의 설명처럼 조금 다르게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은행은 문자 그대로 신용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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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결국 초심자를 위한 해설 1. 대출은 예금이다?를 또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신용 창조는 현대 경제생활의 근원적 요소에 가까운데 대단히 혼란스럽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https://www.valley.town/wsaj-premium/beginner/6707a48e2bced86660e5d0ec


저는 양영빈 기자님의 설명이 직관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고 현실에 조금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조금 더 쉽게 예를 들어볼까요?

돈이 없는 A가 신한은행에서 1억 대출을 받아 신한은행 계좌를 가진 B로부터 부동산을 사고자 하는 상황입니다.

  1. A가 신한은행에서 1억 대출을 받는 순간 A의 신한은행 계좌에 1억 부채와 1억 예금이 동시에 기록됩니다.

  2. 신한은행의 대차대조표는 A에 대한 대출을 실행하는 시점에 커집니다. 그 시점에 신한은행 부채 계정에는 A에 대한 1억 예금부채를 늘리고, 자산 계정에는 A에 대한 1억 대출채권을 늘립니다.

  3. A가 부동산 등기이전을 받으면서 B에게 이체를 하는 순간 A의 계좌에는 1억 부채만 남고, B의 계좌에 1억 예금이 찍힙니다. 이 시점에 신한은행의 대차대조표 크기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신한은행은 부채 계정의 예금부채를 A에 대한 예금 부채에서 B에 대한 예금부채로 채권자 이름만 수정하면 됩니다.

  4. A의 계좌는 신한은행인데, B의 계좌는 국민은행이라면 최종적으로 서로의 예금 이체가 상계된 이후 잔액에 대해 신한은행의 한국은행 지급준비금 계좌 금액이 국민은행의 한국은행 지급준비금 계좌로 이체될 뿐입니다. 일반인과 은행과의 예금계좌는 은행과 한국은행과의 지급준비금계좌와 같은 관계입니다. 어쨌든 신한은행의 지급준비금이 국민은행의 지급준비금으로 이체할 때는 한국은행의 전체 지급준비금 계좌 크기도, 대한민국 전체 은행의 자산과 부채 크기도 변화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A의 대출로 인해 B의 예금이 발생한 것입니다. 두번째 질문의 답이 나왔습니다. 결과를 정리하면 B의 부동산을 산 A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는 바로 그 부동산을 팔고 A의 대출로 만들어진 예금을 받은 B입니다.


핵심은 대출이 먼저라는 점입니다. 돈(예금)이 있어서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출을 해줬기 때문에 돈(예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매커니즘으로 대출이 신용 창조를 통해 돈(=신용화폐=유동성)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설명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신용창조를 하는 방식은 1억 예금을 먼저 받으면 700만원을 지급준비금으로 넣고 9300만원을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하지만(수시입출금예금의 지급준비율은 7%입니다.), 조금만 다르게 설명하면 하나은행이 수출업체로부터 받은 5000달러를 한국은행 외환보유고로 넘기고 한국은행으로부터 지급준비금으로 700만원을 받으면(하나은행의 지급준비금이 700만원 늘어나면), 그 700만원 지급준비금을 이용해 1억까지 그냥 신용창조를 통해 허공에서 돈을 만들어 대출을 해주면서 1억 수시입출금 예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사족으로 조금만 더 복잡한 내용으로 들어가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바로 은행들 사이의 지급준비금 수요공급금리(콜금리)만 조정하는 것입니다. 5% 기준금리에서도 은행의 대출이 늘어나면 은행의 예금이 늘어나고 지급준비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들 사이에 필요지급준비금을 맞추기 위한 콜금리가 5.1%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은 지급준비금 공급을 늘려서 다시 콜금리를 5%로 맞춥니다. 반대로 2% 기준금리에서도 은행의 대출이 줄어들면 은행의 예금이 줄어들고 지급준비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은행들 사이에 필요지급준비금을 맞추기 위한 콜금리가 1.9% 이하로 내려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이 지급준비금 공급을 줄여서 다시 콜금리를 2%로 맞춥니다.


정리하면 고금리에서도 대출의 수요가 많으면 한국은행은 어쨌든 그 기준금리만 유지되는 것을 목표로 그 대출의 수요에 맞게 본원통화(지급준비금)를 늘립니다.


어쨌든 우리나라는(거의 우리나라만) 어떻게 주식을 갖고 있지도 않으면서 주식을 팔 수 있냐고 무차입 공매도를 범죄로 처벌하지만, 현대 경제활동은 이미 200년 전부터 돈도 없으면서 돈을 빌려주는 은행 시스템 위에서 진행되어 왔습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도 나옵니다. 저금리가 완화적인 이유는 저금리가 대출 증가세를 늘려서 전체 화폐량을 늘리기 때문입니다.


