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
안녕하세요.
오늘의 시황일주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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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산군별 동향

최근에 기다리고 있던 조정세가 찾아와서, 주식, 국채, 골드, 원자재 대부분의 자산군들이 전방위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단기적인 조정세를 기다렸던 로직은,
지난 4월의 조정부터 거의 3개월간 유지된 상승이 기술적으로 부담이 많이 오고 있고,
실적 시즌에 자사주 매입이 줄어드는 Black Out 기간에 들어가고,
실적 시즌에 포워드 가이던스가 하향될 수 있는 리스크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Nike, ASML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하향되면서 쇼크들이 보이고 있는데요. 다만 더 매크로적으로 직접적인 조정의 트리거가 된 원인은 트럼프의 총격 사건이었습니다.
당초 계획은 S&P 500이 5250 - 5350 정도, 고점대비 5~7% 정도 빠지면 지금 현금화해뒀던 부분을 침체기와 인플레이션에 나쁘지 않은 섹터 쪽으로 매수 진입하는 것이었는데, 조정을 기다렸던 부분은 맞아가고 있지만 조정이 온 트리거가 원래 예상했던 이유에 비해 조금 이질적인 트리거가 섞여 있는만큼 대응에도 심사숙고를 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당연히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제가 시황칼럼에서 5~7% 수준의 조정 후 대선까지 반등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했던 근거를 되돌아보면, 그 중심에는 옐런이 있었습니다. 옐런은 5월 1일 QRA 발표부터 시작해서 엔화 개입 자제 촉구까지, 바이든의 재선을 위해 본인이 가진 권한을 종횡무진 휘두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아 왔는데요. 연준 못지 않게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재무부 장관이 저 정도로 강한 의지를 피력하다 보니, 저 또한 옐런의 의중을 저의 하반기 뷰에 많이 반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그녀도 바이든의 노쇠함과 경도 치매 증상에서 오는 각종 말실수, 그에 이어지는 사퇴까지는 예상하지도, 막지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대선 정국이 급변하면서 머리가 가장 아픈 사람 중 하나가 아마도 옐런이 아닐까 하는데요. 어쨌든 트럼프의 부상은 단순히 조정의 트리거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5~7% 조정 후 대선까지 랠리라는 시나리오의 주된 근거마저 흔들었습니다. 그러니 기존의 계획을 고수하기보다는 유연한 입장을 취해야할 것입니다.

