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이 만드는 산업의 변화

2024년 2월 26일 12:59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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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1년, 팬데믹으로 한참 집값이 오르던 시기에 화제가 됐던 뉴스가 있었는데요. 침실 3개, 차 2대를 주차할 수 있는 48평 집을, 인부 3명이 이틀 만에 지어서, 비슷한 컨디션인 주변 주택 가격의 절반 수준이라고 보도가 됐죠 (...본문에서 이어집니다)


산업분석 | 3D 프린팅이 만드는 산업의 변화


인더스텔라 세 줄 요약!

  1. 현재 3D 프린팅은 앞에서 말씀 드렸던 두 가지의 한계를 넘어서는 분야에서 좀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 미세한 틈이나 균열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거친 표면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는 건축, 

  3. 생산량보다는 정교한 제조가 좀 더 중요하고, 부가가치가 큰, 항공우주 분야에서 3D 프린팅이 특히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3D 프린팅은 산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요? 오늘은 각 산업에서는 3D 프린팅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다시 표현하면, 3D 프린팅이 각 산업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3D 프린팅이 언제 처음 나왔는지, 여기에서부터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해보시죠. 3D 프린팅은 사실 등장한지 꽤 오래된 기술입니다. 1980년대에 현실화됐거든요.1980년대, 이 기술을 부르는 이름은 3D 프린팅이 아니라, ‘빠른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 줄여서 RP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니까 3D 프린팅은 처음부터 '시제품을 빠르게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거죠.


RP(Rapid Prototyping) 장치를 처음 고안한 건, 1981년 일본 고다마 히데오(Hideo Kodama) 박사였습니다. 1984년에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엔지니어 3명이 특허를 출원하고요. 비슷한 시기, 발명에 성공한 미국, Bill Masters 라는 발명가는 1987년에 3D 프린팅에 대한 특허를 획득합니다. 하지만 상업화되지는 못하죠. 당시엔 3D 프린팅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제한적이다보니, 투자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생산기술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시제품이 그렇게 정교할 필요가 없다보니, 굳이 비싼 3D 프린트를 개발해서 시제품을 만들 필요가 없었던 거죠.


3D 프린팅이 제한적으로나마 상업화되기 시작한 건, 1984년에 3D 프린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Chuck Hull이 레이저로 물체를 그려내는 SLA(stereolithography) 기술에 대해 특허를 내고, 1988년 최초의 상용화된 3D 프린터, SLA-1을 출시하면서부터입니다. Chuck Hull은 이 특허가 승인된 이후에 3D Systems를 세우죠. ‘FDM (Fused Deposition Modeling, 융합증착 모델링)’이라는 다른 프린팅 방식에 대한 특허를 출시한 쪽에서는 Stratasys라는 회사를 세우고요. ‘RP(Rapid Prototyping, 빠른 프로토타이핑)’는 상업화가 진전된 1993년에서야 드디어 ‘3D 프린팅’으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80년대 승인되었던 3D 프린팅 관련 핵심 특허들이 2000년대에 만료가 되면서, 기기 가격이 낮아지게 되자 산업용 3D 프린터 뿐만 아니라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3D 프린터가 나오기 시작하죠. 이 시기부터 3D 프린터가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하고요. (제 기억이 맞다면, 뉴스를 통해 3D 프린터를 처음 봤던 게 이 시기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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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빌 마스터스의 3D 프린팅에 대한 특허 (출처: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4665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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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층제조'라고 불리는 3D 프린팅의 발전 과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됐죠? (출처: ASME)


지난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제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3D 프린팅을 언급한 적이 있었죠. 사실, 이전에 3D 프린팅이 주목받았던 것도 시작은 오바마 대통령의 말이었습니다. 2013년에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3D프린팅을 언급하고, 2014년에는 NASA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3D 프린팅을 사용했던 게 알려지면서 3D 프린팅이 언론을 통해 많이 보도 됐었죠. 그 이후로 꾸준히 기술 개발이 이뤄져왔기 때문에 시들해졌다는 표현이 아주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 그 때보다 덜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꾸준히 언급되고 있는 두 가지 허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기술적 한계' 그리고 전통적 제조방식에 비교되는 '3D 프린팅의 생산효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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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바이든 대통령은 공급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의 적층제조(a.k.a 3D 프린팅) 활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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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화성까지 자재나 도구를 가져가는 것보다는 가서 만드는게 더 효율적이겠죠. NASA는 이를 위해 3D 프린팅을 활용하겠다고 합니다 (출처: NASA)




3D 프린팅의 첫번째 허들: 짧은 피로수명, 결함이 생기기 쉽다?

