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칼럼글 중에 "초보의 골짜기" 내용이 무엇인가 여쭤보시는 2기 참가자분이 계셔서,
2기 참가자분들을 위해서도 과거에 썼던 초보의 골짜기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드립니다.
초보의 골짜기와 투자 지식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여러분이 훈련과정을 통해 가치평가를 속속들이 이해하게 되고, Valley AI의 도구를 이용해 손쉽게 상대가치평가와 내재가치평가를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막상 실전에서 시장으로 나아가 어떤 종목을 가치평가하여 매수하게 되면, 제가 장담하건대 그 종목은 시장이 오르면 오르고, 시장이 내리면 내릴 겁니다. 시장은 다양한 팩터(요인)로 인해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가치평가를 통해 낼 수 있는 엣지는 그러한 팩터들을 전부 극복해버릴만큼 어마어마하게 크지는 않습니다. 만약 가치평가를 통해 제대로 엣지를 확보했다면, 하락장에서 조금 덜 잃고, 상승장에서 조금 더 벌면서 초과수익이 조금씩 누적될 것입니다.
그래서 가치평가 실력에 자신이 있는 미국의 헤지펀드들의 상당수는, 이러한 시장 움직임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가치평가에서 오는 엣지만 실현(Lock-in)하기 위해 저평가되었다 생각하는 종목을 매수하고, 동시에 고평가되어 있다 생각되는 종목을 매도합니다. 동일 시장에서 두 종목을 그렇게 했다면 시장 움직임에 대해 노출도를 줄일 수 있고, 동일 섹터에서 두 종목을 그렇게 했다면 섹터 움직임에 대해 일정 수준 노출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 집단을 Long-Short Equity Fund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조금 극단적으로 시장 움직임에 대한 노출을 0으로 만드려 노력하고, 꾸준히 노출을 0으로 하기 위해 리밸런싱을 자주해주는 펀드들은 Equity Market Neutral Fund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본인들이 확률적 우위를 지니고 있는 종목선택 영역에서만 리스크를 지기 위해, 이런 식으로 시장의 거시적인 움직임에 대한 노출은 최소화합니다. (참고로, 이러한 전략들이 금융위기 이후 끊임없는 시장의 우상향 때문에 지수추종에 비해 빛이 바래게 되었지만,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행하면서 추후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전략 중에 하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잠시 자산배분 및 거시경제 영역으로 주제를 옮겨가 보겠습니다. 가치투자자 캠프에서는 '경제를 예측하려 들지 말라'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은 하워드 막스와 같은 거장들이 기업분석의 중요성을 설파하기 위해 내뱉은 말을 이분법적으로 멋대로 해석한 것일뿐, 그러한 거장들이야말로 경제 흐름과 사이클을 읽는 것에 있어 탁월한 식견을 가진 대가들입니다. 그리고 개별 기업에 투자하기보다는 국제 정세, 거시 경제, 시황을 분석하는 방법론을 위주로 하여 확률적 우위를 내는 헤지펀드들도 존재하며, 이들은 Global Macro Fund라는 분류 하에 큰 집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연하게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대가들도 다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투자 방식은, 거시경제 분석을 통해 자산을 배분하고, 각 자산을 배분할 때 종목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개별 기업분석까지 겸해, Top-Down 방식으로 모든 단계에서 엣지를 확보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분석한 기업 중에 저평가된 기업은 매수하고, 고평가된 기업은 공매도하는 방식으로 운용을 하면서, 매수 vs 공매도의 비율을 거시경제 상황이 좋을 때는 매수 쪽을 더 많이, 8:2 정도로 하고, 적당할 때는 7:3이나 6:4 정도, 그리고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될 때는 5:5 정도 섞어 Market Neutral한 포지션을 가져가는 식으로 운용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가 그러한 이상적인 투자 방식을 추구하는데 있어서는 두 가지 장애물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식 습득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1) 초보의 골짜기와, 2)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입니다.

초보의 골짜기란, 정보의 홍수 때문에 온갖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며, 쏟는 노력에 비해 실력이 늘지 않는 구간을 이야기합니다. 통계적인 유의미성이 부족한 백테스팅 기반 유사퀀트 투자부터 시작해서 잡다한 트레이딩 기술 강의까지, 대중적인 투자교육 시장에는 엄청난 노이즈가 넘쳐납니다. 이러한 정보의 노이즈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존재해 왔는데, 그 이유는 주식 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실력이 없는 사람도 돈을 버는 케이스가 생기고, 실력이 있는 사람도 돈을 잃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기반 가치투자 훈련과정의 1회차를 본 사람들은, 시장의 효율성과 초과수익에 대한 이야기를 그저 서론, 인트로 보듯이 흘려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월가아재 선행편의 1, 2, 3편에서 제가 이야기한 확률적 우위, 자금력의 우위, 절제의 우위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는 그저 그래 당연하지하며 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영상을 보았기 때문에 그 이야기가 당연한 이야기라고 사후적으로 느끼는 것과, 그러한 영상을 보지 않은 채 직접 주식 시장에서 매매를 하면서 좌충우돌하며 그 본질을 깨치는 것은 큰 간극이 있습니다. 막상 듣게 되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런 '기본적'인 투자의 본질은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수년에 걸쳐 시간을 허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