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CBDC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시는 것 같아 관련해서 알고 있는 내용을 적어보려 합니다. 22년 초까지 관련 업무를 했었고 그 뒤로 팔로업은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CBDC에서 주로 논란이 되는 부분들은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그 뒤로 엄청난 기술적 변화가 있진 않았으니 크게 바뀌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리서치를 하고 쓴 글은 아니고 기억나는 내용 위주로 확인 정도만 하면서 쓴 내용이라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소개글 정도로 봐 주시기 바랍니다.
CBDC란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입니다. 즉 중앙은행이 만든 디지털 화폐죠.
제안 된 된 배경은 이것저것 있겠습니다만, 중앙은행이 도입을 검토하게 된 건 블록체인이 주목을 받으면서 코인이 아닌 기존의 화폐에도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측면이 가장 크다고 봐도 됩니다. CBDC의 목표와 특징 등은 뒷부분에서 다루겠습니다.
쉽게 생각하시면, 스테이블코인(월가아재님도 다루셨으니 다들 아시죠?)과 비트코인의 사이 어딘가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CBDC의 구조
CBDC는 주로 3가지 기준으로 구조를 구분합니다. 발행 구조, 원장 구조, 용도 입니다.
"그래서 CBDC가 도입되면 뭐가 달라지는건데!"가 빨리 궁금하신 부분은 아래로 내려서 해당 부분을 먼저 보시고, 이 부분은 나중에 보셔도 무방합니다.
CBDC 발행 구조
많이들 걱정하시는 프라이버시나 중앙은행이 갖는 역할을 다루려면 구조를 먼저 설명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CBDC는 다음의 구조로 분류되어 논의됩니다.
1) 직접형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중앙은행이 CBDC의 발권과 유통을 직접 하는 구조입니다.
기본적으로 민간 금융사의 영역을 중앙은행이 가져온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이 구조의 CBDC는 사실상 거의 논의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은행들 망하게 하려는거냐!" 라는 이야기는 공공 기관인 중앙은행에겐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앙은행의 프라이버시 침해 이슈가 생길 수 있습니다. 뒤에서 다루겠습니다.
2) 간접형
중앙은행이 시중의 민간 은행 또는 결제 업체들에 CBDC 발행 권한을 부여하고, 민간의 각 회사가 자체 화폐를 만드는 셈입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갑자기 사이버펑크스럽지만, 사용자 관점에선 이미 모두 사용하고 계신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네이버페이 머니, 페이코 포인트, 문화상품권 같은거 다들 쓰시잖아요?
사실상 현재의 IT서비스들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CBDC 발행으로 얻는 메리트가 매우 희석되므로 이 역시 잘 논의되지 않습니다.
물론 현 구조 대비 민간 금융이 중앙은행과 조금 더 타이트하게 연계되므로 예치된 자산만큼만 발행할 수 있게 제한하는 등 약간의 장점은 있지만요.
아무튼 그래서, 간접형은 현재는 거의 논외이며 대부분 직접형과 혼핮형만 언급합니다.
3) 혼합형 (하이브리드형)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하고, 민간 운영사에 나눠주면 유통만 민간 운영사가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중앙은행이 CBDC의 발행량을 통제할 수 있고, 민간 운영사는 고유의 영역을 침범 받지 않으니 대개 이 구조로 논의됩니다.
현재 진지하게 논의되는 리테일 CBDC는 전부 이런식으로 은행 또는 금융기관이 중개하는 구조입니다.
간접형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현재와도 마찬가지로 신한 페이, KB 월렛 같은 CBDC 지갑들이 생기고 사용자들은 이를 쓰는 구조입니다.
생각보다 별거 없네 싶은 느낌이죠? 사실입니다. 최소한 한국에서는요.
CBDC 원장 구조
중앙화된 단일 원장 구조와 분산 원장 구조 두개로 나누어 이야기 합니다.
단일 원장
중앙은행이 개개인과 모든 기관의 잔액과 거래내역이 보관되는 원장(회계장부, ledger, 블록체인 또는 서버의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원장을 중앙은행이 독단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중앙은행이 개인의 계좌 잔액을 맘대로 조작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내부 규정 상 하지 않는다고 하겠지만요.
독재국가처럼 중앙 권력이 아주 강한 곳 외에는 대개 잘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분산 원장
블록체인 기술, 또는 분산 원장 기술(둘은 반드시 같진 않고, 대개 CBDC는 블록체인이 아닌 분산 원장을 주로 씁니다)을 사용하여, 지정된 운영사들 여럿이 공동으로 원장을 운영합니다.
공동으로 원장을 운영한단 이야기는, 원장의 내용을 조작하려면 공동 운영자들의 서버 대부분에 접근해서 한번에 조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조작이 어렵겠죠?
물론 국가에서 지정된 기관/단체들이 운영하는 것이므로 국가적인 압박이 들어오면 모르는 것이지만, 이 부분까지 막으려면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완전히 탈중앙화 된 원장이어야 하므로 CBDC에선 근본적으로 어렵습니다.
CBDC의 용도 분류
소액결제용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는, 현금을 대체하는 용도입니다.
현금을 "완전히" 대체한다는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여러 문제가 생깁니다. 뒷부분에서 다루겠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네이버페이 머니, 문화상품권 뭐 이런것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한국에서는요.
거액결제용
B2B용입니다. 민간 은행과 중앙은행, 민간 은행간의 결제에 사용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라면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돈을 넣기도 꺼내기도하고, 빌리기도 한다는 걸 아실겁니다. 그런 곳에 쓰자는 겁니다.
그리고 계좌이체 하실 때, 타행이체를 하면 A 은행에선 돈이 없어지고 B 은행에선 돈이 생겨야 하죠. 그런데 두 은행은 서로 다른 회사이고 다른 시스템을 쓰는데 어떻게 처리하는 걸까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사들은 주기적으로 (하루에 한번 등) 이체 내역을 합쳐서 잔고를 맞추는 정산 작업을 합니다. 이게 꽤나 귀찮고 복잡하고 비용도 드는 일인데, 이걸 CBDC로 통합하면 수월할 거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나의 블록체인/분산원장을 쓴다는 건, 모두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하자는 뜻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시스템을 뜯어고치긴 어려우니 어차피 연결되어있는 뒷단에서라도 맞추면서 효율화를 진행하자는거죠.
따라서 이건 일상생활에선 접할 일이 없고, 경제에도 끼치는 영향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