대출로 돈을 만들어내는 은행 시스템의 함의


은행 시스템을 이렇게 이해하고 나면 여러가지 함의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저금리가 완화적인 이유는 대출 증가세를 늘려서 전체 유동성을 늘리기 때문이다.


    고금리가 긴축인 이유는 고금리가 지속될 때 사람들은 돈을 빌리지 않고 오히려 돈을 갚기 때문입니다.

    저금리가 완화인 이유는 저금리 상황에서 사람들은 돈을 갚지 않고 돈을 더 많이 빌리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직접 돈을 찍어서 5% 이자를 주면서 5%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이유는 5% 이자를 주는 효과보다 금리가 5%이기 때문에 더 이상 대출을 받지 않고 기존 대출도 상환해버리는 것이 전체 화폐량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전체 경제의 관점에서 정리해보면, 대출이 늘어날 때 유동성(돈)은 늘어납니다. 대출이 줄어들면 유동성(돈)은 줄어듭니다.

    대출이 줄어들면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것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용파괴만을 생각할 수 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채무를 상환해도 위 매커니즘이 반대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유동성이 줄어듭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버냉키가 양적완화를 했던 이유도 더 쉽게 이해됩니다. 기준금리를 0%까지 내렸는데도 장기금리가 높으니 사람들은 장기로 돈을 빌리지 않았고, 버냉키는 장기금리도 직접 끌어내렸습니다. 사람들은 안심하고 장기로 돈을 빌렸고, 그만큼 장기로 돈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부동산을 팔고 갑자기 큰 돈이 생긴 B(앞선 설명대로라면 B는 은행이라는 중개기관을 거쳐 최종적으로 A에 대한 채권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은행예금이라는 매개체를 거쳤기 때문에 B는 자신의 채권을 완전한 돈으로 인식합니다)는 보통 씀씀이가 커지고 큰 손이 됩니다. 사업가와 사기꾼들이 B 주변으로 몰려들어 이 돈을 노리게 됩니다.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누군가가 돈을 빌리고, 그 반대급부로 큰 돈이 생긴 B가 많아지면서 돈이 늘어나고 또 앞으로도 돈이 늘어날 추세가 확실시되면 그 돈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케인즈가 말한 기업가 정신, 야성적 충동을 자극하게 됩니다.

    여기서 기술과 혁신으로 무장한 사업가들과 함께 사기꾼과 도박꾼들도 그 돈을 나눠갖게 됩니다. 미국에도 사기꾼과 도박꾼들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버냉키가 돈을 뿌렸던 2010년대였기에 일론머스크의 테슬라가 살아남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시기에 엘리자베스 홈즈의 테라노스도 탄생했습니다. 어쨌든 미국은 미국이 가진 힘으로 충분히 성공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라고 유동성이 늘어났던 그 시기에 부작용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내내 전세계 1~3위를 다투던 시기동안 꺼져가던 스타트업 생태계의 불씨도 부활했습니다. 스타트업 지놈이 발표하는 전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 2020년 서울이 20위로 랭크되었고, 2024년에는 세계9위까지 올라왔습니다. 원래 도파민을 자극하는 도박사의 투기적 충동과 사업가의 야성적 충동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돈 값이 싸고 돈이 넘쳐 흘러야 사람들이 쉽게 사업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https://www.etnews.com/20240610000193


  2. 인류는 진보하고 기술은 발전하고 생산은 멈추지 않으므로 통화량이 줄어들어선 안 된다.


    중앙은행은 금리 조절을 통해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려 합니다. 신용이 파괴되고 모든 사람들이 대출을 갚기 시작하면서 대출 총량이 줄어든다면 화폐가 희소해지고 가치가 올라가면서 디플레이션에 빠지고 더 심각해지면 '대차대조표 불황'에 빠지게 됩니다. 중앙은행은 실제 경제성장에 비해 대출증가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금리를 올려서 그 속도를 줄이려하고, 대출증가속도가 너무 느려지거나 심지어 전체 대출이 줄어들 기색이 보이면 금리를 낮춰서 대출을 늘리려 합니다.


  3. '폰지'처럼 느껴지는 이 시스템 덕분에 모든 은행들이 '이자'를 지급할 수 있다.


    계속 돈을 빌리는 사람이 있으니 전체 통화량이 늘어나면서 은행이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이 이자를 받으려 하는 것은 당연한데, 어떻게 돈을 빌린 모든 은행이 그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통화량이 계속 늘어나야 합니다. 폰지와 투자의 경계는 굉장히 불분명합니다. 신용사회에서의 경제활동이라는 것은 대부분 어느 정도 폰지의 성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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