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우주 투자에 대한 글을 작성합니다. 조금은 지루한 내용입니다.
제 스페이스 소개에도 있지만 전 우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취미입니다. 이상한 취미이긴 하지만 그 덕분에 저는 우주 산업의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투자를 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결과에 만족합니다. 그러나 우주 투자는 지금껏 이룬 것보다 앞으로 이룰 것이 더 많습니다.
오늘의 글은 2024년 초에 작성된 아래 리포트를 메인으로 공부한 후 두 개의 책을 추가로 읽으며 작성하는 글입니다.
Space: The $1.8 trillion opportunity for global economic growth (by McKinsey)
책 '레인보우 맨션'
책 '인피니트 마켓'
내용이 너무 방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은 겉핧기를 목표로 하고, 자세한 내용은 차차 추가 글을 써보겠습니다.
준비 운동해보기
저는 바텀업 투자를 결정할 때는 기업보다는 산업의 TAM과 그 성장률을 먼저 살펴봅니다. 그리고 TAM과는 약간 다른 결로, '앞으로 성장할 공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에 대해 생각합니다. 시장 침투율이라고 할 수 있죠.
타 산업의 예시로 미디어 스트리밍 산업에 대해 생각해보면,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넷플릭스 회원이 아니었고, 그러니 이 산업의 시장 침투율은 매우 낮았을 겁니다. 침투율이 낮은 만큼 그 시절에는 '진짜 성장할까?'에 대한 내러티브도 불확실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낮은 시장 침투율은 '앞으로 먹을 게 많다'라는 희망 회로가 되기도 합니다. 발전 과정에서 또 다른 기술에 의해 갑자기 쥐도 새도 모르게 잠식당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이렇게 하나의 기술에 대해 Bull(황소) 과 Bear(곰)는 동상이몽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트는 190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 인류가 목격해 온 혁신 기술 제품의 미국 시장 침투율 변화를 보여줍니다. 1900년대 초반에는 전기가, 그 이후에는 자동차, 라디오, TV, 핸드폰, 인터넷 등이 각자 비슷한 형태로 가정에 스며들어 결국 80%의 침투율을 찍습니다. 그리고 차트의 끝인 2020년에 '저궤도 광대역 통신'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작은 기술이 차트에 들어와있는 걸 보면 아마 Bull과 Bear는 또 다시 각자의 주장을 펼칠 겁니다.
1) Bull: 이제 시작한 아주 유망한 기술이네. 앞으로 올라갈 침투율(성장 공간)이 저만큼 많이 남았구나 (1% -> 80%)
2) Bear: 한 때 저랬던 유망 기술, 산업이 얼마나 많았겠어. 저러다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고, 지금 우리는 저 기술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아. 이미 통신 기술은 지금도 충분하거든. 그리고 광대역 통신이 더 확대되려면 비용도 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판단은 갈리고, 투자 선택도 갈립니다. 확실한 건, 지금은 생존 편향 때문에 우리가 '인터넷, TV, 컴퓨터 같은 기술들은 그때부터 잘 될 줄 알았어'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막상 시계를 돌려서 그 시대로 돌아가 보면 그때도 많은 Bear 들이 당시 유망 기술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는 저 기술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아. 그리고 저 기술이 잘 되려면 비용도 크고, 기술 발전도 힘들거야. 지금 이미 다른 인프라가 있는데 저 기술이 왜 필요해?
위 문장에서 '기술'이라는 단어를 '전기, 자동차, 핸드폰, 인터넷' 으로 바꿔보면 됩니다. 이 기술들도 한때는 비슷한 취급을 받았던거죠. 다만 이 기술들이 살아남아 우리에게 보급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우리에게 당연한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신기술에 대한 대중의 이견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격차'를 만들어내게 되고, 그 중에서 터질 기술은 터지게 되며 사회에 변혁을 가져옵니다. 대부분의 산업 발전 사이클은 이 과정을 거치게 되죠. 그리고 저는 주인공이 '저궤도 통신'일지는 모르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우주의 하부 산업들이 어떻게든 인류 생활에 침투율을 높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믿는 편입니다. 즉, 앞으로 상업 우주 산업의 성장성을 밝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주를 소외시키지 않기
우주 산업 발전에 대해 회의적인 분들은 이런 말씀을 종종 합니다.
"우주는 정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고, 안보와 연관되어있어서 보수적이야"
"비용이 너무 커서 어려울거야"
"우주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지 않아? 많아봤자 위성, 통신, 방산, 끝"
"우주는 실생활에서 별로 체감되는 것도 없고, 막연하게 멀게 느껴져."
그런데 저는 우리가 상업 우주 산업의 발전 경로를 볼 때 더 이상 다른 기성 산업들의 발전 경로와 다르다며 선을 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주 산업의 중심축이 민간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 면에서 많은 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어온 거시적 발전 사이클을 이젠 우주 산업도 착실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