위 1, 2, 3, 4번 시나리오는 엘리엇 파동 이론과 제 경험에 의거해 루트를 그려본 것이지만, 주가가 저런 패턴을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그 어떠한 보장도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패턴은 무시하셔도 무방합니다. 중요한 것은 매크로와의 접점입니다.
1번 시나리오는 경기 둔화 조짐이 지나치지 않은 상태에서 옐런이 유동성을 꾸준히 대선까지 뿌릴 경우
2번 시나리오는, 이대로 대선까지 랠리하기는 기술적으로 힘드니 한 차례 쉬어가려는 압력과, 경기 둔화 조짐이 조금씩 가시적이 되어가는 부분 때문에 짧은 조정이 오지만, 옐런의 유동성 풀기로 랠리가 지속되는 경우
3번 시나리오는, 옐런이 유동성 풀기를 잠시 중단했다가 새로운 민주당 후보의 부상과 함께 재개하는 경우
4번 시나리오는, 바이든 사퇴에도 불구하고 이변없이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가파른 하락세로 이어지는 경우
6월 말까지만 해도 베이스 시나리오는 2번이었고, 1번의 가능성도 꽤나 유의미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3번 시나리오를 베이스 시나리오로 보고 있고, 굳이 러프하게 확률을 배분하자면 기존의 35%, 50%, 15%, 0%에서 현재 20%, 30%, 40%, 10%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옐런의 한방
트럼프의 토론 우위와 총격 사태에 따라 최근 1~2주 동안 트럼프쪽으로 무게추가 확 기울었고, 시장 움직임도 트럼프가 재선되었을 때를 상정한 섹터 로테이션이나 자산군 가격 변화가 주도했는데요. 그래도 잊어선 안되는 것은 여전히 바이든의 임기는 남아 있고, 옐런의 총알도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연말까지 시장 유동성을 좌지우지할 막강한 권한은 트럼프가 아닌 옐런과 파월에게 있는 것이죠. 물론 옐런이 금융시장을 홀로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바이든의 사퇴처럼 옐런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부터 대선까지는 파월만큼이나 강력한 플레이어입니다. 오히려 파월은 중립이어야할 의무에 명시적으로 묶여 있는데다 보는 눈이 많은 만큼, 옐런의 운신의 폭과 그에 따른 영향력은 파월보다 적어도 앞으로 6개월 동안만큼은 더 클 수도 있는 것이죠.
파월 쪽의 경우, 저는 감으로는 파월이 트럼프를 싫어할 거라 생각하지만 어쨌든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기반해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투자 의사판단에서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파월 쪽은 Fedwatch에서 드러난 컨센서스, 9월 1회 금리 인하를 디폴트로 두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Fedwatch 컨센서스가 연내 6회, 4회 인하 등의 모습을 보였기에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완화적이라 생각해 왔는데, 지금의 컨센서스 스케쥴에는 꽤나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럼 지금, 옐런의 입장에서 본인의 TGA 계정의 재정지출을 어떻게 플레이하는 것이 최적일까요?
지금부터는 어디까지나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옐런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가정을 한다면, 그는 우선 미국 국민들에게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경제는 조진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트럼프의 재선이 확실한 듯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는 금융시장이 가파른 조정, 하락장을 겪는 것을 선호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대선까지 계속되면 결국 바이든 임기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적당한 기회에 이를 되돌려야 하는데 그 반등의 공을 새로운 민주당 후보(=아마도 카멀라 해리스)에게 돌리기 위해 그가 민주당 측 챔피언으로 전면에 나서는 시점을 타겟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 측에게 중요한 날짜는 8월 19일부터 8월 22일로, 민주당 전당대회(Democratic National Convention)이 시카고에서 열립니다. 이 날짜에 원래 바이든이 공식적으로 재선 후보로 지명될 예정이었으니, 새 후보도 이 때 지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해리스가 바이든보다 월등히 낫지는 않지만, 적어도 1~2% 포인트 정도는 바이든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아래는 7월에 행해진 여론조사로, 친공화당 측인 Fox News도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는 것을 보면 어쨌든 옐런은 비벼볼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옐런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트럼프의 급부상과 함께 시작된 주식시장 하락이 5~7%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10% 이상)로 시장에 공포감을 심어준 뒤, 해리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8월 19~22일 시점부터 그녀의 온건함에 안심하듯이 상승을 재개해서 대선까지 쭉 달리는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습니다.

TGA 계정의 경우, 6월에는 지출에도 불구하고 세수 덕분에 소폭 상승할 수 있었는데, 만약 이 계정과 정부 지출의 추이를 매주 지켜봤을 때 8월 초중순까지 옐런이 지출을 홀딩하고 있는 모습이 관측된다면, 이러한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점점 상승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해리스가 지명될 경우, 해리스의 정치적 자산에 대한 평가는 바이든 임기의 치적과 거의 궤를 같이 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더더욱 옐런은 원래 계획했던 대로 마지막 3개월 동안 유동성을 있는대로 뿌리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만약에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TGA 계정을 제대로 바닥낸다면, 연말에 부채한도 이슈를 대두시키면서 트럼프의 정책 운용과 운신의 폭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현재 시나리오 2에서 시나리오 3으로 무게추를 이동하게 된 이면에 있는 생각들입니다. (한편, 오늘 보니까 바이든이 COVID 때문에 응급실에 있으며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 거라는 루머도 돌고 있는데, 만일 그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 해리스가 부상하는 타이밍이 앞당겨지면서 옐런의 돈풀기도 앞당겨지고, 시나리오 1의 가능성도 유의미하게 높아질 수 있겠죠. 하지만 아마도 가짜 뉴스일듯..)
확률 분포의 변화
그런데 주의할 점은, 제가 각 시나리오의 확률을 20%, 30%, 40%, 10%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는, 위 언급한 시나리오3의 시나리오가 틀릴 확률(60%)이 맞을 확률(40%)보다 높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나리오3가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그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매매/투자를 하다간 손실을 볼 가능성이 꽤나 유의미하게 높다는 의미죠.
이와 관해서, 우리는 언제나 시장을 할 때 '기본값'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과거 S&P 500의 Monthly 수익률을 히스토그램으로 표현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