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구루 주인공은 이 코너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인데요, 바로 켄 그리핀입니다.

제목에 레이 달리오를 능가한 새로운 헤지펀드의 제왕이라고 써놓은 이유는, 켄 그리핀의 시타델이 누적 수익에서 레이 달리오의 브릿지워터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타델은 헤지펀드 누적 수익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돈 되는 건 물불 안 가리고 하는 방식 때문에 악명이 높은 편이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2023년 헤지펀드 매니저 연봉 2위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연봉이 26억 달러, 한화로 약 3조 4천억원입니다… 억대 연봉이 아닌 조대 연봉이죠(뒤에 우수리라도 좀 떼어 주시면…).

헤지펀드 매니저 연봉 Top 15. 출처: 블룸버그
헤지펀드의 제왕인만큼 어렸을 때부터 투자 영재의 길을 걸었을 것 같지만 실은 실리콘 밸리 기업가의 싹수를 보여왔던 인물입니다. PC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할 즈음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한 그리핀은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고, 고등학생 때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다른 기업에 팔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실리콘 밸리 기업가의 길을 가나 싶었던 그리핀은 대학에서 옵션을 접하게 됩니다. 홈쇼핑 기업들이 과대평가되었다는 뉴스에 영감을 받고 홈쇼핑 기업 풋 옵션을 매수한 것이 그의 첫 투자였습니다. 이후 파생상품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그리핀은 퀀트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고 영화 21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에드워드 소프의 <시장을 이겨라(Beat The Market)>라는 책을 읽고, 투자에 자신이 잘하는 프로그래밍을 접목시킬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이후 자신의 펀드를 시작한 그리핀은 1990년 시타델을 창업하게 됩니다(자신에게 영감을 준 에드워드 소프의 투자도 받게 되고요). 알고리즘 트레이딩으로 시작했던 만큼 퀀트, 특히 HFT 쪽에서 이름을 날리게 되고 지금은 마켓 메이킹뿐만이 아니라 재보험이나 에너지 컨설턴트까지 폭넓은(혹은 돈 되는 건 다 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 됩니다.
위클리 구루 첫 등장이다보니 소개가 길었습니다. 켄 그리핀이 최근 시장과 AI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우선 시장에 대해선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최근 예상치를 웃돈 CPI에 대해 쇼크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요한 것은 컨센서스에서 0.1% 더 나왔냐 덜 나왔냐가 아니라 인플레의 안정 추세가 유지되느냐 뒤집히느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다시 인상하는 것이 최악의 금리 시나리오이고, 연준도 이것을 알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보다 한 박자 혹은 반 박자 늦게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것이 그리핀의 생각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천천히 내리는 또다른 이유는 힘의 부족입니다. 사람들은 연준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엄청난 권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인플레이션 문제 앞에선 나약한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인플레를 부추기는 요인은 탈세계화라는 거대한 세계 질서의 변화와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지탱하기 위해 찍어내는 부채인 반면 이런 인플레를 잡는 도구는 연준의 금리 하나뿐이기 때문이죠.
이 두 헤비급 선수들 외에도 연준이 인플레 파이팅을 위해 싸워야 할 대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입니다. 노동 시장이 조금씩 약해지는 것을 보고 연준이 금리를 빨리 내릴 것이라고 김치국을 마시고 있는 시장 때문에 자산 시장이 상승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금융 환경이 완화적으로 바뀌면서 연준은 인플레를 잡기 더 힘들어집니다.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가 오히려 금리 인하를 낮추는 꼴이 된다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인플레이션이 3%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지만 아직 큰 위기는 아니며 다만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침묵시키기에는 장애물이 많기 때문에, 시장의 생각보다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는 현재 주식 시장이 상당히 양분화 되어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쪽에선 M7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혁명에 대한 엄청난 믿음으로 높은 멀티플이 형성된 곳이 있는 반면 다른 한 쪽은 역사적인 평균치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양분된 시장에서 어떤 곳에 투자해야 할까요? 그리핀은 리스크를 안고 거대한 꿈에 베팅하거나 리스크를 덜 지고 평균치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베팅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둘 중 어느게 더 나은 선택인지에 대한 답은 본인도 모르겠다면서 일단 자신은 양쪽 모두에 투자하면서 헷지도 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럼 AI 주식들 중에선 어떤 종목을 가장 좋게 봤을까요? 켄 그리핀은 가장 많이 오른 엔비디아가 가장 좋아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로 대표되는, LLM의 해자가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LLM을 만드는데 필요한 어마어마한 학습비용 때문에 경제적 해자가 구출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 해자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최근 OpenAI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