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편에서는 2008년 이후 연준이 플로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기준금리의 '상단'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에는 상단 뿐만 아니라 '하단' 역시 연준이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편: 연준의 금리 조절 방법, 2008 금융위기가 바꿔놓았다?
4편: 2008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이렇게 금리를 조절합니다
5편. 플로어 시스템 후편 (역레포 금리)
[ 전편 요약 ]
새로운 플로어 시스템은 연준이 판 (floor) 을 깔아두고 그 속에서 금융기관들이 자발적으로 기회비용을 고민하여 움직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지급준비금이 풍부해진 이후 단기자금 시장의 주도권은 레포 시장으로 넘어갔습니다.
여기서 적용되는 SOFR (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이제 연준의 통화정책은 SOFR가 연준이 설정한 기준금리 대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IORB (Interest On Reserve Balance) 는 은행 대출금리의 하단과 SOFR의 상단을 설정하는 중요한 판 (floor) 역할을 수행합니다.
자, 그러면 상단은 그렇다치고 하단은? 하단은 역레포 금리 (Overnight Reverse Repurchase Agreement Rate) 가 책임집니다 (차트의 청록색 가로선). 역레포는 말 그대로 레포의 반대입니다. 레포시장은 단기 담보대출 시장입니다. 담보를 내어주고 돈을 빌리는 곳이죠. 역레포는 반대입니다.
역레포에서는 위 그림처럼 연준이 국채를 담보로 시중은행으로부터 만기 1일로 돈을 빌려갑니다. 딱 하루 빌리는 거니 하루짜리 금리가 적용됩니다. 연준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구조이니 역레포는 연준의 부채가 되고, 이자를 지불해야 하니 역레포 이자는 비용이 됩니다. 역레포는 연준이 시장의 유동성을 묶어두기 위해 담보를 내어주는 도구입니다.
단기자금 시장에 돈이 넘쳐 흐르면 돈이 흔해지면서 싸지죠 (= SOFR 하락).
SOFR가 내려가다가 역레포 금리를 하회하면 어떻게 될까요?
고만고만한 기관들끼리 담보 주고 받으면서 버는 이자보다 큰 형님 연준이 주는 이자가 더 커지니 단기자금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 역레포로 몰려들겠죠?
돈이 단기자금 시장에서 역레포로 충분히 빨려들어가면 단기자금 시장 내 돈이 줄어들고 돈이 귀해지면서 비싸집니다 (= SOFR 상승).
SOFR가 역레포 금리보다 높아지면 이제 역레포에 돈을 예치할 유인이 사라지면서 역레포 잔고는 줄어들고 단기자금 시장으로 다시 돈이 돌아옵니다.
이처럼 단기자금 시장의 인센티브 체계를 움직이도록 만들면서 역레포 금리는 SOFR의 하단 역할을 하게 됩니다.
https://fred.stlouisfed.org/graph/?g=1vaIl SOFR - 역레포 금리 스프레드
이 내용을 이해했다면 위 차트도 금방 이해가 되실 겁니다. 파란선은 SOFR와 역레포 금리의 스프레드입니다. 초록선은 역레포 잔고 추이입니다.
역레포 잔고에 시장이 큰 관심을 기울인 것은 역레포에 엄청난 유동성이 묶여있었고, 이 유동성을 활용해 재무부는 단기국채를 어마어마하게 발행하며 SVB 사태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죠. 지금은 역레포에 돈이 얼마나 남아있느냐가 앞으로의 시황에 상당히 중요한 변수입니다.
왜 역레포 잔고에 그렇게 많은 돈이 묶여 있었을까요? 그 해답을 이제는 아실 수 있습니다. 파란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SOFR가 역레포 금리보다 낮다는 거죠. 앞서 뭐라고 ...