첫 번째는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기술의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소재랑도 연관이 되는 얘기인데요, 지난 시간에 3D 프린팅의 장점으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뽑을 수 있고, 복잡한 부품을 통으로 만들 수 있고, 또 소재를 바꿔가면서 무게를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부분을 말씀 드렸잖아요.  

하지만 단점은, 기존의 제조 방식에 비해서,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피로수명(Fatigue Life)이 짧다는 겁니다.

피로 수명(fatigue life)은 아주 쉽게 표현하면, 이 피로 파괴가 일어나는 시점을 말합니다. 반복적으로 충격을 가했을 때, 언젠가부터 파손이 일어나잖아요. 이걸 엔지니어링에서,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라고 하는데요, 이 파손이 일어나는 기간을 말하죠. 피로수명은 재료의 종류나 결함, 표면 처리, 온도 같이 여러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해요. 그런데, 산업용 3D 프린팅 중에서 주목 받고 있는 금속의 경우, 기존의 방식대로 제조된 제품에 비해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피로수명이 더 짧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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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피로... (문과에게 피로란 자고로 이런 것. 소심하게 짤을 넣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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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제조방식에 비해 3D 프린팅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출처: RealEngineering)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피로수명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3D 프린팅을 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틈이나 어긋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작더라도, 틈이나 어긋남이 있다면, 충격이 가해질 때 균열로 이어질 수 있죠. 실제로 금속 분말을 레이저로 녹여서 부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순서로 녹이고 굳히는지, 레이저의 출력이나 속도가 어떤지, 후처리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입자 구조가 달라지다보니, 금속의 특성이나 완성도에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설계 수명 내에서는 절대 균열이나 파손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던 기간 내에 균열이 생기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피로수명이라는 문제는 3D 프린팅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기술적인 허들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허들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죠. 잘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장애물이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기술의 가치가 큰 데, 넘기 힘든 허들이 있다는 건, 이 허들을 넘은 기업에게 경제적 해자가 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요. 실제로, 3D 프린팅 기술에서 앞서 나가는 선두 기업은, 오히려 기존의 방식보다 더 단단한 합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서 확보하고 있습니다.





3D 프린팅의 두번째 허들: 전통적인 규모의 경제만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어렵다?

3D 프린팅이 넘어야 하는 두 번째 허들은 경제성입니다. 신산업에서는 경제성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죠.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전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D 프린팅의 특징이 하나 더 있어요. 프린팅 소재가 만드는 제품에 비례해서 계속 필요하다는 거죠. 기존의 전통적인 제조방식만큼 규모의 경제가 강하게 작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3D 프린터의 기술이 발전해서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고, 기기 가격이 감소해서, 3D 프린팅에 어느 정도의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더라도, 전통적인 제조 방식에서만큼 효율적이지는 않을 거라는 겁니다.


생산량이 작을 때는 전통적인 제조 방식보다 단위당 생산비용이 확연히 낮지만,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 3D 프린팅의 장점이 줄어듭니다. 처음 3D 프린팅이 등장했을 때, 핵심이 '빠른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에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죠. 시제품을 생산하거나, 생산량이 작지만 정교한 제조가 필요한 곳에서는 3D 프린팅이 유용할 수 있지만, 생산량이 커질수록 전통적인 생산 방식보다 비효율적일 수 있는 겁니다. 비용이 크게 낮아지기 어려운 구조적인 이유가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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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이 작을 때, 3D 프린팅의 이점이 돋보입니다 (정교함이 필요하다면, 비용이 높아도 괜찮은 곳 역시 3D 프린팅이 유용할 수 있겠죠)


그래서 현재 3D 프린팅은 두 가지의 허들을 넘어설 수 있는 곳에서, 좀 더 유용하게 사용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세한 틈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 생산량보다는 정교한 제조가 더 중요하고, 부가가치가 큰, 그래서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산업에서 좀 더 유용하게 쓰이는 경향이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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