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2]책 부록 발췌: 20대 청년에게 해 주고 싶은 네 가지 이야기

2022년 10월 22일 09:07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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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해 초에 초고를 썼었던 "당신의 삶에 버려 마땅한 기억은 없다" 책 말미에 썼던 부록 내용을 발췌했습니다

(겨울에 개정판 써서 Black Edition 분들께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스무 살 때 저는 서른 후반이 되면 굉장히 성숙할 줄 알았습니다. 그로부터 17년이 흘렀지만 제가 과연 스무 살 때 기대했던 그런 사람이 되었나 돌아보면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제가 그 세월 끝에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듯, 있어 보이게 써놓았지만, 외부로 투영하는 저의 이미지는 제가 아니라 제가 추구하는 하나의 상일 뿐입니다.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아직도 수신이 되지 않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밤에 라면을 끓여 먹고 싶고, 운전하다가 누군가 무례하게 끼어들거나 게임을 하다가 정글러가 트롤링을 하면 쌍욕을 퍼붓고 싶은 철부지에 불과합니다. 아들 하나, 딸 하나를 키우고 있지만 내가 과연 그럴 만한 어른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며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 시점에서 스스로에 관한 글을 쓴다는 건 낯부끄러운 일이며, 시간이 흘러서 의식 수준이 더 성숙해졌을 때 돌아보면 어딘가 숨기고 싶고 지워버리고 싶은 기록이 될 게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용기를 내어 펜을 든 것은 앞서 말했듯 제가 20대 청년들에게 누구보다도 훌륭한 반면교사, 저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주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양지로 나왔습니다. 스무 살에 일본행 비행기를 탄 후로, 홍콩, 북경, 뉴욕, 강원도, 레바논, 뉴욕, 시카고, 보스턴, 홍콩, 그리고 다시 뉴욕에 이르기까지 그릇된 욕심과 잘못된 판단, 숱한 시행착오와 후회할 만한 선택들을 했고 그로 인해서 각종 신체적, 경제적, 정신적인 고통과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지금 제가 배운 걸 스무 살에 알았다면 이렇게 멀리 돌면서 만신창이가 되지 않았을 텐데, 적어도 10년 가까운 시간을 아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뼈에 사무칩니다. 부디 여러분은 제가 저지른 어리석은 실수를 범하지 말고 제 경험을 거울삼아서 짧은 인생에서 하루라도 더 웃고 행복을 누리시길 진심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다음은 제가 스무 살의 저에게 꼭 해주고 싶은 4가지 이야기입니다.


1. 건강 관리


세상 모든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후회할 일들을 언젠가는 저지르며 이를 예방하는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사람은 성숙해야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데,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서 성숙하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시간이 흘렀을 때 결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는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그나마 현명합니다. 그런 후회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건강 관리입니다. 제가 일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은 흡연입니다. 군 복무 시절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여 장막이 파열된 후에 끊겠다고 결심했지만 완전히 끊는 데는 5년이 더 걸렸습니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 폐암에 걸린다는 이야기는 이미 지겨울 만큼 들었을 테니 제가 또 말해봐야 잔소리로만 들릴 것입니다.


그와 다른 포인트에서 담배로 후회하는 건 폐암 때문이 아닙니다. 먼저 담배는 신장에 가장 해로운 물질입니다. 노폐물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는 신장은 다른 장기와 다르게 자가 회복을 하지 못하며 일생 동안 쓸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젊은 날에 신장을 혹사하면 중년이 된 후에 단백뇨에 시달리고, 먹고 싶은 고기를 먹지 못하고, 신부전증을 앓는 괴로운 삶이 찾아옵니다. 반영구적인 DNA 손상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흡연을 하면 세포의 DNA가 손상되는데 수년간 금연하면 일부 회복되기는 하지만 일부는 영구히 돌아오지 않습니다. 저는 결혼과 출산에 대해서 가치 중립적입니다. 즉 결혼과 출산은 사람을 더 행복하게, 혹은 더 불행하게 만들지 않으며 그저 자신의 선택과 기호에 따라 결정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꼭 결혼해야 한다, 꼭 애를 낳아야 한다는 건 전근대적 사고방식입니다. 그럼에도 스무 살의 청년은 10년, 15년 후에 내가 아이를 가지고 싶을지 아닐지 미리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어서 머리가 전부 깨진 정자 세포를 바라보며 후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도 흡연의 해로움은 근손실을 일으키고, 암 발생 확률을 높이고, 면역 체계를 무너뜨리는 등의 수없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흡연에 대한 인식이 지난 5~10년 새에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테크 업계를 필두로 흡연자에 대한 인식이 해가 갈수록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담배가 술처럼 기호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요즘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고 자기관리가 안 된다는 이미지가 우세해지고 있습니다. 흡연할 동안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금연하고 몇 년이 지나서 후각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그 냄새가 얼마나 강하고 불쾌한지 인지할 수 있습니다. 흡연자 자신은 모르지만 그의 주변에는 담배에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애써 참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항상 존재합니다. 언젠가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담배 연기 한 줌 때문에 그 기회가 멀리 흘러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요즘 많은 사람이 인생을 역전시키고 싶어 하고 그런 기회를 찾아서 온갖 잡주와 코인을 매매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기회는 주위 사람들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오기 마련입니다. 함께 스타트업을 해보자고 혹은 우리 회사에 좋은 자리 있다고 찾아왔던 지인이, 여러분이 술에 취해 몸을 못 가누고 줄담배를 피우면서 침 뱉는 모습을 보고 목구멍까지 나왔던 제안을 꿀꺽 삼키고 다른 사람에게 갔을지도 모릅니다.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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