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laimer: 본 게시글은 매수/매도 추천에 대한 권유나 의견이 아니며, 글로벌 매크로 훈련과정과 연계되는 사고 과정을 보여드리기 위한 학습 예시입니다.
이번주는 시황일주 휴재라, Valley AI에 소소하게 글 남겨 봅니다. 올해 시황일주가 시작된 이후로 장기채 언급은 그렇게 자주 하지는 않았는데요. 지금 장기채가 4.5%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아마 모두의 관심은 장기채에 쏠려 있으실 듯 합니다. 그래서 장기채 이야기를 조금 해 보려 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약 1년 3개월 전, 미국 10년물 금리가 2.9~3.1% 시절에 제가 읽었던 정말정말 인사이트가 좋은 글이 있어서 하나 퍼와 보았습니다.
[2022년 6월 18일 장기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지금은 댓글이 삭제되었는데, "채권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에서 채권(장기채)에 관심을 가져라고들 하는데 좋은 선택이라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조금 위험한 조언이 아닐까 싶네요. 양적완화의 본질은 채권을 매입해서 경제에 유동성을 주입하고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금융위기 이후 소위 말하는 '연준의 풋'이 시장이 위험할 때마다 견인해 온 것이구요. 이런 기조 속에서 채권 트레이더들은 국채가격이 조금만 떨어지면(금리가 조금만 오르면) 마음놓고 채권 매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국채가격이 더 떨어지면 연준이 뒤에서 사줄 것을 믿고 있었으니까요.
이틀 전에 연준이 시작한 양적 긴축은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제까지 국채나 여러 채권을 매입해온 연준의 Balance Sheet이 자그마치 $9 trillion인데 이걸 지금부터 줄이겠다는 것이죠. 이제까지는 들고 있는 국채 중에 만기되는 게 있으면 그 금액을 다시 국채시장에 넣어줬는데, 더 이상 그렇게 넣어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수년간 국채 시장의 어마어마한 구매자가, 정반대로 어마어마한 판매자가 되는 것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연준이 국채를 내다파는 것은 아니지만, 미 정부가 팔고 있는 걸 더 이상 안사주는 것이니, 그냥 편의를 위해 '판다'고 표현하겠습니다.
여튼 '응 우리 이제 어마어마한 규모로 국채 내다 팔거야'라고 불과 이틀 전에 발표했는데, 지금 장기채를 사라는 것은 제 상식으로는 상당히 위험한 의견으로 보이네요. 물론 어떤 논리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겠습니다. 보통 경기침체 및 성장둔화가 오면 장기채 금리는 하락하고 장기채 가격은 상승합니다. 지금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고 유동성을 빨아들이면 필히 경기 침체가 올 것이고, 당연히 장기채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그것은 현재 국제 정세나 흐름에 따른 시장 체제 변화를 하나도 반영하지 않은, 지나치게 교과서적이고 융통성 없는 판단일 수 있습니다.
그 판단이 옳은 것으로 판명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1. 연준이 지난 13년간 그랬듯이, 경기 침체가 오면 다시 양적 긴축을 멈추고 유동성을 펌핑해줄(국채를 사줄) 것이라는 조건
2. 경기 침체로 인해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조건
우선 1번에 대해서는, '지난 십수년간'과 지금은 명확하게 다른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플레이고, 두번째는 미중 관계입니다. 만약 지금 보이는 인플레가 단순히 경기과열에서 오는 일시적 인플레가 아니라, 지난 20년 간 중국의 WTO가입 효과 및 세계화와 분업의 효과가 역전되고 있는 현상이라면? 지난 20년간 인플레에 하락 압력을 가져다준 아마존 효과가 끝나가고 있는 조짐이라면? 지난 수년간 저탄소경제를 외친 부작용으로 생겨난 구조적인 고유가 현상이라면? 지금 유동성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 중국의 부채를 터트리기 위한 포석이라면?
그 다음 2번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가 오면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 재무부+연준은 앞으로 엄청난 양의 국채를 토해내야 합니다. 지금 연준을 위시한 미국의 고민은 이 국채 물량을 누가 받아줄 것인가입니다. 과거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