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스터디 - ROIC와 경제적 해자

2024년 9월 5일 18:40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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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영업이익, EPS를 막론하고 성장률은 많은 투자자가 기업의 펀더멘털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시장이 Nvidia에 열광해 온 이유 중에서도 탁월한 성장 전망이 차지하는 지분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성장률이 높은 기업은 매년 매출, 이익과 현금흐름을 크게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주주에게 돌아갈 파이가 커질 것이니, 투자자 입장에서 나쁠 것은 없어 보입니다. 


주가가 $30인 종목 A와 B가 있습니다. EPS는 두 종목 모두 $5로 동일하고, 지난 3년간 EPS 연평균성장률은 종목 A는 5%, 종목 B는 3%이며, 앞으로도 비슷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두 종목 중 하나에 투자하신다면, 여러분은 어떤 종목을 고르실 건가요? 


ROIC란 무엇인가?

출처: Corporate Finance Institute



ROIC는 핵심사업에 투자된 총자본에 비해서 얼마나 돈을 잘 벌고 있는지 가늠하는 재무비율입니다.


“You have to spend money to make money”라는 영어 속담이 있는데, 돈을 벌려면 먼저 돈을 써야 한다는 말이죠. 이는 사업의 영역에서도 성립하는 명제입니다. 대입해서 생각해 보면, 상품/서비스를 팔아서 ‘make money’ 하기 위해서는, 그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spend money,’ 각종 지출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죠. 커피콩, 그라인더, 에스프레소 머신, 임대료 등에 대한 선행 투자 없이 커피를 팔 수 없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ROIC는 사업의 ‘spend money’와 ‘make money’ 사이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재무비율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ROIC 계산식의 분자인 NOPAT(net operating profit after taxes; 세후순영업이익)은 핵심사업에서 창출된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이익과 영업외손익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의 이론적인 법인세를 차감해 준 값으로, ‘영업이익*(1-법인세율)’로 계산됩니다. 따라서 세전이익(EBT)이나 영업이익에서 손익계산서에 보고된 법인세 비용을 직접 차감해 준 금액과는 다릅니다. 


ROIC의 분모인 투하자본(invested capital; “IC”)은 보편적 정의를 갖는 개념은 아닙니다. IC가 본질적으로 측정하고자 하는 바는 전체 자본 중 영업용자산에 투자된 금액이고, 재무상태표 ‘자산’을 기준으로 측정하는 방식과 ‘부채 및 자본’ 쪽에서 측정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 ‘자산’ 방식: 자산 항목을 하나하나 보면서 영업용자산을 선별해서 그 금액을 합해주는 방법 

    • 정확성은 높지만, 다양한 기업에 범용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움

    • 일부 자산 항목이 어떤 기업에는 영업용자산이지만, 다른 기업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 예를 들어, 다른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부동산 투자 등을 포함하는 장기투자자산(long-term investments)은 일반 기업의 경우 대부분 비영업용자산이지만,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 등에는 핵심 영업용자산임 

  • ‘부채 및 자본’ 방식: 기업이 타인자본과 자기자본을 통해 조달한 총자본을 측정하고, 거기서 대표적인 비영업용자산을 빼 주는 방법 

    • ‘자산’ 방식에 비해 덜 엄밀하긴 하지만, 범용성이 높은 것이 장점

    • 자기자본, 비지배지분, 타인자본(차입금) 및 금융(및 영업)리스의 합에서 잉여현금, 현금성자산, 장기투자자산 등 비영업자산을 차감 

주주가 납입한 자본 대비 순이익을 보여주는 ROE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ROE의 분자는 영업외활동까지 포괄적으로 보는 한편, 분모는 주주자본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통해 왜곡될 소지가 있습니다. 반면에, ROIC는 핵심사업에만 집중해 기업의 본질적인 수익성을 보다 잘 반영하고, 자본구조를 전체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비교적 왜곡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해를 위해 간단한 예시를 들어 보겠습니다. 


1년에 20만 원을 뽑아낼 수 있는 지폐 생산 기계가 200만 원이라고 하겠습니다. 수중에 있는 현금 150만 원과 20% 이자에 은행에서 50만 원을 빌려서 이 기계를 구입했습니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이 기계의 내용연수는 무한하고(감가상각 없음), 지폐를 생산하는데 다른 비용은 일절 들지 않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영업이익은 20만 원이고, 여기서 이자비용 10만 원을 차감하고 남은 10만 원이 순이익이 되겠죠. 법인세가 없기 때문에 NOPAT은 영업이익과 동일한 20만 원이 되겠습니다. 총자본 200만 원을 투자해서 20만 원의 NOPAT을 벌었기 때문에 ROIC는 10%입니다. 반면에 150만 원의 자기자본을 투자해서 10만 원의 순이익을 벌었기 때문에 ROE는 6.7%가 됩니다.


순이익을 5년 동안 모아서 50만 원의 대출을 상환했습니다. 이제 이자 비용이 없으므로 순이익은 20만 원, 자기자본은 200만 원이 되었겠죠. 지폐 생산 기계의 구입에 지출한 총 금액도, 기계가 생산하는 돈도 그대로인데, 대출을 갚았더니 ROE가 10%로 상승했습니다. 반면에, ROIC는 여전히 10%로 이전과 동일합니다. 지폐 생산 기계를 활용하여 돈을 뽑아내는 핵심영업의 수익성은 그대로인데, 재무적 결정에 – 즉, 이 기계를 구입하는 데 지출한 금액에 대출금이 얼마나 껴있는지 – 의해 ROE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죠. 반면에, ROIC는 자본의 구성과 상관없이 핵심사업의 수익성을 일관되게 측정합니다. 


ROIC, 밸류에이션 및 내재가치

앞서 소개해 드린 종목 A와 B에 관한 질문에 목표 수익률 조건을 추가해 보겠습니다.


주가가 $30인 종목 A와 B가 있습니다. EPS는 두 종목 모두 $5로 동일하고, 지난 3년간 EPS 연평균성장률을 봤더니 종목 A는 5%, 종목 B는 3%이고, 향후 비슷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13%의 연수익률을 목표로 둘 중 하나에 투자하신다면, 어떤 종목을 고르시겠어요? 아마 종목 A를 고르는 분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근거로는 두 종목의 PER은 6배로 동일하지만, A가 더 높은 성장률을 갖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PER를 EPS 평균 성장률로 나눠준 PEG를 계산해 보면 종목 A는 1.2, 종목 B는 2.0으로 후자가 월등히 비싼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여기까지만 따져봐도 무근거 감성매매법에 비해선 훨씬 근거 있는 투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펀더멘털 분석에 있어 지난 분기와 다음 분기, 더 나아가서 다음 해의 성장률을 정교하게 추정하는 데 많은 리소스를 집중합니다. 물론 높은 성장률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앞서 강조했듯이 우리는 가치투자자로서 그 ‘make money’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spend money’ 했는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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