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음력 설을 맞이하여 전날 새벽에 사리암에 올랐습니다.
22년 말에 올랐던 때로부터 어느덧 1년이 조금 넘었네요.
[2022.12.31] 한 해를 마무리하며 - 청도 운문사 사리암

오전 5시반에 경산에서 출발해서 도착하니 6시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조금씩 동이 틀랑말랑... 계단으로 오르는 곳곳에 불빛이 보입니다.

요런 느낌으로 계단들이 아주 잘 닦여 있습니다.

계단을 하나하나 세면서 올라가다 보니 어느덧 중턱입니다.

거의 다 와갈 무렵

절이 보입니다

이번에 혼자 사리암 오면서 계단 수를 센 적은 처음인데, 계단을 중간에 세다가 까먹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계단인지 아닌지 애매한 부분도 있고, 그렇게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제가 센 937개와 똑같은 숫자가 쓰여져 있어서 신기하고 괜히 사소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날씨가 생각보다 매우 포근해서 땀이 났는데, 그게 식는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정상의 풍경

저는 종교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절에 오면 마음이 평온해져서 좋습니다. 어제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두세분 밖에 없어서 더 고즈넉하니 좋았습니다.
지난 1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밀도 있게 산 해이면서, 가장 쉽지 않은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22년 말 사리암을 오른 후 쓴 글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이제는 싫은 사람을 마주해도, 이 사람도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겠지 하는 마음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Project Valley를 시작하고서, 조금 더 의식이 확장되는 것을 느낍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참가자 여러분과 함께 시작한 이 여정은 몇 개월이 되지 않았음에도 저에게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참가자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러면 저도 모르게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올바르게 행동하려는 마음을 먹습니다.
동시에 타인에게 점점 너그러워지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제는 혈육에서 벗어나, 온전한 타인에게까지 의식이 확장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 갈 길이 한참 멀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의식이 확장되는 것이 단순히 내집단이 확장되어서 그런 것일뿐,
내집단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